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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46살 생일을 기념해 개량한 김정일화(花)의 이름 <김정일리아>
송경원 2011-06-22

모 패스트푸드 업체의 패러디가 아니다. 김정일리아는 김정일의 46살 생일을 기념하여 붉은 베고니아과의 식물을 개량해 만든 김정일화(花)의 이름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김정일 일인 독재 국가에 대한 풍자로 읽는 것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12명의 탈북자들의 증언을 중심으로 인권이 유린된 북한의 참상을 고발하는 이 문제적 다큐멘터리가 전하는 내용은 사실 새롭지는 않다. 정치범 수용소인 요덕 수용소에서의 생활, 겨우겨우 북한을 탈출한 이들이 중국에서 겪는 어려움, 재정 파탄에 이르렀으면서도 김정일 우상화에만 매달리는 북한 정권의 추악함 등은 어쩌면 우리가 늘 들어왔던 이야기의 반복일 뿐이다. 그럼에도 당사자들의 입을 통해 듣는 북한사회의 참상은 설득력있는 아픔으로 다가온다. 단지 김정일에 대한 비판만으로 3대가 숙청당하고, 끼니를 잇지 못해 생존의 위협을 느껴야 하는 현실은 분노와 동정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그러나 이 다큐멘터리의 문제는 여기에 있다. 압도적인 공포를 통해 주민들의 순응을 이끌어내는 북한 정권의 방식과 이 다큐멘터리의 논조는 별반 다르지 않다.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만큼 목소리는 다분히 선동적이며 감정적으로 쉽게 동화될 수 있는 여러 장치를 활용한다. 고통과 괴로움을 직접적으로 지시하는 전위적인 무용장면이나 시종일관 깔리는 배경음악은 주제에 대한 관객의 정서적 동의를 요구한다. 탈북자들의 증언에만 전적으로 의지한 구성 역시 관점에 따라서는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그럼에도 <김정일리아>는 우리가 그저 안일하게 상상만 하고 있던 북한의 진짜 얼굴을 일정 부분 보여준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있다. 모르는 건 죄가 아니다. 알려고 하지 않는 태도가 진짜 문제다. 이 영화의 목소리에 동조하여 공감하든 혹은 영화 재현 방식이 지닌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을 비판하든 선택은 관객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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