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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철의 가상인터뷰] 이참에 무도인 오디션 프로그램을?
주성철 2011-06-29

<정무문: 100대 1의 전설>의 견자단

-안녕하세요. 정체를 드러내기 쉽지 않으실 텐데 이렇게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저는… 아아악! 왜 때리고 그러세요. =아뵤오! 빠박! 너 생긴 게 마음에 안 들어. 얍삽한 게 꼭 일본놈처럼 생겼어. 7년 전 정무문을 찾아와 우리 스승님을 모욕하고 현판을 떼어냈던, 이런 4대강에 다 빠트려 죽여도 시원찮을 더러운 일본놈들. 난 아직도 그날 생각만 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아, 이러지 마시고요. 저는 죽은 줄로만 알았던 당신 진진이 살아 있다는 놀라운 제보를 접하고 부리나케 달려온 거라고요. 제발 좀 차분히 얘기부터 나누시죠. =그렇다면 쏘리. 이거 정말 씰부쁠레 익스끄제 므아. 제가 정무문을 나온 뒤 바로 유럽으로 가서 프랑스 전선에서 군 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외국어가 입에 붙어서 참 주바 비앙 메흐시 보꾸 푸아그라 냠냠.

-<정무문> 마지막 장면을 보면 당신이 날아차기를 하면서 프리즈 프레임되고 총소리가 막 들려오거든요. 당신이 죽었을 거라 생각하는 건 너무 당연하죠. 그런데 이렇게 살아 계시다니. 어서 이 사실을 알리고 싶어 미치겠습니다. 대체 유럽에서 뭘 하신 겁니까? =믿지 않으시겠지만 그 어떤 총알도 저를 맞히지 못했습니다. 저는 총알보다 빠른 남자거든요. 대체 무엇이 저를 막는단 말입니까. 암튼 유럽 생활이 처음에는 힘들었죠. 음식도 잘 안 맞았고요. 하지만 바게트로 하루 세끼를 때우면서도 쿵후 수련은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외국어 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했죠. 언제까지 우리 중국이 동아병부(아시아의 병든 민족)라는 소리를 들어야 합니까. 우리 무도인들도 외국어 공부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싸움도 뭐 말이 통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러고보니 외국어뿐만 아니라 볼룸댄스는 물론 피아노도 잘 치시더군요. 진진이 그렇게 변하다니 정말 놀라워요. =하하. 제 스텝 보셨나요? 빗발치는 총알도 비껴갔던 그 놀라운 발놀림이라 춤이든 뭐든 쉽게 익혔죠. 피아노는 뭐, 잠시 오스트리아 빈에 머무는 동안 클래식에 좀 심취했었습니다. 무도인들도 무술만 할 게 아니라 그렇게 문화예술에도 관심을 가져야 해요.

-그래서 그런지 7년 뒤 돌아온 당신은 더 세진 느낌입니다. <정무문>에서 방바닥에 드러누워 뱅뱅 돌면서 적들을 쓰러트리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데 이번에는 어찌 그리 체력이 대단하신지, 100 대 1로 한놈 한놈 제압하는 체력이 대단해요. =저 견자단, 내년이면 쉰살입니다. 브래드 피트, 조니 뎁과 같은 1963년생이죠. 아마 한국 연예인 중에는 코미디언 이봉원과 씨름선수 이만기, 야구선수 선동열씨가 저와 동갑일 겁니다. 이소룡 선배가 <정무문>에 출연했을 때 32살이었으니, 이거 정말 죽을 노릇이죠. 간혹 왕년의 <정무문>과 비교하며 저보고 늙었다, 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렇게 출연 시점을 보면 스무살 정도 차이난다는 걸 좀 감안해주세요.

-당신이 벌써 쉰이라니, 근데 요즘 당신 말고는 홍콩에 액션배우로 누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제 말이 그겁니다. 왜 이리 찾아도 찾아도 후계자가 안 나타나는지 원. 그래, 외국어 못해도 되고 피아노 못 쳐도 되니 제발 액션 되는 놈이라도 나타나라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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