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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적인 상상력으로 마무리짓는 시리즈의 최종화 <간츠: 퍼펙트 앤서>
송경원 2011-08-10

시리즈의 2번째 작품이자 최종화이기도 한 <간츠: 퍼펙트 앤서>는 원작의 전개에서 벗어난 독자적인 상상력으로 간츠의 세계에 마침표를 찍는다. 의문의 검은 구 간츠에 소환된 사람들이 간츠의 명령에 따라 성인(星人)들과 싸워 점수를 얻고, 100점을 모으면 탈출하거나 죽은 이를 되살릴 수 있다는 설정 빼고는 모든 것이 새롭다. 전작 <간츠>가 세계관과 설정을 알리기 위한 사전작업의 성격이 짙었다면 <간츠: 퍼펙트 앤서>는 제목 그대로 숨겨진 비밀, 최후의 해답을 위해 인물들을 쉴 틈 없이 혹독한 상황으로 몰아붙인다.

전작에서 간츠의 방으로 끌려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각자의 길을 걸었던 쿠로노(니노미야 가즈나리)와 가토(마쓰야마 겐이치). 천수관음 성인과의 사투 끝에 가토의 전사를 목격한 쿠로노는 이를 계기로 자신의 사명을 깨닫는다. 죽은 가토는 물론 간츠 세계의 모두를 되살리기 위해 싸움을 계속해나가는 쿠로노. 그러던 어느 날 죽은 줄 알았던 가토가 부활하여 모두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수수께끼의 ‘검은 옷 집단’의 습격이 시작된다. 복수를 외치는 그들의 무차별적 공격으로 쿠로노를 비롯한 간츠의 동료들은 혼란에 빠진다. 설상가상으로 간츠로부터 쿠로노의 여자친구인 코지마 타에(요시타카 유리코)를 죽이라는 명령까지 내려온다. 의문의 집단부터 어제의 동료까지 모두가 적이 된 가운데 소중한 사람과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한 쿠로노의 분투가 시작된다.

분명 전작과는 다르다. 여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도 다르다. 상황을 이해시키기에 급급했던 전작에 비해 갈등은 훨씬 선명해지고, 영화의 리듬감 또한 원작의 강박에서 벗어나 비교적 속도감있게 전개된다. 다만 사건의 겉만 맴도는 기자처럼 불필요한 캐릭터와 의미없이 시간을 늘린 장면들도 적지 않기에 밀도 높은 연출이라 말하긴 힘들다. 종종 사건의 진행을 멈추고 인물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불균질한 순간들은 액션의 활력을 방해하지만 쿠로노의 성장담이란 입장에서는 설득력과 무게감을 확보한다. 내달리다가도 멈추기를 반복하는 이러한 연출은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일본 블록버스터의 특징이기도 한데, 이것이야말로 <간츠>의 매력이자 한계다.

스펙터클한 액션장면은 전작보다 훨씬 풍성해졌다. 특히 지하철역 내의 격투장면은 여느 블록버스터 SF영화 못지않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설명되지 않거나 혹은 설명하지 않는 전개가 특징이었던 원작을 다소 진부하게나마 납득 가능한 방향으로 마무리한 깔끔한 결말이 특히 인상적이다. 호불호가 갈릴 만한 단점들도 다수 눈에 띄지만 아마도 원작과 스타급 두 주연배우의 팬들에게는 의미없는 지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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