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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상처를 보듬기 위해 떠나는 세 남녀의 로드무비 <바다>
김성훈 2011-08-31

<바다>는 저마다 상처를 하나씩 안고 살아가는 세 남녀의 로드무비다. 동료 호스티스와 다툰 진이(김진이)는 홧김에 동료의 차를 훔쳐타고 가다가 태성(전지환)을 친다. 태성은 자신만의 시선으로 그림을 그리는 시각장애인 소년이다. 의도치 않게 한 차에 타게 된 두 사람은 갑자기 달리는 차에 끼어든 수희(고수희)를 만난다. 수희는 챔피언전을 앞두고 자살을 시도하는 여성 헤비급 복서. 두 사내가 태성을 찾기 위해 이 세 남녀를 쫓기 시작하는 것도 이때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세 남녀는 두 사내를 따돌리고 목적지인 바다로 향해야 한다.

영화의 줄거리만 보면 긴박한 추격전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정작 영화는 추격전에서 발생하는 긴장감보다 세 남녀가 자신의 상처를 어떻게 보듬어안고 살아가는가에 더 할애한다. 세상의 온갖 편견에 맞서 벼랑 끝까지 질주하는 <델마와 루이스>(1991)보다는 길에서 우연히 사람을 만나 동행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고래사냥>(1984)이 떠오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 점에서 고수희가 연기하는 수희라는 캐릭터가 재미있다. 수희는 복싱 유니폼 대신 꽃무늬 원피스로 단장해 평소 흠모하는 코치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만 코치가 대하는 그는‘여자’ 수희가 아닌 ‘복서’ 수희다. 이런 식으로 진이, 태성, 수희는 자신의 상처를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상처를 옆에서 어루만져주면서 함께 강해져 간다. 다만 하룻밤 사이에 태성과 수희가 진이가 모는 차에 치이는 건 다소 작위적인 설정 같다. 윤태식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2010 전주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상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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