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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영화의 초월적인 아름다움

서울아트시네마 특별전 ‘프랑스 영화의 황금기: 1930∼1960’

흔히 30년대의 프랑스영화에 ‘황금기’(Golden Age)란 표현을 쓴다. 1930년부터 1960년까지를 아우르는 올해의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의 프랑스 특별전’에도 같은 표현이 사용되었다. 이 수식은 자연스레 이 특별전을 역사적 맥락에서 감상하도록 관객을 유도한다. 왜 30년대가 황금기인지, 그리고 이후의 영화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할리우드의 대형 스튜디오를 ‘미학적 관점’에서 앞서갈 수 있었는지에 대한 답이 여기 담겨 있다.

일례로 노엘 버치가 ‘30년부터 56년까지의 프랑스영화’를 다루며 이 시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 적이 있다. 누벨바그 이전의 비교적 덜 알려진 훌륭한 작품을 발굴하기 위해서라도 이 시기는 묶어야 하며, 할리우드의 클래식 무비에 대항한 프랑스영화의 근본을 찾기 위해 이들 작품은 꼭 봐야 한다고. 2차대전의 외상으로 혼란스러워진 프랑스에 이렇듯 ‘스테레오 타입에서 벗어난 초월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작품의 시기가 도래할 수 있었던 것은 프랑스 영화사의 축복이라고 그는 덧붙인다. 그의 말마따나 이번 특별전의 리스트는 극장을 판테온으로 둔갑시키는 힘을 가진다. 상영작의 범위는 꽤 다양하다. 장 르누아르를 필두로 마르셀 카르네로베르 브레송 등 프랑스영화 팬의 귀에 친숙한 이름에서 시작해, 장 그레미용의 <이상한 빅토르씨>나 <여름의 빛>, 사샤 기트리의 <꿈을 꾸다>와 <절름발이 악마>와 같이 국내에 거의 소개된 적 없는 작품도 있다. 앙리 조르주 클루조도 기존에 익숙한 영화가 아니라 <오르페브르의 부두>로 소개되고, 자크 타티는 <축제일>로, 아벨 강스는 <잃어버린 천국>으로 소개된다. 카르네 또한 항상 자크 프레베르와 함께 이야기되던 <인생유전> 외에도, 다소 덜 알려진 <북호텔>과 <이상한 드라마>로 온다. 조금 억지스런 해피엔딩, 괴팍스런 쾌활함으로 부정적 평가를 받기도 한 <이상한 드라마>를 재평가할 기회가 될 것이다.

사실 프랑스의 초기 장편발성영화는 문학이나 연극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 이런 맥락에서 흥미로운 작품이 몇편 있다. 당대 유명 배우였던 뤼시앵 기트리의 아들인 사샤 기트리는 자신이 쓴 연극을 영화로 직접 옮기는데, 이게 바로 <꿈을 꾸다>이다. 이 작품에는 실제 사샤 기트리의 부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사샤 기트리와 재클린이 롱테이크 사이에 빠르고 긴 대사를 주고받는 장면은 할리우드의 어떤 클래식 로맨틱물보다 우아하다. 또 다른 사샤 기트리의 작품 <절름발이 악마>도 연극을 영화화했다. ‘앙시앵레짐부터 7월 왕정시기’까지 오랜 권력을 누린 인물 ‘텔레랑’의 일대기를 다룬 일종의 에피소드극이다. 연극무대에서 훈련받은 배우들의 연기를 살피는 것도 흥미롭고, 대사 역시 감상의 포인트가 된다.

물론 이 시기를 이야기하며 ‘시적 리얼리즘’을 빠뜨리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앞서 언급한 카르네의 영화들, 그리고 <익사에서 구조된 부뒤>와 <토니>를 비롯한 장 르누아르의 작품을 이 카테고리에서 살필 수 있다. 그리고 <이상한 드라마>나 <오르페브르의 부두>를 스릴러의 시대적 취향으로 묶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이 두편은 장르 외에 ‘마침내’ 행복하길 선택한다는 플롯의 공통점을 지닌다. 음울한 이데올로기로부터의 도피를 목적으로 한 영화뿐 아니라, 당시 프랑스 국민의 아메리카 대륙을 향한 정서를 살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타티의 첫 장편인 <축제일>은 프랑스 시골의 한 우편배달부가 미국의 배달 시스템을 따라하다 도리어 일을 망친다는 플롯인데, 감독이 직접 연기한 어리숙한 배달부는 왠지 프랑스의 정서를 응원하게 만든다. <꿈을 꾸다>의 남아메리카인 언급도 같은 맥락에서 흥미롭다. 이외에 영화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의 홈페이지(www.cinemathrque.seoul.kr)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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