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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할 수는 있지만 통쾌함은 부족한 좌충우돌 정치 모험담 <결정적 한방>
강병진 2011-12-07

국회의원인 이한국(유동근)이 장관으로 취임한다. 취임 일성으로 공직자 청렴을 내건 그는 민생 탐방을 하던 도중 모든 민원 해결에 앞장서서 일을 만들어내기 일쑤다. 저녁 6시 칼퇴근을 공무원이 가져야 할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는 비서 하영(윤진서)과 비서실 동료들은 그런 장관의 뒷수습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한편, 여당 최고위원인 근석(오광록)은 이한국의 대척점에서 온갖 부정부패를 일삼는다. 한국이 한 시골 학교 아이들을 위해 공사를 하려던 도로 사업이 근석이 뒤를 봐주는 민자고속도로 사업과 충돌하면서, 이한국의 정치생명을 끊으려는 움직임들이 포착된다. 한국의 아들이자 인디계의 뛰어난 래퍼인 수현(김정훈)과 그의 연인 또한 근석의 계략에 휘말린다. 정치적 입지와 도덕성에 공격을 받던 이한국과 하영은 부정부패를 날려버릴 결정적 한방을 준비한다.

<결정적 한방>에서 ‘장관’은 그저 ‘장관’일 뿐이다. 다시 말해, 그가 일하는 곳이 국토해양부인지, 기획재정부인지, 그외 다른 부서인지 알 수 없다는 거다. 영화에서 ‘장관’은 그저 이한국이라는 정치인을 수식하는 직함에 지나지 않는다. 공무 외의 출퇴근은 언제나 지하철로 하고, 국민과 트위터로 대화를 나누고, 시골 마을의 어린아이들이 던지는 한마디에도 귀기울이는 그는 그 자체로 이상적인 정치인상이다. 다소 그저 보기 좋은 캐릭터일 뿐이라는 판단을 지울 수는 없지만, “자기 집 막힌 하수구는 해결 못해도” 국민들의 민원을 성심성의껏 처리하려는 그의 행보가 눈길을 끄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영화는 그를 중심으로 민자고속도로 사업부터 고 장자연의 자살사건까지 최근 몇년간 현실에서 나타난 여러 가지 기억들을 삽입하면서 궁극적인 갈등을 드러낸다. 하지만 캐릭터에 들인 공과 이야기가 끌어안은 사건의 크기를 비교할 때, 다소 우화적인 마무리는 아쉬운 편이다. 마음껏 응원할 수는 있지만 통쾌함까지 느끼기에는 부족한 좌충우돌 정치인의 모험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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