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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음으로 가득한 비밀일기 <S 중독자의 고백>
이영진 2011-12-28

발레리(베렌 파브라)는 15살 때 경험한 첫 섹스를 날짜까지 기억하고 있다. 발레리는 상대를 바꿔가며 첫 경험보다 더한 육체의 황홀을 고대한다. 발레리는 자신의 파트너들에게 새 연인이 생겨도 개의치 않는다. 사랑은 필요없고, 섹스만 할 수 있다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남자들이 섹스에만 집착한다는 불평을 남기고 하나둘 곁을 떠나자, 발레리는 성욕을 주체하지 못해 거리에서 충동적인 섹스를 시도한다. 동시에 발레리는 자신이 섹스 중독자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발레리는 유일한 혈육이었던 할머니 마리에(제랄딘 채플린)의 죽음 이후 한동안 우울증에 시달리나 하이메(레오나르도 스바라글리아)를 만나 조금씩 위안을 얻는다. 하이메와 헤어지고 얼마 뒤, 발레리는 스스로 창녀가 되기로 결심한다.

스페인 출신 크리스티안 몰리나 감독이 연출한 <S 중독자의 고백>은 신음으로 가득한 비밀일기다. 7분 동안의 오프닝을 포함해 셀 수 없이 많은 섹스장면이 등장한다. 결혼을 하든가, 몸을 팔든가 똑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발레리는 자유로운 섹스만이 삶을 가능케 한다는 생각의 소유자다. 어쩌면 꽤 진지한 ‘제2의 성’에 관한 보고서일지도 모른다는 기대는 얼마 되지 않아 깨진다. 발레리의 섹스는 관음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발레리의 독백은 의미 없는 중얼거림에 그친다. 창녀를 데려다가 왕비로 만들어주는 남자는 세상에 없다는 주장을 반복하는 후반부의 에피소드들은 어떤가. 전반부에 비하면 드라마틱하나, 멜로드라마의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를 답습한다. <S 중독자의 고백>은 여성의 욕망과 사회의 금기를 말하고 싶어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표현할지에 있어선 서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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