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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re you] 송용진
장영엽 사진 백종헌 2012-06-19

<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Profile

2012 뮤지컬 <노래 불러주는 남자> 2012 뮤지컬 <칠수와 만수> 2011 뮤지컬 <오디션> 2011 뮤지컬 <셜록 홈즈> 2011 뮤지컬 <라디오 스타> 2009 뮤지컬 <헤드윅> 2008 뮤지컬 <록키 호러 쇼> 2006 뮤지컬 <밴디트> 2005 뮤지컬 <그리스>

-<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이하 <두결한장>)엔 어떻게 캐스팅됐나. =몇년 전, 한 카페에서 우연히 김조광수 감독님을 만났다. 속으로 ‘어, 나 청년필름 영화 좋아하는데’ 하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는데 다음날 감독님이 전화를 주셨다. <은하해방전선>에 캐스팅하고 싶다고. 스케줄이 안 맞아서 출연은 못했지만 그 전화가 인연이 되어 감독님이 내 공연도 보러 오시고, 내가 <친구사이?>의 음악 작업을 도와드리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전화가 왔다. “내가 장편을 하는데, 네가 출연해주지 않으련?” 하시기에 시놉만 보고 바로 “할래요!” 했다. 여느 퀴어영화 같지 않게 밝고 샤방샤방한 내용이 마음에 들었다.

-뮤지컬 <헤드윅>의 헤드윅을 연기하며 성소수자 역할에 대한 준비를 많이 했을 거다. <두결한장>의 이석은 어떻게 준비했나. =<헤드윅> 때는 이태원의 ‘트랜스’라는 트랜스젠더 클럽에 자주 갔다. 그곳에서 금, 토요일마다 드랙퀸 쇼를 했는데, 그 쇼를 기반으로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게이는 트랜스젠더와 많이 다르잖나. <두결한장>을 준비하면서는 게이, 레즈비언 분들과 엠티를 가서 술 먹으며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술 마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게이바에서 그곳에 온 분들과 어울렸다.

-기자회견에서 한때 호모포비아였다고 말했다. <두결한장>의 이석은 가족에게 포비아적인 발언을 듣는 인물인데. =20대 때는 정말 ‘왕’호모포비아였다. 남중, 남고 같은 마초적인 집단에서 살다보니 조금이라도 여성스러운 친구가 있거나 게이 얘기만 나와도 욕을 했다. 그게 깨지기 시작한 건 뮤지컬 <헤드윅>을 하고 성소수자들을 직접 만나고서부터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그걸 굳이 반대하고 미워할 필요는 없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여전히 이성애자이지만 요즘은 ‘게이다’가 도는 것 같다. (웃음)

-첫 영화인데, 애먹었던 장면은 없나. =민수와 석이 스쳐지나가며 첫눈에 반하는 첫 장면. 그 신 찍는 데 정말 오래 걸렸다. 우선 감독님을 제외한 모든 스탭이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아니, 지나가다 그렇게 첫눈에 반하는 건 너무 만화 아니야?’ 싶었던 거지. 나중에 촬영하고 나서, 감독님 인터뷰를 보고 듣다 보니 이제는 이해가 된다. 게이들은 평상시에 짝을 찾기가 쉽지 않으니, 게이바에 갈 때만큼은 촉이 확 선다고 하더라. 그래서 마음에 드는 남자가 나타나면 불꽃이 우다다닥 튀기도 한다고. 촬영장에서 이렇게 조근조근 설명해주셨으면 이해가 쉬웠을 텐데! (웃음)

-영화 출연은 앞으로도 계속 할 건가. =올해로 무대 14년차다. 지금까지 뮤지컬 배우이자 연출가로, 쿠바라는 밴드의 보컬로 활동하며 40대엔 과연 어떤 예술을 할 것인지 궁극적인 고민이 들더라. ‘넌 뭘 좋아하니?’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했는데 그게 바로 영화였다. 평소 개봉하는 영화는 모두 챙겨볼 정도로 영화를 좋아한다. 40대에 감독으로 데뷔하는 것이 목표인데, 현장에서 배우로서 열심히 배우면 언젠가 감독의 꿈도 이뤄지지 않을까. 감독님들이 불러주기만 한다면, 어디든 달려가겠다. 개런티도 저렴하게. (웃음) 영화, 정말 하고 싶다. 이 말 좀 꼭 써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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