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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히어로를 위한 디스토피아가 여기에
김성훈 2012-07-31

크리스토퍼 놀란이 영향을 받은 영화들

<블레이드 러너>

가능하다면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보기 전에 놀란의 <배트맨> 시리즈 전작(<배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을 복습하시길.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봤다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각본가 조너선 놀란, 데이비드 S. 고이어가 여러 매체에서 밝힌 <배트맨> 시리즈에 영향을 끼친 작품 10편도 함께 챙겨보면 좋겠다.

<블레이드 러너> 1982 감독 리들리 스콧 / 출연 해리슨 포드, 숀 영 우중충하고 어둠이 가득한 풍경은 디스토피아 그 자체였다. <배트맨 비긴즈>를 찍기 전, 놀란은 스탭들과 이 영화를 보면서 “<블레이드 러너>의 어둠을 그대로 구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놀란에게 <블레이드 러너>는 어린 시절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이기도. “영화를 보고 있는 그 방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준다. 그건 늘 기억하려고 하는 점 중 하나다.”

<왕이 되려던 사나이> 1975 감독 존 휴스턴 / 출연 숀 코너리, 마이클 케인 데이비드 S. 고이어와 크리스토퍼 놀란이 함께 만든 제작사 터치스톤 픽처스가 지향하는 어드벤처 무비. 신이 되려고 한 인간(숀 코너리)의 부질없는 욕망을 보면 <배트맨> 시리즈의 여러 인물이 떠오른다.

<아라비아의 로렌스> 1962 감독 데이비드 린 / 출연 피터 오툴, 알렉 기네스 “<배트맨 비긴즈>의 초반부를 가득 채울 로맨티시즘 같은 게 <아라비아의 로렌스>에 있었다.” 데이비드 S. 고이어는 “놀란을 제외하고 어느 누가 데이비드 린처럼 만들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맞다. 수용소를 나와 어둠의 사도들을 이끄는 무사 라스 알굴(와타나베 겐)의 본거지에 찾아가 수련을 받기까지의 브루스 웨인의 서사는 장대하다.

<아라비아의 로렌스>

<007 여왕폐하대작전> 1969 감독 피터 R. 헌트 / 출연 조지 래젠비 007 시리즈 중 가장 컬트가 된 작품이자 피터 헌트의 저주받은 걸작. 놀란 형제가 가장 좋아하는 제임스 본드 영화이기도 하다. 조너선 놀란은 “섹스와 죽음이 본질적으로 무의미한 것이고 그것들은 사람을 감성적으로 만든다”며 <배트맨>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죽음에 대한 의미를 이 영화로 대신 설명했다.

<슈퍼맨> 1978 감독 리처드 도너 / 출연 말론 브랜도, 진 해크먼 당시로는 엄청난 액수였던 5500만달러가 투입된 이 블록버스터에서 주인공 클락 켄트(슈퍼맨)를 연기한 배우는 신예 크리스토퍼 리브. 그럼에도 말론 브랜도, 진 해크먼 등 경력이 화려한 조연진 덕분에 영화는 전세계에서 약 2억89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주인공이 두드러져 보이기 위해서는 탄탄한 조연이 필수라는 교훈을 놀란은 <슈퍼맨>을 통해 배웠다고 한다. 상상할 수 있겠는가. 마이클 케인, 게리 올드먼, 모건 프리먼, 히스 레저 등이 없는 크리스천 베일을.

<히트> 1996 감독 마이클 만 / 출연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놀란의 <배트맨> 시리즈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작품 중 하나. 놀란은 <배트맨> 시리즈를 통해 “거대한 도시와 그것과 관계를 맺고 있는 범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마이클 만이 그런 영화를 잘 만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더티 해리>

<도박사, 마부제 박사> 1922 감독 프리츠 랑 / 출연 아우드 에게데 니센 프리츠 랑은 변장과 최면 그리고 술수에 능한 마부제 박사의 범죄행각과 몰락을 그린 이 영화를 통해 범죄의 세기인 20세기를 예언했다. 놀란은 마부제 박사가 주식시장을 아비규환으로 몰아넣는 장면을 참조해 조커를 창조했다고.

<프렌치 커넥션> 1971 감독 윌리엄 프리드킨 / 출연 진 해크먼 배트모빌을 타고 고담시의 고가도로 아래를 질주하는 배트맨을 보고 떠오르는 영화가 없던가. <배트맨 비긴즈>에서 듀커드(리암 니슨)가 탄 지하철을 쫓는 고든(게리 올드먼) 형사는 또 어떤가. <배트맨> 시리즈의 어떤 시퀀스들은 을씨년스러운 뉴욕을 배경으로 한 카 액션무비 <프렌치 커넥션>의 어떤 시퀀스와 묘하게 겹친다.

<메트로폴리스>

<더티 해리> 1971 감독 돈 시겔 / 출연 클린트 이스트우드, 존 버논 법을 넘나들면서까지 범죄자를 처벌하는 배트맨의 법은 과연 합법적이라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브루스 웨인의 과거에 있다. 배트맨 같은 자경단의 복합적인 심리를 좀더 알고 싶으면 <더티 해리>를 권한다. <다크 나이트> 블루레이의 두 번째 디스크에 ‘심리학적으로 본 브루스 웨인의 행동’이라는 서플먼트가 있는데, 거기서 놀란은 “어린 시절 혹은 삶의 어떤 순간 자신이 믿었던 정의가 무너졌을 때 사람은 그것을 더욱 고집하게 된다”고 웨인의 행동을 설명한다.

<메트로폴리스> 1927 감독 프리츠 랑 / 출연 브리키트 하름 고층빌딩, 거리장면, 공중에 매달린 다리 등 극단적인 조명을 통해 그려진 <메트로폴리스> 속 암울한 도시 풍경은 1920년대 당시 혼란스러운 독일을 암시한다. <메트로폴리스>가 그랬듯 놀란은 “도시의 구조와 건축물이 그 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암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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