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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러 가기 좋은 영화 <오페라의 유령2: 러브 네버 다이>

브로드웨이까지 상륙한 프랜차이즈 열풍. 오리지널의 영광에 도전하는 시퀄 <오페라의 유령2: 러브 네버 다이>는 10년의 세월을 빨리감기한다. 파리의 오페라하우스에서 비통한 이별을 맞았던 팬텀(벤 루이스)은 크리스틴(안나 오브린)과 라울(사이먼 글리슨)을 뉴욕 코니 아일랜드로 다시 불러들인다. 그대로인 것은 없다. 크리스틴은 프리마돈나지만 라울의 도박 빚을 탕감하기 위해 무대에 서야 하는 신세가 되었고, 그들의 아들 구스타프(잭 라이얼)는 어느새 허리춤까지 자랐으며, 팬텀의 어두운 세월을 함께 지켜온 마담 지리(마리아 마르세데스)와 그녀의 딸 멕 지리(샤론 밀러칩)는 팬텀을 자신들 것으로 만들고자 한다. 이 사이에서 팬텀과 라울은 크리스틴의 사랑을 놓고 내기를 벌인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 결말은 인간의 선택을 초월한 운명의 힘 아래 놓이게 된다.

이것을 뮤지컬‘영화’로 생각하면 실망부터 할 수 있다. 실제 무대를 화면에 옮겨 담는 과정에서 특별한 전략이 엿보이지 않는다. 숏 사이즈를 불문하고 주요 인물들은 너무 정직할 정도로 중앙에만 배치된다. 촬영이나 편집도 생방송 중계처럼, 편집자가 무대 주변을 떠도는 여러 대의 카메라를 보며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숏을 건져 올리고 있는 듯하다. 이 모두가 결국 무대와 스크린이 다른 물성을 지녔음을 실감케 한다. 그러나 이것을 ‘뮤지컬’영화라 여기면 감동의 여지는 있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괜히 20세기 뮤지컬계의 모차르트라 불릴까. 멜로디는 서사를 대신 살찌우기에 충분하다. 짧은 대사를 길게 늘린 가사의 지속시간을 힘겹게 버티던 카메라도 뒤로 갈수록 안정을 찾는다. 배우들의 출중한 노래도 황홀할 정도로 가깝게 들린다. 말하자면 보러 가기보다 들으러 가기에 나은 공연실황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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