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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향한 경외 <태아 3D>
정지혜 2013-04-17

지난해 5월 KBS가 방영한 다큐멘터리 <태아>가 3D영화로 돌아왔다. <태아 3D>는 정자와 난자의 수정부터 출산의 순간까지 경이로운 생명 탄생의 전 과정을 풀 3D로 생생하게 담아낸 KBS 3D 콘텐츠제작단의 첫 번째 작품이다. 총제작비 4억원에 1년5개월의 제작 기간을 거쳐 공을 들인 만큼 벌써부터 성과가 눈에 보인다. 지난 2월에는 3D영화 및 방송계의 권위있는 협회이자 디즈니, 드림웍스 등 할리우드 유명 제작사들이 회원사로 있는 인터내셔널 3D 소사이어티로부터 ‘크리에이티브 아츠 어워즈’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다양한 촬영기법, 컴퓨터그래픽, 애니메이션을 넘나드는 기술력을 십분 활용해 인체를 입체적으로 구현하려는 <태아 3D>의 시도들은 단연 돋보인다. 3억 마리의 정자 떼가 난자를 향해 돌진하는 장면을 트래킹 숏으로 보여주는가 하면 그중 한 마리의 정자를 정지시켜 다각도로 접근해 내레이션과 자막으로 의학적 설명을 하는 장면은 그간의 상식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경험이다. 모델링과 매핑기법으로 태아와 자궁을 표현한 장면들은 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따져 물으면 잘 알지 못하는 신체 구석구석을 첨단장비와 컴퓨터 기술의 힘을 빌려 제대로 알려 준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인체에 대한 상상력과 생명을 향한 경외를 자극할 만하다.

그렇다고 <태아 3D>가 단순히 첨단기술로 신체를 보여주는 데서 끝나지는 않는다. 6명의 실제 임신부들이 200여일 동안 임신과 출산의 긴 여정에서 겪는 희로애락을 중심 서사로 삼으면서 다큐멘터리 본연의 스토리텔링을 갖는다. 이때 첨단 기술은 서사의 전개와 감성의 고양을 거든다. 비록 매끈한 연출이나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생명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갈수록 부족한 때에 만들어진 유의미한 노력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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