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Report > 영화제
[영화제] 남산에 ‘애니꽃’이 핀다

제17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7월23일부터 28일까지 남산 일대와 CGV명동역에서

제17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2013)이 7월23일부터 28일까지 남산 일대와 CGV명동역에서 펼쳐진다. 기존의 코엑스 대신 명동과 남산 일대를 행사장으로 마련하여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열린 축제를 지향했다는 점이 올해 SICAF2013의 특징이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를 비롯해 동랑예술센터, 밀레니엄 힐튼에 이르기까지 인근에 위치한 주요 장소가 전시와 상영공간으로 활용된다. ‘SICAF 남산으로 가다! 만화路! 애니路!’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각종 이벤트를 즐기고 감상하며 다채로운 체험을 해보면서 남산 자락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동선이 가능하다. SICAF 2013 행사는 만화전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SPP(만화애니메이션 산업마켓)로 구성된다.

주요 전시로는 지난해 코믹 어워드 수상자인 윤승운 특별전, 캐나다 NFB 초청전 등이 있다. 세계 5대 애니메이션영화제인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는 CGV명동역과 서울 애니시네마에서 열린다. 개막작은 스페인의 페르난도 코르티조 감독의 매혹적인 데뷔작 <사도>가 선정되었다. 공식경쟁 장편부문, 패밀리스퀘어 부문 등으로 나뉘는 이번 행사에선 총 33개국, 300여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공식경쟁 장편부문에는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 <아니메의 미래> 등 다채로운 작품들이 올라 있으며, 패밀리스퀘어 부문에는 <은하전설 테라>, 드림웍스 신작 <터보> 등이 상영된다. 시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배리어프리 상영작으로 <마당을 나온 암탉>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 <소중한 날의 꿈> 등이 선정되었다.

업계 관계자들을 위한 산업마켓과 더불어 시민, 관객이 함께하는 이벤트 프로그램도 여러가지 준비되어 있다. 벽화 거리 퍼포먼스나 캐릭터 퍼레이드, 명동역 밴드 공연 등 거리 행사가 축제 기간 내내 열리며, 작가와 시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퍼포먼스 등 무더위를 잊을 만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다. 영화제 개막작과 ‘특별초청부문: 인물 포커스’ 주요 작품들을 살펴보자. SICAF2013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sicaf.org)를 참고하면 된다.

<사도>

<사도> The Apostle / 페르난도 코르티조 / 스페인 / 2012년 / 82분 판타지 스릴러의 성격을 띠는 3D 장편인형애니메이션이다. <반지의 제왕> <매트릭스> 제작진과 미국 현대음악 작곡가 필립 글래스가 참여했다. 영화의 시작은 죄수 두명이 지하 하수구를 통해 탈옥하는 장면이다. 맨홀 뚜껑을 열고 나온 두 사람은 각기 반대 방향으로 길을 떠나고 그중 한명은 동료에게 들은 신비한 동네에 다다르게 된다. 음산한 숲을 지나 맞닥뜨린 그 마을은 무언가 비밀을 감추고 있는 분위기다. 마을 주민들은 물론 신부까지도 사악한 듯 보이는 마을이다. 주인공은 자신을 순례자라고 소개하고 음식과 거처를 제공받는데 노파가 건네준 우유를 마신 뒤 정신을 잃는다. 의식을 회복한 뒤 보물을 챙겨 마을을 빠져나오려 하지만 자신도 모를 이상한 기운에 사로잡혀 제자리를 맴돌게 된다. 우연히 마주친 낯선 인물은 그에 게 숲의 저주에 대해 알려준다. 악령이 전달한 십자가를 짊어진 자는 3일 동안 같은 장소를 맴돌다 결국 지쳐 죽는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살 방도를 찾기 위해 사력을 다해 신부의 서재에 잠입하고 거기서 악령 퇴치용 주문을 발견한다. 더불어 이 모든 일이 14세기 페스트에 걸린 순례자 부부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는 감독의 고향으로 중세 분위기를 간직한 관광 명소다. 그로테스크하고 환상적인 분위기 속에 시종일관 미스터리를 간직한 스토리가 전개되는 개성 강한 애니메이션이 탄생된 곳이다. <사도>는 현대와 중세가 공존하는 신비로운 판타지로 중세의 사연을 전달하는 내용은 다른 기법으로 표현되었는데, 이 부분의 강렬한 이미지와 음악은 관객을 홀린다.

<잔상>

<잔상-미완의 걸작> Persistence of Vision / 케빈 시렉 / 미국, 영국, 캐나다 / 2012년 / 83분 애니메이터 리처드 윌리엄스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회화 작가였던 윌리엄스는 움직이는 영상에 매력을 느끼고 애니메이터가 된다. 그는 <크리스마스 캐롤> <백설공주> <핑크팬더> 등 다양한 캐릭터를 창출하는 작업에 참여한다. 수천편의 상업광고를 만들면서 그는 항상 개인 작업을 병행해왔다. 특히 그가 애착을 갖고 30여년 가까이 공을 들인 작품은 <도둑과 구두수선공>(The Thief and the Cobbler)이다. 그의 동료의 증언에 따르면 이 작품의 아이디어가 떠오른 날 그는 몹시 들떠 있었다고 한다. 출근하자마자 자신의 계획을 쏟아놓으며 즐거워했다고 전한다. 그런데 이 작품은 그의 손을 떠나 재편집되었다. 이 미완의 걸작의 숨은 사연을 추적한다. 감독 케빈 시렉은 현재 뉴욕에 거주하는 다큐멘터리 작가다.

<아니메의 스승>

<아니메의 스승-스기이 기사부로> Animation Maestro GISABURO / 이시오카 마사토 / 일본 / 2012년 / 92분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감독인 스기이 기사부로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스기이 감독이 직접 자신의 인생에 대해 들려준다. 1940년 도쿄 하라주쿠에서 태어난 스기이는 어려서부터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방향을 정한다. 소지 우시오 스튜디오에서 공부하다 18살인 1958년 일본 최초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인 도에이 애니메이션에 취직한다. 당시 그는 미군 부대에 배달되는 신문에 실린 <블론디> 같은 만화에 큰 관심을 갖게 된다. 일본 밖에서는 비교적 덜 유명한 스기이 감독이지만 알고 보면 우리는 이미 그의 작품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데즈카 오사무와 일하며 <아톰> 등의 작품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자신의 인생은 항상 여정과 같다고 말하는 그는, 새로운 일을 선택하기에 망설여지는 35살에 다른 길로 선회했던 것을 추억한다. 내일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스스로 말하지만 그가 걸어온 하루하루가 모여 스승의 자리에 도달하게 했다.

<시간의 제왕>

<시간의 제왕> Kings of Time / 마이트 라스 / 에스토니아 / 2008년 / 72분 에스토니아 출신의 애니메이터이자 예술가 엘버트 투가노프와 헤이노 파스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다섯살 차이인 이들은 매우 다른 듯 보이지만 같은 길을 걸어왔으며 서로를 존중하는 사이다. 1920년생인 투가노프는 어려서 이모가 사는 베를린으로 보내진다. 부모의 이혼으로 이모가 아버지 역할을 하는 환경에서 성장한다. 어려서부터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용돈을 벌 정도로 재능이 있었다. 12년을 베를린에서 자라고 교육받지만 그는 항상 독일인이 아니라 에스토니아인이라는 자의식을 갖고 있었다. 파스는 화목한 가정에서 외아들로 자랐고 어린 시절에는 자연과 연극에 관심을 두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적으로 만난다. 19살 파스는 독일군으로 입대하고 24살 투가노프는 소련군에 들어간다. 두 노장의 인생 역정과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이 다큐는 실사기록영상과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화면 등 흥미로운 연출이 돋보인다. 두 사람의 캐릭터를 본뜬 인형을 만들어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동유럽의 역사와 애니메이션 발전사를 설명하고 있다.

<윌리엄 켄트리지: 불가능은 없다> William Kentridge: Anything Is Possible / 수잔 솔린스 / 미국 / 2010년 / 53분 목탄화 애니메이션, 그림자극, 설치미술 등 다방면에 걸쳐 예술 활동을 펼치는 현대 미술가 윌리엄 켄트리지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그의 할아버지는 19세기 말 러시아제국에서 유대인이 추방되던 시기에 고향을 떠나 켄트리지로 개명을 하고 남아프리카에 정착하게 된다. 켄트리지는 프로덕션 디자이너로 일하다 목탄화 애니메이션 작업을 시작한 뒤 점차 자신의 활동영역을 넓힌다. 스스로 자신의 직업을 드로잉하는 것이라 말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그가 실험하는 세계는 폭넓다. 이 다큐멘터리는 켄트리지의 작업과정을 가까이서 취재하고 그의 설명을 듣고 있어 한 사람의 예술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감독 수잔 솔린스는 ‘21세기 예술’의 책임 프로듀서이자 큐레이터로 30년 이상 현대 미술계에서 활동해왔다. 예술기관을 위한 컨설턴트부터 순회전시 프로그램을 기획, 보급하는 비영리기관인 국제독립큐레이터협회의 공동 창립자이다. 전방위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윌리엄켄트리지나 감독 수잔 솔린스는 유사점이 많은 인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