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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승리자는 누가 될 것인가 <기술자들>

‘마스터 키’라 불리는 천재 금고털이범이자 지능형 범죄 리더인 지혁(김우빈)은 바람잡이 구인(고창석), 유능한 해커 종배(이현우)와 함께 보석상을 털어 크게 한건 올린다. 털린 보석상 주인이자 밀수업계의 대부인 조 사장(김영철)은 되레 금고털이 수법에 눈독을 들여 지혁을 영입한 후 지상 최대의 절도 사건을 기획한다. 동북아에서 최상의 보안 시스템을 자랑하는 인천세관에 숨겨진 여권의 정치비자금 1500억원을 빼돌리기 위해 주어진 시간은 단 40분. 조 사장은 계획 실행 후 지혁을 버릴 음모를 세운다. 한편 지혁에게 조 사장은 스승을 죽게 한 원수이다. 서로의 뒤통수를 치며 숨가쁘게 돌아가는 작전의 와중에 진정한 승리자는 누가 될 것인가.

<기술자들>은 조직적으로 팀을 이룬 강탈 과정을 스릴 있게 다루는 전형적 케이퍼무비다. 영화는 예술품 절도, 금고털이, 위조화폐 제작, 보안 시스템 장악 등 업계 최고의 실력을 보이는 젊은 드림팀을 이룬 지혁, 구인, 종배의 지능형 범죄를 꽤나 그럴듯하게 짜맞추었다. 다소 산만한 전반부와 달리 인천세관에 은닉된 정치자금을 빼돌리는 후반부는 속고 속이는 과정이 팽팽한 긴장감 속에 전개된다. 김영철, 고창석, 조윤희 등 조연급의 멀티 캐스팅도 눈에 띄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가 진정으로 내세운 신기술은 배우 김우빈이다. 서사적 재미 못지않게 영화 <기술자들>은 금고털이범이자 지능형 멀티플레이어인 지혁을 분명한 볼거리로 전시한다. 전략은 꽤 성공적이다.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서도 쿨하게 작전을 소화하며, 타고난 외모로 여심을 녹이는 김우빈은 영화 최고의 작전이라 할 만하다. 남성관객에겐 그런대로 볼만한 범죄영화겠지만 여성관객에겐 심리적 만족감이 높을 듯하다.

여성 캐릭터인 은하(조윤희)의 역할이 미미한 점은 다소 아쉽다. 지혁과 쌍벽을 이루는 조 사장 캐릭터도 생동감 있게 제시되지 못했다. 같은 팀을 이루는 구인과 종배의 역할도 평면적이다. <도둑들>에서처럼 멀티 캐스팅의 시너지 효과나 볼거리에서의 세련미는 없다. 화려한 액션이나 전개에서의 통쾌감도 다소 부족하지만, 엔딩 장면에서 김우빈의 쨍한 미소는 영화의 자잘한 결함들을 한번에 덮어버릴 정도로 매력적인 게 사실이다. 훤칠한 키에 세련된 패션 스타일을 과시하며 슈퍼카를 몰고 다니는 김우빈은 영화를 너끈히 짊어지고 가는 동시에 자신의 스타성까지 분명히 입증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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