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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sh on] 경계는 장애일 뿐
정지혜 사진 오계옥 2015-01-01

작곡가 남수진

남수진은 할리우드에서 주로 활동해온 작곡가이자 뮤지션이다. 1999년 개봉한 <엔트랩먼트>의 스코어 코디네이터로 일을 시작해 <스파이더맨2> <스파이더맨3>의 오케스트라 편곡을 담당했고 할리우드 스튜디오영화와 독립영화의 음악 파트에서 두루 활약 중이다. 한국영화 <평행이론>의 작곡가로 <미스터 고>의 스코어 프로듀서로도 참여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재즈, 클래식, 연주, 작곡, 지휘 등 장르와 파트 구분 없이 음악을 공부했다. 연주부터 오케스트라 편곡까지 가능한 작곡가다. 그 내공으로 미국뿐 아니라 한국, 중국영화의 음악 작업을 꾸준히 해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이번에는 지휘자로서 한국을 찾았다.

-12월17일에 열린 소프라노 신영옥의 새 앨범 ≪미스티크≫(Mystique)의 발매 기념 콘서트에 지휘자로 나섰다.

=앨범 프로듀싱과 편곡을 맡은 게 인연이 돼 지휘까지 했다. 학생 때 지휘도 배웠다. 영화음악을 작곡하고 녹음할 때도 곡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작곡가라고 생각해 90여명의 오케스트라 앞에서 지휘하곤 한다.

-처음으로 음악 작업에 참여한 작품이 숀 코너리 주연의 <엔트랩먼트>다.

=당시에 영화에 들어가는 음악을 전체적으로 기획하는 스코어 코디네이터로 합류했다. 감독과 만나 영화음악에 들어갈 오케스트라의 구성과 규모를 정한다. 또 영화를 보고 스파팅(음악을 넣을 부분을 고려하는 일)을 생각해서 작곡가와 협의하고 스파팅된 영화를 보면서는 이 신에 이런 소리가 더 들어가면 좋겠다고 제안한다.

-스코어 코디네이터는 한국영화 크레딧에서는 보기 힘든 명칭이다. 한국에서 말하는 음악감독과는 어떻게 다른가.

=음악감독이라는 말은 할리우드에 없다. 대신 작곡가와 뮤직 슈퍼바이저가 있는데 한국은 이 둘을 묶어 음악감독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영화 속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곡이 있다면 그 곡의 라이선스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 일을 뮤직 슈퍼바이저가 한다. 작곡 외의 부분에서 음악과 관련된 일을 담당한다.

-<평행이론>(2009), 드라마 <나쁜 남자>(2010), <미스터 고>(2013) 등 한국 작품의 음악 작업에 참여했다. 할리우드와 작업 방식에 차이가 있었나.

=많이 다를까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영화 만드는 사람들이 만드는 게 그렇게 다르지는 않더라. (웃음) 최대한 한국식에 맞추려고 했고 시스템의 차이는 대화를 통해 풀어나갔다. <미스터 고>는 감독님이 먼저 연락을 주셨다. 고릴라 액션신은 할리우드 스타일 같았다. 감독님이 브라스가 들어간 오케스트라 음악을 원해 오케스트라 운용을 전문으로 하는 작곡가를 찾다가 내게까지 연락이 닿았다.

-영화음악 작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재즈와 클래식을 구분하는 게 싫었다. 둘 다 버리고 싶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영화음악은 모든 걸 다 할 수 있더라. 늘 음악을 하면서 재밌길 원한다. 그냥 재밌게 음악하는 사람, 작곡가로 불리고 싶다.

-영화음악을 작업할 때 가장 크게 신경 쓰는 부분은 뭔가.

=<스파이더맨3>를 할때였다. 샘 레이미 감독이 녹음할 때 와서는 대뜸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음악을 빼라더라. 녹음 도중에 고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당시에는 이해가 안 갔지만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웃음) 그런데 나중에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며 알았다. 스토리 전개상 그렇게 한 게 더 말이 되더라. 나로서는 감독의 전체 의도를 모르니까 음악으로 최대한 감독의 영화를 지원하려고 한다.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김용화 감독이 다음 작품을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중국영화에도 참여한다. 장르적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어드벤처물을 해보고 싶다.

의상협찬 제이백쿠튀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