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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우정을 찾는 여정 <극장판 포켓몬스터 XY: 파괴의 포켓몬과 디안시>

새로운 <포켓몬> 시리즈가 더 출시되지 않는 세상을 상상하는 일은 새로운 사물이 더 등장하지 않는 세상을 상상하는 것만큼 어렵다. 익숙한 것의 새로운 조합의 무한증식은 포켓몬스터식 진화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DP, 베스트위시를 거쳐 XY 시리즈가 극장판으로는 처음으로 공개된다. XY는 생명과 파괴를 상징하는 전설의 포켓몬 제르네아스(X)와 아벨타르(Y)의 상반된 두 가지 힘을 암시한다. 두 힘을 이어줄 첫 번째 주자는 다이아몬드 광산국의 공주 디안시다. 광산국은 다이아몬드가 빛을 잃어가면서 멸망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디안시는 제르네아스의 도움을 얻기 위해 먼 길을 떠난다.

영화는 디안시를 중심으로 모험과 귀환을 바탕으로 한 성장 서사를 이어간다. 광산국을 살려야 하는 극중 임무 외에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아야 하는 이중의 임무를 띤 채 등장한 디안시는 예의 바르고 수줍은 가운데 백치미를 한껏 발산한다. 후반은 선과 악의 대결이 주가 되는데 이때 악의 속성을 분열적으로 그려낸다는 점이 흥미롭다. 지우와 친구들의 도움으로 여정에 오른 디안시의 주변에는 로켓단을 비롯한 악의 무리가 다이아몬드를 노리며 어른거린다. 무리들은 비슷한 목적을 가진 탓에 서로 경계하고 때로는 디안시를 돕는 형국이 된다. ‘파괴는 곧 소생이기도 하다’는 철학을 표상하는 아벨타르의 행위 역시 이중적으로 볼 여지가 있다. 그러는 와중에도 절대적인 선과 우정은 굳건하다. 다이아몬드의 빛을 찾아가는 여정은 영원한 우정을 찾는 여정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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