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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감독이 완성한 끔찍한 국가 범죄에 대한 기록 <레드 툼>
정지혜 2015-07-08

1950년 한국전쟁 초기, 국민보도연맹 소속 민간인들이 국군과 경찰에 의해 무차별 학살된다. 그 수만 해도 최대 43만명에 달한다. 죽은 이들 대다수는 이승만 정권이 좌익 세력을 회유하고 관리하겠다는 명목으로 만든 반공단체인 국민보도연맹에 이유도 모른 채 가입됐고, 그후 영문도 모른 채 죽어야 했다.

정부는 이들이 인민군에 동조할 수 있다는 잠정적 판단만으로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집단 학살을 자행한 것이다. <레드 툼>은 이 끔찍한 국가 범죄에 대한 기록이다. 특히 영화는 민간인 학살로 가족을 잃고 남겨진 사람들, 살아남은 자들을 일일이 찾아가 그들의 기억을 통해 죽은 자들을 불러낸다. 남편을 잃은 아내, 형님을 떠나보낸 아우, 부모를 여읜 자식들의 생생한 증언이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당시 학살 현장에 동원된 마을 사람들은 학살에 동참하지 않으면 자신을 죽이겠다고 덤벼드는 국가의 위협을 온몸으로 느꼈다고 전한다.

<민중의 소리> 기자 출신인 구자환 감독이 2004년 4월부터 촬영을 시작해 2013년에 비로소 완성한 작품이다. 경남 지역 전역을 돌며 당시 학살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사람들의 육성을 고스란히 담았다. 연출자의 우직하고 성실한 면모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새로운 형식적 시도를 한 다큐멘터리는 아니지만 그 자체로 국민보도연맹을 둘러싼 비극의 구술사적 기록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빨갱이 무덤’이라는 영화의 부제에서 알 수 있듯, 레드 콤플렉스로 얼룩진 한국 사회가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역사적 과오의 민낯을 확인하게 한다. 2013년 서울독립영화제 우수작품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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