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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수호신으로 임명된 뮨의 성장담 <뮨: 달의 요정>

태양과 달이 나란히 한 마을을 관장하는 평화로운 세계. 햇빛 마을과 달빛 마을은 각각 해의 수호신과 달의 수호신을 두고 있다. 이제는 노쇠해진 수호신들은 젊은 세대에 자리를 물려주는 교대식을 진행한다. 해의 수호신은 예정대로 호기로운 근육질 소혼에게 돌아갔는데 달의 수호신은 예정자인 리윤 대신 유약한 뮨이 지목된다. 새로운 세대가 임명된 뒤 이들을 테스트하듯 마을에는 위기가 닥친다. 암흑세계에 웅크리고 있던 네크로스가 태양을 훔친 뒤, 리윤을 부추겨 달을 빼앗도록 종용한다. 마을에 변화가 일자 달빛 마을 사람들은 수호신의 무능함을 탓하며 등을 돌리기 시작한다. 뮨은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할까.

크게는 뮨의 성장담을 중심으로 한 단순한 구조지만, 대조적인 힘의 대립이라는 손쉬운 방법에만 기대진 않는다. 해의 뜨거움과 달의 차가움 사이의 중간자 글림이 흥미로운 균열을 가져온다. 양초로 만들어진 글림은 달의 세계에서는 얼어붙고 해의 세계에서는 녹아버리기 때문에 집에 머물거나 그늘만 찾아다녀야 하는 소녀다. 그러나 글림의 못 말리는 호기심은 그녀를 밖으로 이끈다. 글림은 해와 달이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가를 가늠하는 잠수함의 토끼와도 같다. 캐릭터의 활용과 형상화 솜씨가 두드러진다. 특히 달빛을 얇은 실로 형상화한 것이 탁월하다. 전체적으로 볼 때는 우아한 하프를 연상시키는데 가까이서 보면 조그만 실뭉치들이 귀여움을 자아낸다. 2차원의 평면 그림체로 구현된 꿈의 세계가 문제 해결 방법으로 활용되는 점도 독특하다. 2015 도쿄애니메이션페스티벌 최우수작품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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