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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의 역사가 된 커플 댄서의 사랑 이야기 <라스트 탱고>

70여년 전, 아르헨티나의 작은 댄스클럽에서 함께 탱고를 추며 사랑에 빠진 소년과 소녀가 있다. 탱고에 대한 열정만큼 서로에 대한 사랑도 깊었지만 긴 세월은 그들의 사랑에 온갖 풍파를 만들어낸다.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다시 결합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듭하면서 그들의 춤은 깊이를 더해가고 80살이 넘은 지금, 소년 후안과 소녀 마리아는 아르헨티나를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탱고 역사의 전설이 되었다.

<라스트 탱고>는 전설적인 탱고 댄서 후안 카를로스 코페스와 마리아 니에베스 레고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탱고’라는 매력적인 소재와 제작자로 참여한 ‘빔 벤더스’의 이름이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사실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야기의 진행 방식이다. 영화는 이제 여든이 넘은 마리아와 후안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이들의 ‘사랑의 역사’를 재구성해나간다(‘탱고의 역사’가 아니라 ‘사랑의 역사’라고 썼다). 하지만 회고 형식의 많은 다큐멘터리들과 달리 <라스트 탱고>는 플래시백으로 불러낸 두 사람의 과거를 자료 화면들로 채우지 않는다. 대신 젊은 시절의 후안과 마리아를 떠올리게 하는 두명의 젊은 커플 댄서의 춤으로 ‘재현’해낸다. 이때 탱고는 마리아와 후안을 연결해주는 고리이자 둘의 긴 애증의 세월을 지탱해준 버팀목 같은 존재다. 두 사람이 들려주는 보이스오버 내레이션을 따라 조금씩 변해가는 탱고 공연의 모습들을 보고 있으면, 이들의 긴 사랑 이야기가 결국 탱고의 역사라는 사실을 문득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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