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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디테일의 힘으로 캐릭터를 살린다”
이주현 2016-01-14

<굿 다이노> 김재형 애니메이터

김재형 애니메이터

한국에선 애니메이터가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총체적 단어로 인식되지만, 분업이 확실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애니메이터는 캐릭터의 감정 연기와 액션 연기를 담당하는 이들을 말한다. 한국에서 의사로 일하다 2006년 픽사에 입사한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2009), <토이 스토리3>(2010), <메리다와 마법의 숲>(2012), <인사이드 아웃>(2015) 등에 애니메이터로 참여했다. <굿 다이노>에선 알로와 스팟 캐릭터의 연기를 맡았다. 알로와 스팟이 베리 열매를 따기 위해 끊어진 절벽을 건너는 장면은 그의 아이디어가 빛을 발한 대표적 신이다.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이 장면이 어떤 공정을 거쳐 완성되었는지 보여주기 위해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직접 만들어왔다. 백문이 불여일견이었다.

-알로는 코끼리의 움직임을, 스팟은 강아지의 움직임을 참고했다고 들었다. 두 캐릭터의 특성을 어떻게 파악하고 작업했나.

=움직임도 움직임이지만, 두 캐릭터가 함께 등장하는 장면에선 알로와 스팟의 크기 차이, 무게감의 차이를 확실히 보여주는 게 중요했다. 알로는 좀더 무겁게, 스팟은 좀더 빠르고 가볍게. 물리적인 것의 표현뿐만 아니라 어린아이의 특징을 살리는 것도 중요했다. 입을 어떻게 벌리느냐에 따라 아이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른처럼 보이기도 하니까.

-피터 손 감독은 알로를 ‘영 보이’라 칭하더라. ‘꼬마’인 동시에 ‘공룡’인 알로의 표정과 행동을 만들면서 어떤 점이 어려웠고 재밌었나.

=성장하기 전후의 차이를 표현하는 거였다. 성장한 알로는 마냥 아이 같아선 안 된다.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여전히 알로는 꼬마다. 자신감을 얻은 성장한 알로와 여전히 아이 같은 알로, 그렇게 상충된 지점을 잘 섞고 조절하는 게 쉽지 않았다.

-표현의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애니메이터들이 참고 영상을 많이 찍는 것으로 안다. 작업 방식이 궁금하다.

=나 역시 직접 연기도 하고 동영상도 찍는다. 혼자 힘으로 부족할 땐 가족들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인사이드 아웃>에서, 슬픔이가 손을 대 메모리 구슬이 푸른색으로 변하고 이를 안 기쁨이가 슬픔이에게서 구슬을 빼앗으려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 작업할 때 아이들에게 연기를 시켰다. 공을 잡고 힘겨루기를 하면 동생인 딸이 다 큰 아들에게 막 끌려다니겠구나 싶었다. 그렇게 촬영한 영상을 참고 삼아 그 장면을 표현했다.

-의사에서 애니메이터가 됐다. 레지던트 1년차에 의사 일을 접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고, 픽사에 입사했다.

=어린 시절부터 애니메이션을 좋아했고, 좋아하는 일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학교(아카데미 오브 아트 유니버시티)를 졸업하고 픽사에 인턴으로 들어가 <라따뚜이>(2007)를 작업했다. 인턴을 마친 후엔 게임회사 블리자드에서 1년 반 동안 일했고, 다시 픽사에 입사해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스토리, 기술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 파트가 있는데, 애니메이터로서 일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또 그것만의 재미는 무엇인가.

=애니메이션 파트는 무생물에 생명을 불어넣은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모델링된 캐릭터가 콘티에 따라 움직여도, 애니메이션 부서를 거치기 전까진 캐릭터들이 무생물처럼 보인다. 거기에 생생한 표정과 움직임을 덧입히는 게 마치 생명을 불어넣는 것과 비슷하달까. 그런 점에 희열을 느낀 것 같다.

-피터 손 감독이 디즈니•픽사 최초의 아시아 감독이 됐다. 이 사실이 픽사 내 아시아 스탭들에게 격려와 자극을 주었나.

=당연히 그렇다. 지금까지 선례가 없었기 때문에 무의식 중에 ‘(아시아인은) 안 되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차별이 있다는 게 아니라 상황이 그랬다는 얘기다. 그런데 중요한 직책에서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니까 ‘(아시아인도) 되네’ 하고 생각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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