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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시각효과로 만들어진 정글의 세계 <정글북>
이주현 2016-06-08

1894년 발간된 J. 러디어드 키플링의 소설 <정글북>은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림책, 뮤지컬,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버전으로 각색되었다. 디즈니에선 1967년 울프강 라이트만 감독의 애니메이션 <정글북>을 선보인 바 있는데, 애니메이션 <정글북>은 50년 만에 실사영화로 재탄생했다. 늑대 무리에서 길러진 인간 소년 모글리(닐 세티)는 정글이 자신의 보금자리이고, 어미 늑대 락샤(루티나 니옹고)와 늑대들의 리더 아킬라(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가 자신의 부모라 여기며 살고 있다. 하지만 인간이 휘두른 횃불에 큰 상처를 입고 인간을 증오하게 된 정글의 무법자 쉬어칸(이드리스 엘바)은 모글리를 정글에서 쫓아내려 한다. 모글리는 쉬어칸의 위협을 피해 인간 세상으로 향하고, 그 여정에 든든한 멘토 바기라(벤 킹슬리)와 유쾌한 곰 발루(빌 머레이)가 동행한다.

영화는 모글리가 늑대 형제•자매들과 정글숲을 헤치며 경주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정글북>에서 모글리를 제외한 모든 동물은 CG 캐릭터다. 정글 역시 CG로 만들어진 가상의 공간이다. 하지만 모글리의 질주에서 배경과 캐릭터 사이 이질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존 파브로 감독은 정글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동물 캐릭터 또한 실제 호랑이, 늑대, 흑표범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본뜬 듯 생생하다. 다큐멘터리 <동물의 왕국>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놀라운 시각효과로 관객을 정글의 세계로 친절히 안내한 다음, 모글리의 모험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원숭이 무리를 이끄는 반다르족의 왕 킹 루이(크리스토퍼 워컨)와의 추격전, 쉬어칸과의 대결 장면에선 확실한 스펙터클을 제공한다.

정글의 세계를 묘사하는 데 지나치게 힘을 쓴 나머지 정작 주인공 모글리의 매력을 놓친 것은 아쉽다. 흥 많은 곰 발루가 캐릭터 중에선 가장 재미있다. 모글리의 매력 발산은 2편을 위해 남겨둔 건지도 모르겠다. 디즈니는 <정글북2>의 제작을 확정지었다. 존 파브로 감독을 비롯한 1편의 각본가, 제작자도 속편에 그대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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