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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우리를 제자가 되라고 하셨다. <제자, 옥한흠2: 제자도>
김수빈 2016-11-16

옥한흠 목사는 평신도들에게 예수의 가르침을 전하는 ‘제자훈련’에 평생을 바쳤다. ‘그리스도인과 제자’라는 단어는 모두 예수님과의 관계를 내포한다. 그러나 제자가 더 강력하다. 왜냐하면 학생과 선생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선택하신 열둘은 사도이기 전에 제자였고 예수님의 공생애 3년 동안 이들은 제자로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았다. 진정한 제자도는 전심을 다하는 제자도이다. 보통 우리는 선택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철저한 제자도를 회피한다. 적당히 헌신할 만한 영역을 고르고, 대가를 치러야 할 듯한 영역은 피하는 것이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어언 6년, 제자훈련은 교인들 사이에서 제대로 수행되고 있는가. <제자, 옥한흠>의 속편 <제자, 옥한흠2: 제자도>는 옥한흠 목사 개인에서 시선을 넓혀 존경받는 기독교인들의 삶을 두루 돌아본다. 암으로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복음을 전파하는 데 힘쓴 김대영 권사, 기독교 농민운동가로서 소유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추구한 김용기 장로부터 명동학교 설립자 김약연 목사, 시인 윤동주 등 일제강점기 기독교인들의 삶까지 비춘다. 그 과정에서 한국 교회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제자훈련의 의미를 되새긴다. 배우 권오중의 내레이션, 교인들의 인터뷰와 자료들이 다큐멘터리를 채운다.

기독교영화의 정체성이 뚜렷한 영화지만 <제자, 옥한흠2: 제자도>는 유명 교회가 아닌, 법정 스님이 회주로 주석한 길상사 곳곳을 훑어보며 시작된다. 의미심장한 도입부가 암시하듯 인터뷰이들은 한국 교회의 세속화 문제를 언급한다. 새로울 것 없는 지적이긴 하다. 현태를 파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들까지 동원되진 않는다. 하지만 교인들의 입에서 나온 자성의 목소리라 특별하다. “교회가 커질수록 스타 목사는 될 수 있어도 선한 목자는 될 수 없다”거나, “지배자는 더 갖기 위해 싸우는 반면 지도자는 나누기 위해 노력한다. 목자는 지도자의 길을 가야 하며 지도자라면 어려워도 가난해야 한다”는 말이 특히 인상적이다. 영화는 수미상관을 이루듯 결미에서도 물질적 자유를 강조한다. 쉬지 않고 깔리는 음악, 단도직입적 태도는 TV다큐멘터리의 성격에 가깝다. 교인들이라면 ‘제자’로서의 자세를 다잡고자 한번쯤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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