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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올해의 감독

<아가씨> 박찬욱

<아가씨>는 “완벽한 각색과 매끈한 스릴러 연출 그리고 강렬한 멜로드라마의 혼합이 지금껏 완성했던 작가적 성채를 공고하게 장식”(이지현)한 작품이었다. “금기와 놀이를 유려하게 넘나드는 연출”(장영엽) 덕분에 “박찬욱의 현재는 여전히 흥미롭고 충만”하다(장영엽). <아가씨>로 “현재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세계적 감독임을 스스로 증명해 보인”(이지현) 박찬욱 감독이 올해의 영화감독으로 선정됐다. 그의 영화가 ‘올해의 영화’와 ‘올해의 영화감독’ 모두 거머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야 알아봐주는구나. (‘선정되리라고 예상했나’라는 질문에) 어떻게 예상했겠어. 이런 경우가 한번도 없었는데. (웃음)”

박찬욱 감독은 “배우 및 오랜 파트너십을 쌓아온 스탭들로부터 최고의 앙상블을 끌어내는 완숙한 연출”(김혜리)을 보였다. 올해의 영화감독뿐만 아니라 올해의 여자배우, 올해의 신인 여자배우, 올해의 제작자, 올해의 촬영감독 등 5개 부문에서 <아가씨>가 선정된 것이 그 결과다. 그는 함께 손발을 맞춘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나와 함께 성장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나를 성장시켰고, 나 또한 그들을 성장시켰다. 실력 있고 경험이 풍부한 장인들일수록 다음에 좀더 나은 것을 추구하려고 하고, 더 어려운 것에 도전하려고 한다. 이미 높은 위치에 오른 사람들이 아닌 나와 함께 성장한 사람들과 함께 같은 성취를 이루어내 무척 뿌듯하다. 선정 결과가 그걸 보여주고, 알아봐주어 감사하다.”

“패배하거나 변명하지 않는 두 여성의 러브 스토리는 2016년 한국의 시대정신과도 멋지게 호응”(김혜리)했다. 2016년은 페미니즘, 여성 혐오같은 이슈가 사회적으로 크게 읽히고 환기된 해다. “<아가씨>가 페미니즘 이슈의 덕을 크게 본 것 같다. <아가씨> 팬덤 현상 또한 처음 겪는 일이었다. <아가씨> 관객층에 여성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여자친구의 손에 끌려나온 남성 관객이 많아 여성들에게 큰 은혜를 입은 영화였다. 훗날 되돌아보면 2016년은 그렇게 기억되는 해일 것 같다.” 박찬욱 감독은 얼마 전 청룡영화상에서 혹시 상을 받게 되면 말하려고 생각해뒀던, 하지만 수상이 불발되면서 꺼내지 못한 말도 덧붙였다. “최근의 영화계 성차별을 포함한 여성 혐오의 현실에 대해 남성으로서, 감독으로서, 비교적 고참 감독으로서, 그리고 제작자로서 사과한다. 이런 현실에 용기를 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여성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는데 상을 못 받았어, 기회를 안 줬어. (웃음)”

현재 박찬욱 감독은 차기작을 구상하고 있다. <도끼>는 투자를 알아보는 중이고, 미국에서 온 각본들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영화가 될지, 할리우드영화가 될지 아직 정해진 건 없다지만 그가 어떤 이야기를 꺼내들고 찾아올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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