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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상의 TVIEW] <내게 남은 48시간> 2017년, 삶의 무게

<21그램>이라는 영화가 있다. 숀 펜샬롯 갱스부르, 나오미 와츠베니치오 델 토로 등이 호연을 펼친 영화이다. 기억이 정확하지 않아 찾아보니 2003년 영화. 시간은 이렇게 13년을 달려왔다. 하지만 <21그램>의 의미는 달라지지 않는다. 사람이 죽는 순간 줄어든다는 영혼의 무게, 21그램. 살과 뼈를 제외하고 나를 지탱하는 진정한 나의 무게를 지금 우리는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이제 2017년이다. 연말부터 방송을 탄 프로그램, tvN의 <내게 남은 48시간>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제목이 직관적이기 때문에 ‘웰다잉 리얼리티’라는 부제는 자연스레 이해된다. 탁재훈과 성시경의 진행으로 시작하는 프로그램 첫 게스트는 배우 이미숙과 박소담. 그들에게 VR기기가 담긴 죽음상자가 배달된다는 설정이 썩 와 닿지 않았고 생경한 화면과 자막 또한 좋아지긴 어려웠지만 그들에게 남은 48시간을 지켜보는 동안 나는 평소와 다른 생각에 빠져 있었다. 슬프지도 아쉽지도 않고 한껏 공허했다. 화면의 변화와 구성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프로그램의 오프닝에는 이 음악이 깔린다. 2016년 1월10일 유명을 달리한 셀러브리티, 뮤지션 데이비드 보위의 <Space Oddity>. 우주 미아가 된 톰 대령이 읊조린다. “Planet Earth is blue, and there’s nothing I can do.” 지구는 푸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달리 없다. 우리 앞의 세상은 아름답지만 더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순간은 반드시 온다. 신해철이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에서 말했듯, 인생은 그제야 우리에게 작은 목소리로 질문을 던지는 법이다. 그 대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지금도 홀로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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