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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어쌔신 크리드> 미리 보기
송경원 2017-01-04

<어쌔신 크리드>는 앞으로 쏟아질 게임 원작 영화의 신호탄이 될 영화다. 그간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은 꾸준히 있었지만 적은 예산에 장르색을 특화한 영화들이 대다수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쌔신 크리드>는 할리우드 스타들을 기용하고 1억달러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인 데다 흥행 결과에 따라 시리즈로 제작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북미 평단과 극장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아직 판단을 내리기는 이르다. 모름지기 이런 문제작들은 직접 보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 설정이 다소 복잡한 만큼 <어쌔신 크리드>를 보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만한 요소들을 짧게 정리해봤다. 아는 만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게임 <어쌔신 크리드>

<어쌔신 크리드>는 2007년 유비소프트에서 출시한 암살 액션 게임이다. 출시 일주일 만에 100만장 넘게 판매했고 후속 시리즈까지 포함하면 누적 판매량 7400만장을 훌쩍 넘는 킬러 콘텐츠 중 하나다. 애니머스라는 기계를 통해 조상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 과거의 사건들을 경험한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주목받았다. 플레이어는 암살자가 되어 여러 시대를 체험할 수 있는데 덕분에 다양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여러 후속편이 나올 수 있었다. 조상의 기억을 체험한다는 설정은 시간여행과는 또 다른 재미를 안긴다. 게임 <어쌔신 크리드>는 철저한 시대 고증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역사에 기록되지 않는 군중의 시점에서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한 관점을 제공한다. 역사 고증과 군중 안에서의 체험, 이 두 요소를 어떻게 살리느냐가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다.

마이클 파스빈더와 저스틴 커젤 감독

영화 <어쌔신 크리드>는 게임의 인기 캐릭터나 스토리를 따르지 않고 새로운 인물을 설정했다. 스핀오프라고 해도 좋을 독자적인 이야기인 셈인데 ‘게임을 몰라도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최적의 구성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마이클 파스빈더는 애초에 게임을 몰랐지만 설정과 세계관을 들은 후 가능성을 알아보고 직접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맥베스>(2015)에서 파스빈더와 호흡을 맞춘 저스틴 커젤 감독을 추천한 것도 파스빈더였다. “어두운 드라마를 현실적으로 접근하고 복잡한 요소를 공감할 수 있도록 풀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저스틴 커젤의 감성에 주목해볼 만하다. 영화의 주인공인 칼럼 린치는 어쌔신의 후손이자 범죄자로 살아온 외로운 인물이다. 사형을 앞두고 애니머스 프로젝트에 억지로 투입된 그는 스페인 종교재판 시대를 산 조상 아귈라의 기억을 체험하며 전에 없던 소속감을 느낀다. 1인2역을 맡은 마이클 파스빈더의 연기도 관심의 대상이다.

신뢰의 도약, 땀과 피의 맛이 나는 액션

<어쌔신 크리드>의 대표 액션이라고 하면 단연 ‘신뢰의 도약’을 꼽을 수 있다. ‘잘 보이는 곳에 숨어라’라는 암살단의 신조처럼 군중에 숨어드는 위장술도 흥미롭지만 아무래도 건물의 벽을 타넘는 파쿠르 액션만큼 역동적이지는 않다. 건물 꼭대기에서 물이나 건초더미 등 지면에 안전하게 착지하는 기술인 신뢰의 도약은 <어쌔신 크리드>만의 전매특허라 할 만하다. 게임상에서는 활강 액션의 쾌감을 맛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체 상황을 조망할 수 있는 주요한 시점 역할을 한다. 이번 영화에서는 CG에 의존하지 않고 신뢰의 도약을 직접 실행한다. 실제로 하고 있다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세계 최고의 파쿠르 전문가들을 모았다. 스페인 알메리아 사막에서 촬영된 신뢰의 도약은 최대 38m에서 자유낙하를 시도했다. “영화에 나오는 액션은 모두 실제다. 사실적인 위협감을 주는 땀과 피의 맛이 느껴지는 액션”을 기대해보자.

암살단과 템플기사단

수천년 동안 각자의 신념을 위해 투쟁한 두 세력이 있다. ‘이해의 아버지께서 우리를 이끌어주시길’ 바라는 템플기사단은 질서를 위해 인류의 통합과 관리를 시도한다. 여기에 반발해 ‘어둠 속에서 빛을 섬기다’를 신조로 하는 암살단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지키기 위해 역사적 사건에 개입한다. 주인공은 암살단 소속이지만 이는 단순히 선악의 문제가 아니다. 영화는 주인공 칼럼 린치의 자기성찰과 함께 관객에게도 인간의 근본과 믿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저 근사한 액션영화를 넘어 깊이에 도달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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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이십세기폭스토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