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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 밀라 요보비치
송경원 2017-01-26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는 밀라 요보비치로 인해 성립한다. 15년간 시리즈를 끌고 오며 기복 없는 연기를 선보인 여전사 앨리스는 이번에도 우아한 액션들을 직접 소화하며 시리즈를 완성했다. 냉철하고 강인한 앨리스의 옷을 벗은 자연인 밀라 요보비치를 만나 일과 사랑, 가족과 행복, 여배우로서의 책임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시리즈의 최종이다. 앨리스의 인간적인 면모가 더해지면서 애크러배틱한 액션의 비중이 좀더 늘어났는데.

=속편은 더 크고 더 화려하고 더 강력해야 한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듯이 이번 영화 역시 육체적으로 힘든 작품이었다. 어떤 격투 장면은 250개가 넘는 동작과 합을 맞추기도 했고 숙적 아이작과의 트럭 위 격투 장면은 촬영에만 2주가 걸릴 정도로 공을 들였다. 주어지는 과제가 어려울수록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커진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액션은 함정에 걸려 거꾸로 매달린 채 엄브렐라 요원들과 격투를 벌이는 장면이다. 강렬하고 힘이 넘칠 뿐 아니라 마치 발레나 댄스처럼 우아한 느낌도 든다.

-엄브렐라 요원으로 출연한 이준기와 일대일 격투를 벌인다. 두 사람의 호흡은 어땠나.

=꼭 말하고 싶은 부분이다! 격투 장면을 너무나 멋지게 촬영했다. 대역이나 와이어를 쓰지 않고 살아 있는 액션을 보여줬다. 이준기가 현장에 오기 전엔 모두 나의 액션 연기를 칭찬했는데 그가 오고 나선 아무도 나를 봐주지 않았고 그때마다 분발해야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웃음) 촬영이 끝나면 다시 부드럽고 착한 남자로 돌아온 준기와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더 즐거운 현장이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비로소 앨리스의 정체성이 완성된다. 긴 시간 함께해온 캐릭터인데 본인에게 앨리스는 어떤 의미인가.

=처음에 앨리스는 백지였다. 외톨이에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던 인물이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스스로의 성격을 만들어나간다. 자신감이 생길수록 심리적으로 편안해지는데 이 여정이 사람들의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보편적인 성장담이라 생각한다. 나 또한 비슷한 여정을 걸어왔기에 먼 길을 함께 걸어온 친구를 떠나보내는 기분이다.

-할리우드에서 여배우가 액션 프랜차이즈 영화를 끌고 가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제5원소>(1997)가 나왔을 때 여자가 액션을 이끌고 간다는 것에 몇몇 사람들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지만 나는 그래서 더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도 2002년에 나온 1편은 할리우드영화가 아니라 독일과 아시아에서 투자한 유럽영화라고 봐야 한다. 강한 여성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아직은 힘들고 어려운 싸움이지만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젊은 여학생들이 내게 영감을 받았다고 말할 때 자부심을 느낀다. 아카데미 수상작들만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액션영화, 팝콘무비로도 가능하다. 내 영화들이 여성들에게 자기 인생의 주도권을 쟁취하도록 영향을 미친다는 게 자랑스럽다.

-첫째 딸 에바 앤더슨이 엄브렐라를 통제하는 인공지능 레드퀸을 연기했다.

=온 가족이 함께 현장에 있을 수 있어 행복했다.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특별한 장면을 꼽는다면 이번 영화에서 딸과 함께 연기한 장면을 고르겠다. 생각해보라. 같은 세트장에서 남편과 딸과 함께 작업하는 경험이라니. 게다가 이번 영화에서 에바는 나보다 대사가 많다. 쉽지 않은 캐릭터인데 잘 소화해냈다. 벌써부터 10년 후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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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UPI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