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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배우 줄리엣 비노쉬
송경원 2017-03-30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이하 <공각기동대>)의 내한 스타 중 줄리엣 비노쉬를 발견한 이라면 누구나 ‘왜?’라는 의문을 품을 만하다. 숱한 거장들과 함께 인간의 깊은 내면을 표현해온 줄리엣 비노쉬를 SF 블록버스터라는 생소한 장르에서 만나다니, 이색적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왜 그녀가 필요했는지 단번에 이해할 것이다. 줄리엣 비노쉬는 메이저(스칼렛 요한슨)를 탄생시킨 과학자 닥터 오우레역을 맡았다. 존재만으로 화면을 장악할 배우가 필요했을 테고, 그런 의미에서 줄리엣 비노쉬는 완벽하다. “반복은 폭력”이라던 배우, 아니 예술가는 즐거운 마음으로 새로운 모험을 만끽 중이다.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1995)는 봤는지. SF나 사이버펑크 장르에 관심이 있었나.

=내겐 미지의 영역이다. 처음 스크립트를 받았을 때 전혀 알 수 없는 단어들로 채워져 있었다. (웃음) 이해할 만한 체계가 없었다고 할까. 당연히 거절하려 했지만 루퍼트 샌더스 감독이 3차례 이상 찾아와서 여러 이야기를 들려줬다. 캐스팅에 무척 신중한 모습이었다. 내겐 영화의 현실감과 감정을 불어넣어줄 것을 주문했는데,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누면서 모험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사이버펑크나 SF에 관련된 용어들을 구글에서 검색하면서 공부도 했다. 완전히 다른 세계라서 도리어 재미있었다.

-최근 <고질라>(2014)나 이번 <공각기동대>처럼 SF 블록버스터에 출연한다. 재미있는 선택이다.

=<고질라>에 이은 두 번째 블록버스터다. <고질라>에서는 2분30초 만에 퇴장했고, 이번에는 그것보단 조금 더 길게 나오긴 한다. (웃음) <잉글리쉬 페이션트>(1996)나 <초콜렛>(2000)으로 상업적인 흥행을 경험한 적은 있지만 이번 영화와는 조금 경우가 다르다. 분명 익숙하진 않은 경험이지만 도리어 그래서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볼 수 있어 좋았다. 게다가 블록버스터에 인간미가 필요하다면 내가 그런 부분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폭력적인 시각효과로 관객을 놀라게 하려는 영화들이 많지만 <공각기동대>는 인간적인 고뇌를 놓지 않은 영화라서 좋았다. 닥터 오우레는 물리적인 비중은 짧지만 초반에 영화의 동기와 감정을 구축하는 역할이라 더 끌렸다.

-닥터 오우레는 어떤 캐릭터인가.

=야심도 있고 천부적인 재능도 타고난 과학자인데 악마와 계약을 했다. 넘치는 재능이 어두운 세상과 손을 잡았을 때 일어나는 일들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아인슈타인의 발견이 핵폭탄으로 이어진 것처럼 창조적인 결과물과 그것을 통제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오우레는 메이저에게 애착을 지니고 있다. 소유욕이나 집착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대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있다. 궁극적으로는 창조물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다. 때문에 원작에서 남자 과학자였던 캐릭터를 여성으로 바꾼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남자들에 의해 조작되는 세계에서 메이저와 오우레의 위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희생으로 대표되는 모성을 드러내는 캐릭터라고 받아들였다.

-CG가 많은 만큼 그동안의 현장과는 꽤 달랐을 것 같은데.

=정말 재미있었다. 허공에 대고 연기하는 게 게임 같기도 하고 신기해서 현장에서 질문도 많이 했다. 무한한 상상력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시각효과팀에 존경을 표한다. 루퍼트 감독이 3년 이상 준비했고 의상, 세트 어느 하나 공을 들이지 않은 팀이 없다. 어떤 이미지로 완성되었을지 너무 궁금하지만 나중에 동료들과 함께 보려고 아껴두고 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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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