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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여인들의 일생이 함께 흐른다 <여자의 일생>
김수빈 2017-04-12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귀족 잔느(주디스 쳄라)는 가족과 함께 여유롭고 평화로운 일상을 보낸다. 잔느의 부모는 늘 딸의 선택을 존중하고, 자매처럼 지내는 하녀 로잘리도 잔느에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준다. 어느 날, 가난한 자작 줄리앙(스완 아르라우드)이 마을로 이사온다. 잔느와 줄리앙은 머지않아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함께 가정을 일군다. 잔느가 고열과 기침으로 고생하던 어느 밤, 로잘리를 찾아 집 안을 헤매던 잔느는 줄리앙과 로잘리가 은밀한 공간에 함께 있는 모습을 목격한다.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순수한 귀족 여인이 거짓과 기만으로 가득한 생의 순간들을 마주하고 헤쳐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목가적인 풍경 속에서, 주인공이 느끼는 환희는 눈부실 정도로 환한 볕이 들어오는 장면들로 묘사된다면, 절망의 순간엔 인물의 짙은 어둠이 화면을 채운다.

씨앗을 심으면 언젠간 열매에 낙엽까지 떨어지고, 비바람이 부는 날이 있으면 맑은 날이 있는 자연의 섭리대로 주인공의 일생도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흘러간다. 그 가운데 인물이 내비치는 삶에 대한 의지는 직접적인 대사 대신 밭을 갈고 씨앗을 뿌리는 행동들로 묘사된다. 잔느의 일생과 함께, 주변 사람들과 서신을 주고받으며 일상의 행복들을 기록해나가던 그의 모친, 잔느만큼이나 모진 운명을 마주하고도 책임감 있게 살아나가던 하녀 로잘리 등 여러 여인들의 일생이 함께 흐른다. “슬프고 우중충한 날에도 한 줄기 햇살이 구름 위로 미끄러져 쪽빛 하늘을 보여준다”는 대사처럼 다양한 빛과 색깔을 가진 인생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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