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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알트먼의 동료들
2002-04-19

`알트먼 스타일`이 만들어지기까지

알트먼의 명성을 확고히 한 영화는 블랙코미디 <매쉬>(1970)이다. 이후 알트먼 영화가 세련된 복합성을 지닌 작품으로 변화하는 것은 촬영감독 빌모스 지그몬트의 참여로 인해 비로소 가능해졌다. 지그몬트는 <맥케이브와 밀러부인>(1971), <이미지>(1972) 그리고 <기나긴 이별>(1973)에서 알트먼과 함께 작업했다. 그는 당시 막 명성을 쌓아나가기 시작하던 새로운 감독들과 많은 작업을 같이 했는데, 그중에는 스티븐 스필버그(<슈가랜드 특급>(1974), <미지와의 조우>(1977)), 마이클 치미노(<디어 헌터>(1978), <천국의 문>(1980)), 존 부어맨(<서바이벌 게임>(1972)) 등이 포함되어 있다.

70년대 이루어진 장르영화의 쇄신에 지그몬트의 유려한 영상이 큰 몫을 담당했음을 주목해둘 필요가 있다. 마이클 치미노의 대작 서부극 <천국의 문> 작업 당시, 지그몬트는 <맥케이브와 밀러부인>에서와 달리 필터촬영을 자제하고 대신 퍼져나가는 연기와 먼지 등을 이용해서 화면을 가득 채워놓았다. 그 외 클로드 소테와 함께 작업한 바 있는 장 보페티는 <우리 같은 도둑들>(1974)과 <퀸테트 살인게임>(1979)에서 알트먼과 함께했다.

알트먼의 초기 경력에서 빠뜨릴 수 없는 인물 가운데 하나는 바로 배우 셜리 듀발이다. 알트먼이 <브루스터 맥클라우드>(1970) 작업 당시 발견한 그녀는 본디 화장품 판매원이었다. <맥케이브와 밀러부인>에서 작은 역할을 맡았던 그녀는 이후 주연으로 출연한 <우리 같은 도둑들>에서의 연기를 통해 주목받게 되었다. <내쉬빌>(1975), <버팔로 빌과 인디언들>(1976), <세 여인>(1977), <뽀빠이>(1980) 등의 알트먼 영화에는 빠짐없이 그녀의 이름이 올라 있다. 또한 듀발은 우디 앨런의 <애니 홀>(1977)에서 앨런의 데이트 상대자 가운데 하나로 출연했고, 큐브릭의 <샤이닝>(1980)에선 잭 니콜슨과 공연하기도 했다. 다양한 배우들과 작업하기를 즐기며 종종 탈중심화된 방식으로 인물들을 보여주곤 하는 알트먼의 성향을 고려해볼 때 분명 셜리 듀발의 존재는 특이한 것이다.

알트먼 초기 영화에선 레온 에릭슨이나 앤서니 매스터스- 매스터스는 큐브릭의 (1968)와 데이비드 린치의 <사구>(1984) 등을 작업했다- 이 프로덕션 디자인을 담당했지만, <은밀한 명예>(1984) 이후 최근 <고스포드 파크>에 이르기까지의 거의 모든 작품에서는 그의 아들 스티븐 알트먼이 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최근의 알트먼 영화에서 같이 작업하고 있는 이들을 살펴보는 것은 거의 의미없는 일처럼 보이는데, 왜냐하면 알트먼은 어떤 스탭이나 배우와 작업하더라도 자신의 세계를 완벽하게 창조해는 진짜 ‘감독’이 되었기 때문이다. ▶ <고스포드 파크>, 혹은 인간 난장의 오만한 지휘자 로버트 알트먼

▶ 로버트 알트먼의 동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