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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시네마의 ‘현재’, 배우 아이카와 쇼를 만나다
2002-05-10

“300엔을 주고 영화를 빌리는 관객들을 위해”

푸르게 빛나는 밤거리를 달려가는 사내, 거칠게 터져나오는 주먹. 남자들의 거친 이전투구로 인상지어지는 V시네마가 세상에 첫선을 보인 지 10년이 넘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1년에 100편이 넘는 V시네마가 제작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할리우드와 다른 색깔의, 일본만의 액션영화를 키운 V시네마의 현장에서 성장해온 3인의 배우, 제작자, 감독을 만났다.

야쿠자보다 더 야쿠자 같은 카리스마를 지닌 V시네마 최고의 스타 아이카와 쇼, ‘일본영화는 죽지 않았다’고 당당히 선언하는 제작자 구로사와 미쓰루, 마카로니 웨스턴이 낳은, 미이케 다카시를 꿈꾸는 감독 무로가 아쓰시가 이야기하는 V시네마의 성장과정과 매력, 그리고 DVD시대의 대책은 무엇인가. V시네마 현장에서 일본영화가, 장르영화가 건재함을 증명하는 일본 V시네마 3인의 사자왕들에게 어제의, 오늘의, 내일의 V시네마에 대해 물었다. 편집자

“여성들도 처음에는 싫어하지만 한번 보면 팬이 되지”

V시네마 최고의 스타 아이카와 쇼(哀川翔) 인터뷰

V시네마에서 스타란, 영화 그 자체다.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은 V시네마를 고르는 기준에서 스타는 1순위다. 관객은 스타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 스타의 출연만으로 그 영화의 가치를 판단한다. 1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아이카와 쇼는 V시네마가 낳은 최고의 스타가 되었다. 90년 다카하시 반메이 감독의 <네오친피라:데포다마>로 V시네마에 상륙한 후, 다카하시 반메이의 <사자왕들의 여름>와 <사랑의 신세계>, 미이케 다카시의 <극도흑사회:레이니 독>과 <데드 오어 얼라이브>, 구로사와 기요시의 <멋대로 해라> 시리즈 등을 비롯하여 V시네마만이 아니라 극장용 영화까지 넘나들며 140편의 출연작을 쌓아왔다. V시네마에서 주연을 맡은 작품은 총 91편. 마치 30년대 할리우드 스튜디오 전성기의 스타들처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또 분출해왔다.

거의 야쿠자 역을 연기해온 아이카와 쇼는, 보통 체구의 평범한 남자처럼 보인다. 인터뷰 내내 미소를 띠고 성실하게 답을 하던 아이카와 쇼는 그러나, 사진기 앞에 서자 삽시간에 몸을 감싼 공기의 흐름까지 바꿔버린다. 어깨와 다리는 야수의 움직임처럼 규칙적으로 건들거리고, 눈은 불타오른다. 약간 비틀린 입에서는, 질서와 평온을 비웃는 욕설이 당장에라도 터져나올 것만 같다. 10년간 ‘야쿠자’ 역으로 단련된 배우의 카리스마가 그대로 전해진다. 아이카와 쇼는 우리에게 낯선 배우지만 이마무라 쇼헤이의 <우나기>와 김상진의 <깡패수업>에 조역으로 출연하여, 한국 스크린에도 선을 보였다.

언제 V시네마에 데뷔했는가.

90년 <네오친피라:데포다마>라는 작품이다. 그뒤 지금까지 주연작만 91편이다. 처음 2, 3년간은 1년에 4, 5편씩 출연했고 그뒤에는 1년에 10편꼴이다. 매년 3월에서 8월까지는 쉬고, 나머지 기간에는 계속 촬영이다.

데뷔 이전에는 무엇을 했는가.

84년에 ‘잇세후미 세피아’라는 7인조 그룹으로 가수 데뷔를 했다. 나중에는 6명으로 줄었는데, 3년간 활동을 했다, 연기는 89년 <돔보>라는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시작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영화로 자리를 옮겼다.

<네오친피라:데포다마>는 어떤 영화인가.

아, 야쿠자영화 아니, (웃으며) 청춘영화다.

V시네마의 스타는, 일반적인 영화의 스타와 다른 점이 있는가.

영화나 V시네마나 다르지 않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방송 <NHK>와 마찬가지로, 비디오숍도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서든 나를 만날 수 있다.

V시네마의 스타는 팬들과 더욱 밀착되어 있을 것 같다.

극영화의 배우와 팬과의 관계와 똑같다. 이제는 V시네마도 개봉을 하고, 나도 무대에 올라 인사를 한다. TV와는 다르지만, 극장용 영화와는 똑같다.

당신의 팬은 남자가 많나, 여자가 많나.

반반이다.

당신이 나온 영화는 거의 야쿠자영화인데, 여성들도 그런 장르를 좋아하는가.

처음에는 싫어하지만, 한번 보면 팬이 된다.

어떤 점에 끌린다고 보나.

야쿠자영화에는 의리와 인정이 있다. 그런 점에 끌린다고 생각한다. (씩 웃으며) 물론 자세한 건 직접 그들에게 물어봐야 한다.

어떤 책에서 아이카와 쇼는 치열하게 싸운 뒤 ‘지고도 승리하는’ 이미지를 가졌다고 하던데,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이미지는.

특별하게 없다. 나는 모든 출연작에서 즐겁게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역할을 골라 하는 것이 아니라, 하자고 하면 어떤 역할이든 즐겁게 하려고 한다. 주로 야쿠자영화에만 출연하지만, 그 세계에도 다양한 인물들이 있다. 데뷔작에서는 적을 죽이고 나도 죽는 친피라(초보 야쿠자)를 맡았다. 한참 그런 역을 맡다가, 내가 33살 정도가 되자 조장 역을 맡게 됐다. 지금 나이가 40인데, 다시 친피라 연기를 한다. 계속 돌면서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고, 그러면서도 모든 걸 다 연기할 수는 없다.

V시네마도 10년이 넘었다. 그동안 야쿠자영화도 변했을 텐데.

변했다. 그런데 영화만이 아니라, 야쿠자 사회 자체가 변했다. 전에는 폭력이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지능적으로 변했다. 폭력을 전혀 배제하지는 않지만, 지금은 금전적인 문제가 중심에 있다.

감독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95년에 <배드 가이 비치>라는 영화를 만들었다. 그런데 그때 너무 힘들어서 한동안 감독을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지난해에 처음부터 기획에 참여하고, 시나리오 초안도 직접 쓴 <러쉬>라는 영화는 감독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기획부터 매달리다 보니, 막상 감독할 시간이 없었다. 언젠가 또 감독을 할 때가 있을 거다.

<러쉬>에서 김윤진은 어떻게 발탁했나.

<쉬리>를 보고 바로 찍었다. 시나리오 초고 쓴 것을, 아는 한국인 친구를 통해서 김윤진에게 보여주었다. 김윤진이 그것을 읽고 출연하겠다고 답을 보내왔다. 다른 영화를 촬영중이라고 해서, 과연 될까 했는데 나타나서 놀랐다.

좋아하는 외국의 영화가 있다면.

<스카페이스> <영웅본색>.

1년에 열편씩 찍는 일을 언제까지 계속할 생각인가.

그만두라고 할 때까지는 계속 할 거다. 일단은 지금까지 찍은 영화가 91편이니까, 100편까지는 할 거다.

10여년 동안 V시네마를 대표하는 배우였는데, 그동안 V시네마가 변한 것이 있다면.

팬들은 처음부터 뿌리깊게 있었고, 지금까지도 성원을 보내주고 있다. 영화는 오락이고, 영화만들기도 오락을 제공하는 것이다. 극영화나 V시네마도 마찬가지다. V시네마는 처음에 필름으로 제작을 했어도, 모두 비디오로 출시했다. 우리는 그때도 이것이 극장용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지금 V시네마가 단관상영을 하게 된 것도, 그때 생각했던 것을 표현하는 것일 뿐이다.▶ B급영화광 김봉석, 일본 V시네마 현장을 가다

▶ V시네마 대표 장르들

▶ V시네마가 낳은 거장, <비지터Q><고로시야 이치> 감독 미이케 다카시

▶ V시네마의 ‘현재’, 배우 아이카와 쇼를 만나다

▶ V시네마의 ‘현재’, 구로사와 미쓰루 · 무로가 아쓰시를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