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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②] '콜' 이충현 감독, "마지막 반전을 넣은 이유는..."
김소미 2020-11-30

단편영화 <몸 값>(2015)에서 원조교제 중인 여고생과 중년 남자의 상황을 통렬한 반전으로 이끄는 솜씨를 보여준 이충현 감독은 신인감독에 목마른 제작사들을 일찌감치 긴장시킨 인물이다. 10대 시절부터 단편을 만들었고 광고 회사에서 일했으며 30살에 용필름에서 데뷔작을 내놓은 감독. 창창한 이력만큼이나 상업 장르영화를 다루는 솜씨 또한 매끈하다. “빠르게 뒤집어지고 요동치는 영화”가 좋다는 그는 푸에르토리코·영국 합작 영화인 원작 <더 콜러>(2011)의 기둥만 취한 채 작품의 실내를 대부분 리모델링하고 규모까지 과감히 확장하며 신인답지 않은 대범한 스릴러를 펼쳐 보인다.

-<>의 전종서 배우는 새로운 스릴러 퀸의 등장이라 할 만하다. 박신혜 배우는 그간의 부드러운 이미지 이면에 숨은 어두운 얼굴들을 보여줘서 좋았다.

=시나리오를 쓸 때 <버닝>을 보았고 전종서 배우를 통해 영숙이 구체화됐다. 보자마자 어떤 직감이 왔다. <몸 값>의 이주영 배우도 원래 생각했던 이미지가 아니었지만 프로필과 연기 영상을 보고 캐릭터를 배우에 맞게 바꾼 경우다. ‘저 사람이 누군지 도무지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 두 배우 모두 매력적이다. 박신혜 배우는 멜로적인 이미지가 있지만 눈이 워낙 좋은 배우라 장르영화로 왔을 때도 힘이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영숙과 교류하면서 서연이 점점 악에 받쳐 욕을 내지르는 장면 등이 있는데 그동안 잘 보여주지 않았던 이미지라 배우 자신에게도 새로운 해소감이 있는 것 같더라.

-실내극에서 더이상 새로운 표현을 찾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든다. 계단과 지하실 같은 다분히 영화적인 공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싶었나.

=한정된 공간이 답답하게 다가올 수 있어 고민을 많이 했다. <>은 두 개의 시공을 오가는 영화라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볼 수 있다. 폐쇄된 실내를 다룬 영화로는 <맨 인 더 다크> <겟 아웃> 등을 참고했고, 집 자체보다는 시시각각 또 하나의 생명체처럼 변한다는 설정에 주력했다. 그런 의미에서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마더!>가 중요한 레퍼런스였다.

-집이 거대하게 요동치는 두어번의 큰 CG 장면이 있다. 실질적인 촬영 과정도 궁금해지는 장면들인데.

=촬영, 조명, 미술 감독님들에게 많이 의지했다. 집이 완전히 뒤바뀌는 역동적인 변화 시퀀스가 두어번 있는데 각 파트의 밸런스를 맞추는 데 집중했다. 서연과 영숙이 한집에 산다는 설정인 만큼 두 공간이 일관성을 가졌으면 해서 하나의 세트를 계속 리뉴얼해가며 촬영했다. 여건상 시나리오 순서대로 촬영하는 게 불가능해서 감정의 변화가 빠른 시나리오를 연기하느라 배우들이 고생했다.

-모녀의 화해를 제시한 엔딩에 이어 크레딧이 올라갈 때 다시 반전을 제시한다.

=하나의 엔딩을 제시한 후 크레딧과 함께 에필로그가 따라붙으며 반전이 등장하는 호러, 스릴러 문법의 일환으로 생각했다. 과거의 선택이 현재를 실시간으로 바꾼다는 게 <>의 중요한 컨셉이니까, 드디어 모든 일들이 잘 마무리된 줄 알았는데 여전히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게 결말부의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르의 컨벤션을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태도가 느껴진다.

=나 역시 감독 이전에 관객으로서 늘 장르영화에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그래서 마냥 피하고 검열하기보다는 잘 활용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 장르적 문법이란 곧 가능한 한 많은 관객과 소통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닌가. 잘 쓴 클리셰는 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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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