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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포겟 미 낫-엄마에게 쓰는 편지' 미혼모의 현실을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
오진우(평론가) 2021-06-02

제주도에 위치한 미혼모 보호시설 ‘애서원’. 그곳에서 한 여자가 원장과 상담 중이다. 그녀는 이 영화의 감독인 선희 엥겔스토프다. 그녀는 이곳에서 덴마크로 입양된 해외 입양인이다. 그녀가 이곳에 온 이유는 친모를 찾기 위해서다. 하지만 감독은 친모를 찾는 것보다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애서원에 더 관심을 보인다.

<포겟 미 낫-엄마에게 쓰는 편지>는 자신을 입양 보내야만 했던 어머니를 이해해보려는 감독의 사적인 동기로 출발해 미혼모의 현실을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애서원에서 생활하는 미혼모들을 기록한다. 입소, 상담, 출산, 입양 그리고 퇴소까지. 전 과정 중에서 상담 과정이 인상적이다. 미혼모들에게 던지는 질문들은 쌓이고 쌓여 최종 결정으로 향한다. 영화는 아이를 기를지 아니면 입양 보낼지 두 가지 선택지에서 확답을 내리지 않는다. 그 중간에서 잘 모르겠다는 미혼모들의 상황을 영화는 고스란히 담는다. 그것이 감독이 자신의 생모가 겪었을 심정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영화 속 미혼모들의 얼굴은 모두 모자이크 처리됐다. 오히려 얼굴을 드러냈다면 관객은 이들을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봤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이들을 좀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고 이들에게 던진 질문이 관객에게 향하는 또 다른 효과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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