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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흩어진 밤' 가정의 와해 속에서 겪는 남매의 성장
김소미 2021-06-23

“똑같지 뭐…. 학교 갔다 집에 오고 밥 먹고….” 한달 만에 집에 돌아온 아빠가 딸에게 안부를 묻자 초등학생인 수민(문승아)은 이렇게 대답한다. 노인처럼 단념한 얼굴로 한숨 쉬는 어린 딸은 별거를 준비하는 부모의 영향 아래에서 근심 중이다. <흩어진 밤>은 수민과 진호(최준우) 남매가 가정의 와해 속에서 겪는 성장의 첫 관문을 담고 있다.

서사의 쟁점은 흩어져야 하는 부모와 자녀 두명이 서로 어떻게 짝을 지을 것인가 하는 문제다. 눈앞의 일상다반사로 무거운 눈꺼풀을 끔뻑이는 어른들이 두 남매에게 무심히 선택권을 쥐어준 사이, 홀로 감정을 추스르며 집 바깥을 떠도는 아이들의 세계가 표표히 아로새겨진다.

영화는 구성원 중 최연소자인 ‘수민의 선택’을 중심으로 남매의 방황을 좇으면서도 이혼 가정의 현실을 과장하거나 비극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가족 해체의 풍경은 한국 독립영화가 자주 그려온 익숙한 세계지만, 상처받은 유년 시절을 바라보는 연출자의 태도에서 침착함과 자연스러움이 돋보인다. 아스라한 심상으로 재현된 유년기의 일상이 소박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는 작품으로, 다듬어지지 않은 날 선 결기와 함께 신비로움마저 느껴지는 마지막 장면의 여운이 특히 놀랍다.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경쟁부문 대상과 배우상(문승아)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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