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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엽 편집장] 너의 이름은
장영엽 2021-07-30

‘이것은 게임인가 영화인가, 지금껏 이런 콘텐츠는 없었다’. 이다혜 편집팀장이 이번호 기획 기사를 위해 멋지게 뽑아준 제목이다. 게임 회사 크래프톤이 얼마 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영상 콘텐츠 <그라운드 제로>와 <미스터리 언노운>을 보면 기사의 제목처럼 이들 작품을 어떻게 명명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일례로 크래프톤의 인기 게임 <PUBG: 배틀그라운드>의 기원을 다루는 단편 <그라운드 제로>는 김지용 촬영감독(<남한산성> <밀정>)이 감독과 각본, 촬영을, 배우 마동석이 제작과 주연을 맡고 모그 음악감독과 허명행 무술감독 등 영화 스탭들이 대거 참여한 작품으로 흡사 한국 상업 액션영화의 한 대목을 보는 듯하다. 게임의 스토리와 맵이 단편 영상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배틀그라운드’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호기심을, 팬들에게는 세계관을 알아가는 즐거움을 준다.

<씨네21>은 지난해에도 게임을 닮은 영화, 영화를 닮은 게임을 소개하는 특집 기사를 준비한 바 있지만, <그라운드 제로>의 사례와 같이 올해는 매체를 넘어선 문화 콘텐츠의 융합이 훨씬 더 전방위적으로 빠르게 일어나고 있음을 실감한다. 게임 캐릭터와 스토리, 세계관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작업이 게임 업계와 영화계의 유기적인 협업을 촉진하고 있는 것이다.

게임 내 내러티브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또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겠다는 포부로 ‘펍지 유니버스’를 확장 중인 크래프톤, 영화 <신과 함께>의 제작사인 리얼라이즈픽쳐스와 협약을 맺고 조인트벤처 ‘스마일게이트리얼라이즈’를 설립한 스마일게이트, ‘넥슨 필름&텔레비전’이라는 신설 조직을 출범시킨 넥슨 등 본격적으로 IP 생태계를 구축하기 시작한 게임 회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게임과 영화의 미래를 상상해보시길 바란다.

덧붙여 독자 여러분이 ‘이것은 지면 인터뷰인가, 영상 인터뷰인가’라고 질문하게 될 새로운 연재를 이번호부터 시작한다. 오랜만에 복귀한 김혜리 편집위원이 연재를 맡은 ‘김혜리의 콘택트’로, 한달에 한번 <씨네21> 공식 유튜브 채널의 영상을 통해 대중문화예술 창작자들과의 심도 깊은 인터뷰를 소개할 예정이다. 첫화의 게스트로 초대한 <킹덤: 아신전> 김은희 작가와의 인터뷰(유튜브에는 7월 30일 공개된다)는 이번호 지면을 통해서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특색을 가진, 그리하여 이름을 부르기 난감한 콘텐츠가 더 많이 기획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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