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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잘리카투' 인도의 한 산골 마을에 물소 한 마리가 탈출했다
김철홍(평론가) 2021-07-30

물소 한 마리가 푸줏간을 탈출하는 일이 벌어지자, 평화로워 보이던 인도의 한 산골 마을이 혼란에 빠진다. 마을의 남자들은 물소 잡는 것을 빌미로 마을 내의 주도권을 쥐려는 속마음을 품고, 물소와의 싸움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들은 점점 더 노골적으로 본심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렇게 마침내 제어되지 않는 인간의 욕망이 스크린을 한가득 메운다.

인도의 정글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잘리카투>의 특징은 광기에 사로잡힌 인간 군상의 모습이 감각적인 연출을 통해 묘사된다는 점이다. 리조 조세 펠리세리 감독은 오프닝에서부터 시계 소리와 인간의 호흡을 조합한 유려한 편집으로 영화의 방향성을 선명하게 제시한 뒤, 계속해서 이국적인 음악과 숲속을 휘젓는 카메라 움직임을 통해 관객에게 새로운 감각을 체험케 만든다.

‘잘리카투’는 황소를 오래 제압하는 것으로 경쟁하는 인도 특정 지역의 전통 경기의 이름이다. 영화에는 실제 경기하는 모습은 나오지 않으나 이를 방불케 하는 지독한 에너지가 영화에 들끓는다. 소설 <마오주의자>를 원작으로 한 영화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확실하게 표현된 것은 분명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한 장면을 위하여 다른 모든 것들이 인위적으로 배치된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 부문 상영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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