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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우리' 배우 허광한, 대체 불가능한 배우가 되고 싶다
남선우 2021-09-02

<여름날 우리> 사진제공 찬란.

지난해 넷플릭스, 왓챠 등 다수의 OTT를 통해 국내에 공개되고 지금껏, <상견니>는 한국에서 가장 뜨거운 대만 드라마로 군림 중이다. 팬들이 서로를 ‘상친놈’(<상견니>에 미친 사람)이라는 격한 애칭으로 부르고, 대만 현지 방영 버전의 에피소드가 극장 개봉에 나설 정도다. 인기에 힘입어 주연배우들도 아시아 전역의 스타가 되었다. 그 선두에 아릿한 첫사랑의 얼굴로 각인된 배우 허광한이 있다. 한 시절을 가로질러 청춘을 다시 쓴 타임슬립 로맨스 <상견니> 이후 그가 택한 이야기는 시간의 직선을 정직하게 밟아가며 성장하는 <여름날 우리>. 한국영화 <너의 결혼식>(2017)을 리메이크한 이 작품에서 허광한은 배우 김영광이 선보인 캐릭터 황우연을 각색한 저우샤오치를 연기했다. 중국 개봉 시 <여름날 우리>가 역대 최고 성적으로 개봉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면서 2013년 데뷔 이래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에게 여름날의 기억을 물었다. 한국 팬들과의 만남을 고대한다는 그가 서면으로 보내온 답변을 옮긴다.

<여름날 우리> 사진제공 찬란.

-<여름날 우리>는 한국영화 <너의 결혼식>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 영화는 어떻게 봤나.

=<너의 결혼식>을 본 후 애틋하고 안타까운 감정이 들었지만, 남녀 주인공이 그런 과정을 통해 내외면적으로 성장했기에 충분히 가치 있는 관계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날 우리>의 저우샤오치는 <너의 결혼식>에서 배우 김영광이 연기한 황우연과 닮은 듯 다른 캐릭터로 완성되었다. 캐릭터를 새로 만들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나.

=<여름날 우리> 속 저우샤오치와 <너의 결혼식>의 황우연의 삶은 다르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현지화하려고 노력했다. 감독님, 각본가님과 함께 저우샤오치의 성장 배경을 구상하는 것부터 시작했고 저우샤오치의 학교생활, 의상 스타일, 성격 등 많은 부분을 이야기하며 캐릭터에 접근했다.

-2006년의 고등학생에서부터 2021년의 30대까지 15년의 세월을 연기했다. 그사이 인물의 말투가 달라지거나 목소리 톤이 변하는 등 2시간 안에 15년의 흐름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 눈에 띄었다. 드라마 <상견니>에서 다른 시간대의 두 인물을 연기했을 때가 떠오르기도 했다.

=15년이라는 시간 안에 열정적이었던 10대, 이런저런 사정으로 실의에 빠졌던 20대를 거쳐 마침내 요우용츠(장약남)의 결혼식에 가기까지의 삶이 담겨 있다. 저우샤오치의 눈빛으로 변화를 표현하고자 했다. 영화를 찍을 때 눈빛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연기했기 때문에 저우샤오치의 눈빛에서 관객이 그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눈빛을 포함해 저우샤오치의 표정과 분위기가 점점 성숙해진다는 점에서 시간의 변화가 체감된다. <여름날 우리>가 곧 사랑을 대하는 저우샤오치의 성장기이기 때문일 텐데, 그 성장이 가장 잘 표현된 장면으로 무엇을 꼽고 싶나.

=영화 후반부에 요우용츠가 남긴 반지 케이스 속 쪽지를 봤을 때 저우샤오치가 비로소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이 장면을 연기할 때 저우샤오치의 상황과 감정 속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촬영하면서 결혼식장에 있는 요우용츠를 만나서 정식으로 이별을 말해야겠다고 진심으로 느꼈던 것 같다.

-저우샤오치는 그렇게 성장하는 동안 줄곧 요우용츠만 바라본다. 저우샤오치가 그럴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며 연기했나.

=저우샤오치는 포기하지 않는 끈기를 가졌기 때문에 요우용츠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15년 동안 유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연기하면서 그의 끈기를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신경 썼다.

-감정적으로 점점 깊어지는 저우샤오치를 표현하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수영이나 중국 대륙 말투를 구사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했다고 들었다. 영화 준비 과정은 어땠는지.

=수영이나 언어적인 부분 모두 제작진이나 동료 배우들 등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많이 배우고, 연습했다. 연기하는 과정에서 무언가를 새로 배우는 건 언제나 그 자체로 기분 좋은 일이다.

-지난해 <여름날 우리>를 촬영했고, 드라마 <상견니>로 대만은 물론 아시아 전역에서 사랑받게 되었다. 특히 한국의 <상견니> 팬들은 <상견니>에 관한 소식을 직접 번역하고, 굿즈도 만드는 등 애정을 표현하고 있다. <상견니>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소감을 듣고 싶다.

=한국 관객이 <상견니>와 나를 많이 사랑해주신다는 이야기는 전해 들었다.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코로나19가 어서 종식되어 한국 관객과 직접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연기 외적으로도 다양한 활동으로 팬들을 만나고 있다. 앨범을 발매했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상견니> 이후 데뷔 이래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요즘 연기 외에 가장 마음을 쏟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촬영 이외에 자전거를 많이 타고 있다. 유기견을 위한 봉사 활동도 해왔는데, 언제나 큰 보람을 느끼기에 기회가 된다면 봉사 활동도 더 하고 싶다.

-<키키 키린: 그녀가 남긴 120가지 말>을 재밌게 읽었다고. 이 밖에도 허광한 배우에게 영감을 주는 배우가 있다면.

=영감을 주는 배우가 한정되어 있진 않고, 좋아하는 책이나 영화를 보면서 작가나 배우의 의도를 고민하며 많이 배우려 하고 있다. 미래에는 ‘허광한’이라는 고유의 색을 가진 대체 불가능한 배우가 되고 싶다. 길다고 보면 길었던 준비기간 동안 더 많이 공부하고, 운동하고, 휴식을 취하여 성장했고, 멘탈을 건강하게 유지했기 때문에 오랜 시간 꿈을 위해 달려올 수 있었다. 남은 2021년도 더 열심히 준비하고 연기력을 향상시켜 색다른 캐릭터를 선보이고 싶다. 기대해주셔서 감사하고, 새 작품도 좋아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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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찬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