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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나를 잡아줘'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처럼 보이는 영화의 깊이
이보라 2021-11-10

미츠코(노넨 레나)는 도쿄의 평범한 직장인이다. 소소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던 그는 협력사 직원인 타다(하야시 겐토)와 자주 마주치면서 점차 그를 마음에 두게 된다. 같은 동네에 사는 그들은 타다가 미츠코의 집에 들러 밥을 얻어가는 다소 괴상한 방식의 썸을 타고, 미츠코는 마음의 목소리 ‘A’에게 수시로 연애 자문을 구한다. 한편 결혼 후 로마에서 지내는 옛 친구 사츠키(하시모토 아이)를 만나러 갈 계획을 세우던 미츠코는 장거리 비행기를 탈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 문득문득 맞닥뜨리는 과거의 괴로운 기억과 예기치 못한 패닉 앞에서 그는 어지러운 나날을 보낸다.

외견상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로 보이지만, <나를 잡아줘>의 방점은 미츠코가 겪는 심리적 분투에 있다. 여성이자 말단 직원으로서 겪는 어려움도 물론 그 고충의 일면이다. 영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미츠코와 A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들은 사실상 그의 불안정한 상태를 표현하는 셈이다. 영화는 화려한 솔로의 연애 성공기라기보다 개인이 타인과의 관계를 받아들이는 지난한 과정에 관한 이야기다. 종종 급속한 편집과 뜬금없는 전개가 어설퍼 보이기도 하지만, 덜컹거리는 리듬이 오히려 유머의 매력으로 작용한다. 제33회 도쿄국제영화제 관객상 수상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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