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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의 확장성이 강점, 한국 창작 생태계의 판 키우겠다"
이주현 사진 오계옥 2021-11-12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DTC 사업부 총괄 상무 김소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사무실에선 어디로 눈길을 돌려도 디즈니의 친근한 캐릭터들과 눈을 맞출 수 있다. 미키 마우스와 인어공주, 백설공주 등 디즈니 프린세스들, <토이 스토리>의 친구들과 <스타워즈>의 R2D2까지 세대와 취향을 가로지르며 사랑받아온 캐릭터들이 손님을 반긴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의 출시 2년째 되는 날인 11월12일, 한국에서도 디즈니+가 출시됐다.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타 등 기존 디즈니의 핵심 브랜드가 보유한 방대한 콘텐츠는 물론 디즈니+만의 독점 콘텐츠까지 OTT 서비스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디즈니+ 한국 출시를 앞두고, 김소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DTC(Direct-to-Consumer) 사업부 총괄 상무를 만났다. 디즈니+만의 경쟁력과 디즈니+가 제작할 한국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 디즈니라는 브랜드에 대한 김소연 상무의 높은 자신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김소연 상무는 2007년부터 14년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에서 근무하며 소비재, 미디어, 채널 사업부를 총괄해온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전문가다.

11월12일은 디즈니+의 론칭 2주년이다. 디즈니 내부에선 2년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2년 만에 1억2천만명 가까운 글로벌 구독자가 디즈니+에 가입했으니 좋은 성과를 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아직 디즈니+가 출시되지 않은 글로벌 마켓이 더 있고, 잠재적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2019년 11월 미국을 시작으로 디즈니+가 순차 출시되고 있다. 아시아의 경우 2020년 4월 인도, 6월 일본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은 다른 아시아 나라에 비해 조금 늦게 출시되는 감이 있는데.

디즈니+ 출시를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신 것을 잘 알고 있다. 나라마다 시장의 상황이 다르기도 하고 본사의 글로벌 론칭 전략과 계획에 따라 준비하다보니 한국은 출시 2년째가 되는 특별한 날에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 기술적 문제를 포함해, 완벽히 준비해서 최대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해오고 있었다. 11월12일을 디즈니+ 데이로 정해 전사적으로 글로벌 기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 우리로선 2주년 되는 날 국내에 출시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넷플릭스가 OTT 시장을 선점한 상황이고 한국 OTT 회사들도 본격적으로 콘텐츠 제작·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디즈니+ 출시 일주일 전엔 Apple TV+도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현재의 한국 OTT 시장 상황, 잠재력은 어떻게 보고 있나.

한국에서도 최근 2~3년간 OTT 사업자가 많이 생겨났다.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치면서 디지털 서비스가 급성장했다. 그럼에도 아직 한국 시장의 잠재력은 크다고 본다. 디지털 서비스가 성숙된 나라와 비교했을 때 한국 시장은 아직까지 유료 방송에서 OTT 같은 디지털 서비스로의 전환이 더딘 편이라 할 수 있어, 성장할 여력이 꽤 있다.

디즈니에선 한국을 얼마나 중요한 시장으로 보고 있나.

엔터테인먼트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다. 디지털 서비스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콘텐츠를 즐기는 소비자들의 수준, 시장의 수준이 높아졌다. 거기에 K팝과 K드라마까지, 콘텐츠 측면에서 한국은 굉장히 앞서가는 나라다. 그래서 한국의 반응에 관심이 많다. 예를 들면 마블이나 디즈니에서 만들어진 주요 텐트폴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본사에선 한국의 박스오피스 성적에 관심을 기울인다. 인구 대비, 나라 크기 대비 마블이나 디즈니 영화의 박스오피스 성적이 톱3, 톱5 안에 들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사이즈로만 보면 큰 시장이 아닐 수 있지만, 한국은 중요한 사인을 이야기해주는 시장이고 의미 있는 시장이다.

디즈니+의 이용요금과 서비스를 보면 월 9900원, 연간 9만9천원으로 4개 계정, 7개 프로필, 10개 모바일 기기 다운로드 등이 가능하다. 경쟁력 있는 가격과 서비스를 선보인다.

우리의 목표는 많은 사람들이 쉽고 편하게 본인이 원할 때 디즈니+의 콘텐츠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제공하는 서비스의 퀄리티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이라 생각하는데, 디즈니+가 시장에 선구자적으로 뛰어든 게 아니고 경쟁이 심한 시장에 뛰어드는 상황이어서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고 봤다. 기본적으로 디즈니의 글로벌 정책에 따라 책정된 가격과 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가격 외에 디즈니+가 가진 강력한 경쟁력은 무엇인가.

첫 번째는 막강한 브랜드 파워다. 디즈니는 수많은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데, 그 하나하나가 모두 강력하다.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타 브랜드까지, 지금까지 쌓여온 상당한 양의 주옥같은 콘텐츠들이 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시리즈와 영화가 나올 테고 그 작품들 또한 디즈니+에서 볼 수 있다. 콘텐츠와 브랜드 차원에선 확실한 자신감이 있다. 두 번째로 디즈니+의 콘텐츠는 전 연령을 커버할 수 있다. 어린아이부터 나이 드신 분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는 것도 우리의 강점이다. 디즈니 콘텐츠의 특징을 음식으로 표현하면 MSG가 많이 첨가되지 않은 음식, 건강한 맛인데 질리지 않는 음식이 아닌가 생각한다. 스토리텔링 능력에 있어서는 우리를 따라올 수 있는 곳이 없지 않을까. OTT 서비스의 중심은 콘텐츠인데, 강력한 브랜드 파워가 콘텐츠를 받쳐주고 있고 거기에 전 연령을 아우르는 방대한 양의 콘텐츠가 있으며 가격까지 경쟁력이 있으니 가입할 이유는 많다. (웃음)

지난 10월14일, 에이팩(APAC) 콘텐츠 쇼케이스에서 한국 콘텐츠 7편을 공개했다. 드라마, 예능, 다큐멘터리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포함하고 있는데, 디즈니+가 앞으로 투자할 한국 콘텐츠의 방향성도 궁금하다.

특정한 방향성이나 조건을 정해놓진 않았다. 많은 분들이 재밌게 볼 수 있고 좋아할 작품이 있다면 우리는 언제든 열려 있다. 이런 건 되고 저런 건 안되고 하는 건 없다. 엔터테이닝한 콘텐츠면 된다. 그게 성인을 타깃으로 하는 범죄 스릴러물이든, 로맨틱 코미디든, 예능이든 좋은 스토리와 훌륭한 크리에이터, 좋은 배우들까지 모든 요소가 딱 맞아떨어져서 이건 진짜 재밌는 작품이겠다 싶으면 얼마든지 협업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럴 의지가 있다.

예를 들어 <킹덤> <오징어 게임>의 경우 넷플릭스의 과감한 선택과 투자가 있었기에 만들어진 작품이다. 디즈니+는 한국 콘텐츠에 얼마나 과감하게 투자할 계획인가.

투자는 얼마든지 공격적으로 할 수 있다. 본사에서도 아시아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고, 그만큼 아시아 시장이 잘하고 있고, 그중 한국이 특출나게 잘하고 있다. 이건 누가 봐도 막강한 작품이다 싶으면 공격적으로 큰 투자를 할 수 있고, 본사의 뜻도 그렇다. 투자 편수 또한 정하지 않았지만, 매년 의미 있는 숫자의 작품을 선보일 생각이다. 그리고 그 수는 점점 증가하지 않을까 싶다.

한국 창작자들과의 상생, 동반성장도 강조하고 있다.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같이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현지에서 콘텐츠 제작을 많이 할 것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부수적 기회가 생겨날 것이다. 자연스럽게 콘텐츠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는 부분이 생길 것이다. 시장의 파이가 커진다고 해야 할까. 우리는 타 OTT를 경쟁자라고 생각하기보다, 그들과 같이 판을 키워가야 하고 같이 성장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에이팩 콘텐츠 쇼케이스에서 루크 강 아태지역 총괄 사장이 크리에이티브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얘기했는데, 에이팩의 우수한 콘텐츠 제작자들과 디즈니 스튜디오의 유명 감독 및 크리에이터들을 연결해 노하우와 경험을 나누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한국 콘텐츠의 흥행 수익을 해외에서 가져가는 상황에 대한 반발 심리도 생겨나고 있다. 로컬 창작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말과 관련해, 디즈니+는 어떤 식으로 이런 문제들에 대처할 계획인가.

콘텐츠의 경우 결과에 대한 예측이 힘든 비즈니스다. 여러 과정을 겪으면서 하나씩 바꿔나갈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들 입장에선 ‘내게는 이런 권리가 필요하겠구나’를 알게 되고, 새로운 조건으로 서로가 협상하면 된다. 어느 한쪽이 다 내주는 방식은 될 수 없다. 계약의 조건이나 협업의 모델도 점점 발전할 것이다.

디즈니+가 콘텐츠 제작자, 창작자들에게 줄 수 있는 차별화된 매력은 뭔가. 그들이 디즈니+와 협업하고 싶어 할 만한 이유를 제공해야 할 텐데.

지나친 자신감으로 비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콘텐츠에 디즈니라는 브랜드가 붙는 것 자체가 큰 매력이라고 본다. 디즈니의 콘텐츠가 되는 순간 얻게 되는 특별한 힘이 있다. 많은 분들이 재밌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디즈니가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고, 노하우와 역량을 공유할 것이다. 글로벌 유통과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디즈니만이 가진 차별점, 디즈니 디퍼런스는 콘텐츠가 만들어지면 제작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디즈니 내 여러 사업팀이 달라붙어 관련 제품 출시며 디즈니 파크며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 확장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콘텐츠의 확장, 그게 디즈니에선 가능하다.

디즈니+의 한국에서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일상에서 무조건 잠깐이라도 봐야 하는 콘텐츠, 잠깐이라도 보고 싶은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것이다. 무조건 있어야 하는 필수적 앱, 머스트해브 서비스가 되는 것이다. 당연하지만 업계 최고가 되는 게 목표다.

디즈니+에서만 볼 수 있고, 디즈니+에서 봐야 할 추천작을 꼽아준다면.

회사 차원의 전략적 추천작과 개인적 추천작으로 나눠서 말씀드리면, 전자는 마블 작품들이다. 디즈니+에서만 공개되는 마블의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이 굉장히 좋다. <완다비전> <팔콘과 윈터 솔져> <로키>는 11월12일에 바로 볼 수 있고, 12월에 공개되는 신규 시리즈 <호크아이>도 기대해달라. 상당한 투자가 이루어진 작품들이라 퀄리티가 대단하다. 개인적으로는 <만달로리안>을 추천한다. 한국은 <스타워즈> 시장이 크지 않지만, <만달로리안>은 <스타워즈> 팬이 아니어도, 그 세계관을 몰라도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만달로리안>이 처음 공개됐을 때 해외에서의 반응도 엄청났다. 고백하자면 <스타워즈>의 팬은 아니지만, <만달로리안>만큼은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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