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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U의 영화, 드라마가 공유하는 설정들
김현수 2021-12-23

‘블립’ 이후의 MCU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지구 인구 절반이 사라졌다가 5년 만에 과거 모습 그대로 돌아온 ‘인피니티 워’의 후폭풍은 이후 ‘블립’이라 명명되어 전 지구적 재난 상황으로 다뤄진다. MCU 페이즈3의 마지막 영화인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 첫 등장한 이후 페이즈4 시기의 모든 영화, 드라마들이(과거를 다룬 <블랙 위도우> 제외>) 이를 중요한 소재로 다루고 있다. 피터 파커가 멀티버스의 혼란을 막게 되는 그 시기의 지구에는 <완다비전>의 완다, <팔콘과 윈터 솔져>의 샘과 버키, <블랙 위도우>의 옐레나,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의 샹치, <호크아이>의 클린트와 케이트가 활약 중이다. 뉴욕의 스타크 타워는 누군가에게 매각되었고 브로드웨이에서는 1대 캡틴 아메리카를 기리는 뮤지컬 <로저스>가 장기 상영 중이다. 자유의여신상은 횃불 대신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를 들고 있다. <팔콘과 윈터 솔져>에서는 블립으로 인해 벌어진 각종 재난 상황과 난민들을 지원하는 국제기구 국제귀환위원회(Global Repatriation Council)가 등장하는데 MCU 내 민간인이 처한 재난이 너무나 끔찍하기 때문이다. 5년 동안 빈집에 들어가 살던 사람들, 가족이 죽은 줄 알고 재혼 등 새로운 출발을 한 이들, 기업의 고용 승계 문제 등 각종 법적, 행정적 문제가 넘쳐나고 기존 시스템에 반하는 무정부주의 세력도 생겨난다. 범죄자들은 ‘마드리푸어’라는 새로운 가상 도시를 기반으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뉴욕 시민 중에는 피터 파커보다 미스테리오를 열렬히 지지하는 이들도 많다. 영화 밖의 현실 세계가 처한 환경 문제, 난민 문제, SNS와 유튜브를 통한 가짜 뉴스 문제 등이 MCU 내에서도 그대로 벌어지는 듯 기시감이 느껴진다.

<완다비전>

<팔콘과 윈터 솔져>

이제 슈퍼히어로들은 우주에서 쳐들어오는 상상을 초월하는 힘으로부터 지구를 지켜야 하는 반면, <어벤져스> 이후 뉴욕 사태를 트라우마로 여기고 사는 사람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이후 생겨난 소코비아 난민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지구상의 각종 사회문제에 맞서 지구의 질서도 지켜내야 한다. 새로운 2대 ‘어벤져스’가 공식적으로 등장할지, 향후 멀티버스 세계관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등은 알 수 없으나,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뉴욕의 친절한 이웃 피터 파커 입장에서 할 일이 늘어났다는 것만은 확신할 수 있다. 참고로 최근 톰 홀랜드가 언론과의 인터뷰 도중 스타크 타워가 누구에게 매각되었는지 알고 있다는 식의 발언을 했는데 이 또한 향후 피터 파커의 행보에 영향을 줄 것 같다. 아무튼 마블 스튜디오는 이 블립을 지난 10년의 MCU 역사, 즉 인피니티 사가를 정리하는 쉼표이자, 미래를 향한 새로운 ‘메시지’로 지정한 것 같다.

<호크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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