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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여자?’ ‘좋은 여자?’ <윈드미어 부인의 부채>라는 원제목이 있건만 굳이 타자의 시선이 개입된 제목을 붙인 용기가 가상하다. <굿 우먼>엔 오스카 와일드의 원작 외에 흥미로운 텍스트가 하나 더 있다. 1925년에 에른스트 루비치가 연출한 <윈드미어 부인의 부채>가 그것인데, 와일드의 데카당스한 세계가 루비치의 영화와 더없이 어울리니 좋은 비교 대상이다. 런던에서 벌어지는 루비치 버전은 얼린 부인과 메그 윈드미어의 관계를 시작부터 까발리지만 극의 긴장감을 끝까지 밀고 가는 기교가 놀랍다. 이탈리아가 배경인 <굿 우먼>은 80년 전 루비치 버전보다 오히려 고리타분하다. 비밀을 숨기려는 노력이 안쓰러울 지경이어서 만약 와일드가 살아 있다면 손수 각색하겠다고 덤빌 판이다. 더욱 비열하고 더욱 순진하며 더욱 심각한데다 더욱 우아하고 유쾌한 루비치 버전에 손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다. 배우들의 얼굴에서 도저히 1930년대의 느낌이 살아나지 않
에른스트 루비치가 생각나는 이유, <굿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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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루카스가 자신의 영화 <스타워즈>를 TV 시리즈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100편의 에피소드로 예정된 이 시리즈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2005)에서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1977)의 공백기를 다룰 예정. 프로듀서인 릭 맥컬럼은 “조지 루카스가 승낙을 해주어서 무척 흥분해 있다. 이것이야말로 모든 스타워즈 팬들이 꿈꾸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몇몇 배우들을 제외하고 영화판과는 전혀 다른 캐스팅으로 제작될 <스타워즈> TV 시리즈는 내년부터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스타워즈> 100부작 TV 시리즈로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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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소니일렉트로닉스가 16일, 블루레이 디스크 재생 전용기 ‘BDP-S1’을 오는 7월 북미지역에 발매한다고 발표했다. 가격은 1,000달러. 북미지역 외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출시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BDP-S1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2006 인터내셔널 CES에서 첫 선을 보인 제품으로, 1080p의 풀 HD 영상 구현과 기존 DVD 영상을 업스케일하는 기능, 차세대 HDMI의 탑재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경쟁사인 도시바의 저가형 HD DVD 플레이어가 499.99달러에 책정된 것을 상기시키며, BDP-S1이 가격 면에서 불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니, 블루레이 플레이어 7월 북미지역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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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쉬보. 짙은색 머리에 열정적인 눈빛의 청년이었던 그는 장 뤽 고다르의 <작은 병정>에서 건방진 목소리로 말했다. “남자는 나이가 들수록 멋있어지지만 여자는 아냐”라고. 그러나 이후 <쥴 앤 짐>에서의 내레이션을 제외하면 그는 우리에게 잊혀진 존재였다. 쉬보를 다시 불러낸 건 클레르 드니였다. 그는 희끗희끗한 머리의 남자로 변해 <훌륭한 직업>에 등장했고, 드니는 이어 <침입자>의 주인공으로 쉬보를 택했다. 쉬보와 <침입자>의 주인공은 비슷하다. 실제로 배우가 아닌 모종의 직업에서 은퇴한 뒤 부유한 생활을 영위하는 쉬보에게서 모든 뒷배경이 가려진 건장한 체격의 노인 분위기가 느껴진다(<작은 병정>에서 쉬보의 역할이 정보기관원이었으니 그가 노인이 되었다면 딱 루이가 아니겠는가). 심장이 좋지 않은 루이는 스위스 은행에서 거액을 찾고, (어디에선가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뒤) 부산에서 배를 구입해 남태평양의 섬으로 향한다
[해외타이틀] 클레르 드니의 경계와 침입으로의 여행, <침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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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우> DVD의 기상다큐멘터리는 영화 속 기상대이변이 이미 다양한 징조를 통해 구체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명한 학자들이 등장하여 제대로 힘주어 만든 이 작품은 영화 속 홍수나 혹한이 한순간에 폭발적으로 터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물론 현실에서는 빨라야 10년쯤 걸리겠지만 영화를 그냥 ‘뻥’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바다를 헤엄쳐 건너던 북극곰이 익사했다는 소식과 같은 지구온난화의 증거를 뉴스난의 한구석에서 매일같이 본다.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극지방의 얼음을 보여주는 장면. 투명한 얼음의 미세한 기포 속에는 1만년 전의 공기가 보존되어 있다.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신비롭고 매혹적이지만 이 공기의 분석 결과가 경고하는 미래는 이미 <투모로우>를 통해 간접체험을 한 터. 이윽고 다큐멘터리는 이같은 파국의 모든 징조를 알고 있으면서도 개선 노력을 하지 않는 일부 선진국의 정치인들을 향해 포문을 돌린다. 도쿄 의정서에 서
[서플먼트] 기상대이변은 이미 시작됐다, <투모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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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거나 만화를 보다보면 귓가에 BGM이 흐르는 듯한 착각에 빠질 때가 있다. 야가미 유의 <고-웨스트!>도 그런 작품 중 하나이다. 책을 펼치는 순간 펫 숍 보이즈의 <고 웨스트>가 등 뒤에서 쾅쾅 울려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강약없는 선이 그려내는 시원한 서부의 풍광, 빠른 호흡으로 끊임없이 터지는 사건·사고들 그리고 꼬여 있지 않고 거침없는 캐릭터들이 어우러져 펫 숍 보이즈의 시원한 노래와 함께 한바탕 소동극을 만든다.
주인공 나오미는 영국에서 자란 일본인 고아 소녀. 부모가 신대륙의 서부에 있다는 단서 하나만 가지고 신대륙으로 찾아온다. 하지만 열여덟 소녀가 혼자 여행하기에 서부는 만만한 곳이 아니다. 여기저기서 비정하고 이유없는 총격전이 난무하고, 때로는 사막이 때로는 백인 카우보이를 증오하는 인디언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는다. 그런 나오미의 길을 만들어주는 것은 서쪽만을 향해 전진하는 말 ‘레드’, 그리고 나오미의 오빠라고 우기는 흑인이며 현상
서부시대 가족의 탄생, <고-웨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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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우리는 또 다른 히치콕 책을 필요로 하는가? 최근 들어 서구의 영화 관련자들은, 그렇지 않아도 이미 많은 책들로 빼곡이 채워져 있는 히치콕 서가에 또 한권의 책이 추가될 때마다 그렇게 자문하곤 한다. 히치콕은 영화 자체를 정의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혹은 단연코 영화사상 가장 유명한 영화감독이었기 때문에, 영화 서적의 주제로 가장 많이 다뤄진 인물이 되기도 했던 것이다. 여전히 영화서적 출판이 활발하다고는 할 수 없는 국내의 경우를 서구의 경우와 비교하는 것이 무리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도 히치콕에 대한 인터뷰집, 전기, 비평서를 몇종 가지고 있기에 <히치콕>이란 제목을 단 책이 새로 나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같은 질문이 저도 모르게 튀어나올지도 모른다. 히치콕 책이 또 필요하단 말인가? 이에 대해 패트릭 맥길리건이 쓴 책은 긍정적인 대답을 마련해놓는다.
오해를 막기 위해서 먼저 지적하자면, 맥길리건의 <히치콕>은 히치콕이 스크린 위에
인간 히치콕에 대하여, <히치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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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임기 5년은 너무 길다.” 노무현 대통령의 말이다. 물론 4년 중임제 개헌을 염두에 둔 발언이겠지만, 이 말을 들으니 짓궂은 생각이 든다. 임기 5년이 길다고? 그래, 그게 또한 국민이 느끼는 바이기도 하다. 민심과 동떨어진 대통령이 오랜만에 국민의 심정을 제대로 대변했다. 되지도 않는 개혁에 피곤함만 늘어가고, 정말 정권을 교체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하지만 문제는 그 권력을 넘겨줄 대상이 없다는 데에 있다.
당장 떠오르는 것은 한나라당인데, 이들에게 권력을 줬다가는 나라가 결딴날 게다. 골프장 경비원을 폭행한 김태환 의원, 기업인들에게 맥주병을 던진 곽성문 의원, 동료 의원에게 맥주를 끼얹은 박계동 의원, 술집 여주인에게 모욕적인 폭언을 한 주성영 의원, 국회의장실에 술을 반입하고 의장실 여비서들에게 폭언을 한 이규택, 임인배 의원. 거기에 <동아일보> 여기자를 성추행한 최연희 의원. 이게 어디 정당인가? 조폭이지.
공주를 대표로 모시다 보니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박다르크와 흑기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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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염께서 발작하시어 토사곽란이 찾아왔다. 온 세상이 허연 게, 눈앞에 뵈는 게 없다. 대엿새 지루하게 몸을 추스르고 나니 이번엔 감기님이 방문했다. 기침이 가슴을 치자 몸뚱이가 하늘로 솟아오를 듯하고, 눈과 목을 불태우는 작열감에 더욱 뵈는 게 없어졌다.
학생이었을 때는 아프면 고마웠다. ‘이 컨디션 유지하면 학교 안 가도 되겠지.’ 학교로 전화를 해주시는 어머니가 그렇게 든든할 수 없었다. 하지만 다 지난 일이다. 회사의 녹을 받는 지금, 아프면 나만 손해, 인생만 괴로워질 뿐이다.
열심히 ‘나만 손해’ 생활을 하는 중에 덜컥 제임스 브라운의 공연 날이 됐다. 세개의 자아가 혼돈의 도가니에서 불탄다. 폭주하는 기침에 시달리는 것이 하나요, 정신없이 회사 일을 하고 있는 게 또 하나요, 이래서야 30분은 족히 늦겠다고 불안해하는 게 마지막 하나다. ‘공연 간다고 일 팽개치면 욕 듣는다. 1개 할 거 2개 해놓고 가.’ ‘융통성 없는 년, 30분이나 늦을 거냐? 동행도 길바닥에 기
[오픈칼럼] 최고의 처방은 음악과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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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의 FBI 폭력범죄 전담반이라는 설정, 연쇄살인과 아동학대 등 엽기적인 범죄들, 저마다의 사연을 지니고 있는 주인공 등 <인사이드>는 다른 수사물과 별다를 게 없다. 증거 자체에 주력하는 <C.S.I.>나, 수사와 법정극이 절반씩 펼쳐지는 <로 앤 오더>처럼 가시적으로 보이는 변별점이 없는 것이다. 굳이 찾아내자면 엽기의 강도가 좀 세고, 제목 그대로 ‘인사이드’에 집중한다는 것. 하지만 그게 바로, <인사이드>의 매력이다. 내면의 극단적인 악을 드러낸다는 것.
연쇄살인범을 쫓던 전담반의 프로파일러가 얼굴 가죽이 벗겨진 시체로 발견되고, 후임으로 신참인 레베카가 온다. 팀원들이 레베카의 이력을 조사하자, 놀라운 사실이 드러난다. 레베카는 어린 시절 한 남자에게 유괴되어 몇년간 감금되었다가 자력으로 탈출했던 희생자였다. 레베카에게 각인된 트라우마는, 레베카가 범인들의 이력을 분석하고 행동을 예측하는 프로파일링에 탁월한 통찰력을 가져다준다
[B딱하게 보기] 인간이라는 괴물의 심연을 보다,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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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우화 중에 <개미와 베짱이>라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개미가 여름에 열심히 일하는 동안 베짱이는 노래를 부르며 일하는 개미들을 조롱한다. “어이, 개미들. 여름에 겨울 준비를 하다니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냐?” 작가가 된 뒤 이 이야기를 다시 보니 생각보다 꽤나 섬뜩하다. 개미들은 겨울이 되어 밥을 구걸하는 베짱이를 냉정하게 거절하고 심지어 공격하기까지 한다. “우리가 열심히 일할 때 당신은 뭘 했나요?” 그리곤 끝내 밥을 안 준다(그럴 수가!).
얼마 전 ‘쌀과 영화’라는 행사가 열렸다고 한다. 쌀과 영화는 언뜻 보기에도 잘 어울리는 단어가 아니다. 한여름 뙤약볕에서 일하는 전형적인 개미인 농민과 자신의 재능을 가지고 ‘노는’ 영화인들의 만남이었기 때문이다.
2006년 스크린쿼터 투쟁의 난점은 “왜 한국영화를 봐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설득력있는 대답이 준비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신토불이식의 민족주의는 적어도 먹고사는 문제에 관해서는 이제 약발이
[이창] 개미와 베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