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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주인공 제니에게 반하는 건 시간문제다. 마찬가지로 젊은 영국 여배우 캐리 멀리건에게 반하는 것도 시간문제다(그녀와 데이트 중인 샤이어 라버프도 그랬을 거다). 멀리건은 캐릭터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놀라운 재능을 지녔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일찍 깨달았기 때문일까. “연기 말고는 하고 싶은 게 없었어요. 10대 땐 뮤지컬 극단에 들어갈 생각만 했죠. 2년 동안 ‘레 미제라블’ 티셔츠만 입고 돌아다녔을 정도라니까요.”
<교육>의 열여섯 제니에게 설득력을 부여하는 것도 멀리건의 연기다. 제니는 띠동갑도 넘는 아저씨 데이비드(피터 사스가드)와 사랑에 빠진다. 둘의 첫 만남을 그린 장면이 압권인데, 첼로 가방을 들고 비를 맞으며 걷는 제니에게 값비싼 자동차 브리스톨을 몰고 가던 데이비드가 작업을 건다. 1960년대 영국 중산층 집안의 딸이면서, 프랑스 문화를 동경하고, 옥스퍼드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꿈인 영민한 소녀의 심리가 이 한 장면에 압축된다. 이후
[캐리 멀리건] 단숨에 사로잡힌 마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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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켄드릭은 <인 디 에어>에서 주인공 라이언 빙햄의 후배인 나탈리 키너를 연기했다. 그는 입사와 동시에 출장 대신 화상통화로 해고를 통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안하면서 파견생활을 사랑하는 라이언에게 악몽을 안겨준다. 라이언을 연기한 조지 클루니와 부딪치는 장면에서 안나 켄드릭의 연기는 마치 키를 늘였다 줄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자신만만한 미소로 제안을 설명하는 첫 등장에서 실제 155cm의 키를 가진 그녀는 180cm가 넘는 조지 클루니를 압도한다. 하지만 나탈리가 약혼남에게 이별통보를 받았다며 라이언의 품에 안겨 울 때, 그녀는 꼭 징징거리는 막내 여동생처럼 보인다.
안나 켄드릭은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 벨라의 친구인 제시카를 연기한 배우로 알려져 있다. 그녀가 <트와일라잇>의 스타들 가운데 처음으로 레드 카펫을 밟게 되리라는 건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영화예매 사이트인 ‘판당고’는 “<트와일라잇&g
[안나 켄드릭] 작은 거인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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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라이트먼의 트위터에 직접 물어봤다.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기분이 어떤가. 놀랍게도 그는 약 20시간 뒤 답변을 달아줬다. “<주노>로 아카데미 후보에 올랐을 때, 아버지가 오스카 부스에 전시될 내 사진을 찍어주셨다. 이번에는 사진 속에서 우리가 서로의 옆에 서 있게 됐다.” 그의 아버지는 <고스트 버스터즈> <유치원에 간 사나이> 등을 연출한 아이반 라이트먼 감독이다. 그리고 <인 디 에어>는 이들이 처음으로 공동 제작한 영화다. 덕분에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도 부자의 이름이 함께 올랐다. 말하자면 제이슨 라이트먼의 <인 디 에어>는 아버지에게 바치는 일종의 효도선물이다. 만약 <인 디 에어>가 작품상을 수상한다면 이들은 소감을 함께 말한 첫 번째 부자로 아카데미 트리비아에 기록될 것이다.
혹자는 그를 부모 잘 만난 운 좋은 아들로 볼 것이다(엄마인 주느비에브 로베르 역시 영화감독이었다). 본인도 아버지의 도
[제이슨 라이트먼] 코미디로 세상의 빛을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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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배우의 귀환이다. 제프 브리지스의 <크레이지 하트>는 지난해 미키 루크의 <더 레슬러>와 많이 닮아 있는 영화로 점점 사라져가는 미국의 컨트리음악에 대한 향수와 늙어가는 뮤지션의 모습을 담은 독립영화이다. 컨트리뮤직텔레비전에서 제작했지만 한동안 극장 배급 자체가 불확실해 보이던 <크레이지 하트>는 지난해 가을 극적으로 폭스 서치라이트를 통해 배급망을 확보한 뒤, 제프 브리지스의 연기에 대한 찬사를 바탕으로 소리소문없이 제작비 700만달러를 회수했다. 그리고 3월 오스카 수상식을 앞둔 지금 한창 달아오른 <크레이지 하트>에 대한 관심은 제프 브리지스의 첫 오스카 수상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제프 브리지스는 배우 로이드 브리지스의 아들이자 보 브리지스의 동생으로 그야말로 할리우드 배우 집안에서 자라났다. 71년 데뷔작 <라스트 픽처쇼>로 오스카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며 화려하게 할리우드에 진출한 그는 74년작 <대도적&g
[제프 브리지스] 유쾌한 완벽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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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라 불럭과 가장 안 어울리는 단어를 말하라면 그건 바로 ‘엄마’다. 그녀의 올해 나이 45살. 이미 엄마가 되었어도 한참 전에 되었을 나이지만, 여전히 불럭은 잘 짜여진 가족의 일원이기보다 이제 막 둘이 되려는 독신녀의 모습이 더 잘 어울린다. ‘도시 여자’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세련된 얼굴과 차분한 목소리, 오피스룩을 위해 태어난 듯한 몸매가 이러한 이미지 조성에 기여했음은 물론이다. 어찌됐든 ‘제대로 교육받고 곱게 자라난 중산층 전문직 여성’이 바로 샌드라 불럭에게 관객이 기대하는 모습이며, 그녀 역시 이러한 이미지를 반복·변주함으로써 로맨틱코미디 장르 안에서 자신의 영역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이른바 ‘오피스 로맨스의 여왕’이라고나 할까. 사회의식 투철한 환경전문변호사 역을 맡아 철없는 부동산 재벌(휴 그랜트)과 사랑에 빠지는 <투 윅스 노티스>, 워커홀릭에 한 성격 하는 노처녀로 등장해 연하남 부하직원(라이언 레이놀스)에게 길들여지는 <프로포즈>가
[샌드라 불럭] 로맨틱코미디의 갑옷을 벗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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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엔 악역만한 것도 없다’는 명제를 제레미 레너 앞에서는 살짝 치워야 할 것 같다. 물론 어떤 면에서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15년의 연기 생활 동안 그를 알린 건 악당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미치광이 살인마 제프리 다머(<다머>(2002))를, S.W.A.T. 특공대를 곤경에 빠트린 훼방꾼 브라이언 겜블(<S.W.A.T. 특수기동대>(2003))을, 그리고 세기의 암살자 제시 제임스의 난폭한 사촌형제였던 우드 하이트(<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2007))를 통해 제레미 레너는 자신의 이름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켰다. 이는 지난해에 <허트 로커>에서 이라크 전쟁 중 폭탄 제거라는 위험천만한 임무를 맡은 제임스로 출연하기 전까지 유효했다. 전쟁의 광기 속에서 인간성을 유지하려는 강인한 의지를 실감나게 표현하면서 제레미 레너는 그간 구축한 악당 이미지를 한방에 뒤집어엎었기 때문이다.
그간의 단면적인 캐릭터 연
[제레미 레너] 냉정과 불안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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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린 비글로는 오랜만에 역작을, 아니 일생일대의 걸작을 만들었다. 그러나 죄송하게도 제임스 카메론 이야기를 먼저 좀 하고 넘어가야겠다. 캐스린 비글로는 1989년부터 91년까지 제임스 카메론의 두 번째 부인이었다. 그의 첫 번째 부인은 <터미네이터> <에이리언2> 등의 블록버스터를 제작한 80년대의 거물 제작자 게일 앤 허드, 세 번째 부인은 카메론이 창조한 여전사 린다 해밀턴이다. 이쯤되면 카메론이 여전사 혹은 여장부에 끌리는 타입 혹은 현실에서도 리플리와 살고 싶어 하는 남자라고 유추할 수 있겠다. 한편 린다 해밀턴은 이렇게 말했다. “카메론은 결혼을 해서는 안되는 남자다. 그는 결혼생활이라는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도 카메론과 비글로는 여전히 돈독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다. 이혼 5년 뒤에 카메론은 비글로의 <스트레인지 데이즈>의 각본을 쓰고 제작에 참여한 적도 있다. 그러나 카메론은 비글로가 일생의 걸작을 들고 자신의 오스카를 노릴
[캐스린 비글로] 지칠 줄 모르는 액션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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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the Oscar goes to…. 오스카 시상식을 그다지 즐겨보지 않거나, 별 관심없거나, 오스카는 미 제국주의 할리우드 노름꾼들의 자화자찬 집안잔치에 불과하다고 여기는 사람이라도, 이 문장 앞에서는 잠시 숨을 죽이게 됩니다. 그리고 터져나오는 환희와 탄식. 올해로 82살을 맞이한 오스카 시상식이 오는 3월7일 마침내 수상자들을 발표합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오스카의 금빛 대머리를 손에 쥔 사람들만이 우승자는 아닙니다. 우리모두 알다시피 오스카는 종종 잘못된 후보에게 상을 건네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니까요. 여기에 있는 리스트는 수상 가능성과는 상관없이 <씨네21>이 진심으로 소개하고픈 올해 오스카의 주인공들입니다. 그들은 오랜만에 재기한 노장이거나, 추락하는 경력을 뚝심으로 부활시킨 여장부들이거나, 뒤늦게 빛을 본 중고 신인이거나, 혹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천재적 신예이기도 합니다.
※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부문 후보작
작품상
<아바타>
수상자만 기억하는 더러운 오스카, 그래도 기억해야할 대단한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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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대단하다. 급속한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어지간해서는 한강도 잘 얼지 않고, 동해 바다에는 우리나라산 명태가 씨가 말라 오징어들만 가득 차고 있다는데, 올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은 역대 최고의 성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쇼트트랙의 이정수, 스피드스케이팅의 모태범과 이상화가 금메달을 따내면서 현재로선 종합 2위라는(잠깐이나마 1위도) 믿기 힘든 결과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아직 중반이라 최종 순위는 뒤바뀌겠지만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에서 또 다른 메달이 기대되고 있으니 역대 최고성적은 무난해 보인다. 영화 <국가대표>로 톡톡한 마케팅 효과를 누린 스키점프와 TV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박명수의 눈물로 감동을 줬던 봅슬레이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이처럼 동계스포츠는 하계올림픽과 월드컵만큼 이제 막 대중 속으로 깊이 스며들고 있는 중이다. 영화 같은 소식을 매일 전해주고 있는, 그러니까 영화와 현실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놀라운 결과를 얻어내고 있는
이규혁 스토리, <국가대표2>로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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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좀비>가 나타났다. 어디선가 갑작스럽게 출몰한 이 영화는 일종의 ‘물건’으로 알려졌다. 알고 보니 영화보다는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더 물건이다. 오영두, 장윤정, 류훈, 홍영근, 영화제작집단 키노망고스틴의 멤버인 이들은 땀과 아이디어와 함께 일하는 즐거움이라는 준비물만으로 주목받는 한 편의 장르영화를 만들어냈다. 그들은 어떻게 이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영화 <이웃집 좀비>의 악전고투, 명랑쾌활한 제작의 과정들을 들어보자.
유쾌하고 재기 발랄한 옴니버스영화 한편이 나왔다는 소문이 심심찮게 들려왔다. 제작 조건상 쉽게 만들기 어려운 좀비영화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초저예산에 한정된 공간에서 소수의 인원으로 촬영되었는데 그걸 극복하는 아이디어가 빛난다는 평도 덧붙여졌다. 영화제를 거치며 소문이 퍼졌고 개봉까지 성사됐다. 영화를 보고 나니 이걸 만든 사람들이 더 궁금해졌는데, 이 앙증맞은 좀비영화의 배후에는 오영두(36), 장윤정(37), 류
별난 놈, 웃긴 놈, 무모한 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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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봇 부자 관계는 햄릿에서 빌려왔다”
제작자 겸 늑대인간 연기한 베니치오 델 토로
-집에 늑대인간 피겨를 전시해놓을 만큼 <울프맨>의 오랜 팬이라고 들었다.
=어린 시절부터 유니버설이 1940~50년대에 만든 호러영화들을 좋아했다. <드라큘라>를 TV로 보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던 것을 아직 잊지 못한다. 호러영화를 보면서 단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공포감을 그때 처음 느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나는 보리스 카를로프, 론 채니 주니어 등이 출연한 작품들에 폭 빠져 지냈던 것 같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킹콩> <미라> 같은.
-당신은 이 영화의 제작자이기도 하다. 원작과 비교했을 때 플롯에는 어떤 변화를 주었나.
=기본 뼈대는 시나리오작가 앤드루 케빈워커가 만들었다. 데이비드 셸프가 최종 작업을 했고. 내가 관여한 부분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는 원작의 이야기를 많이 바꾸지 않는 선에서 변화를 주었다. 시대 배경이
런던에서 만난 <울프맨>의 베니치오 델 토로와 에밀리 블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