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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호반이 들썩일 때가 됐다. 제4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오는 8월14일부터 19일까지 제천시 일대를 음표들로 수놓는다. 그동안 맑은 물과 풍광, 바람 좋은 도시라는 제천의 특징을 휴양영화제라는 컨셉으로 살린 제천영화제는 올해 경쟁영화 부문을 도입해 새로운 도약을 시도한다. 무엇보다 도약의 발판은 다소 모호한 음악영화란 개념을 하나의 장르로 구축하는 것이다. 전세계 32개국에서 날아온 82편의 상영작 또한 그런 맥락에서 관객에게 소개될 작품들이다. 아무런 이유없이 무작정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의 이야기부터 실존한 뮤지션을 추억하고 회고하는 작품, 음악을 통한 경이로운 만남, 그리고 고전 할리우드 뮤지컬영화를 테마로 한 특별전까지 제천을 찾아갈 여러 영화들을 소개했다. 아울러 고환율, 고유가 시대를 맞아 제천영화제로 휴가를 떠날 이들을 위한 친절한 가이드도 덧붙인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스크린, 음표로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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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에서 백만장자 브루스 웨인과 고담시를 지키는 배트맨을 연기한 크리스천 베일은,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를 한 얼굴에 담고 있는 배우다. <로렐 캐년>(2002), <하쉬 타임즈>(2005)에서처럼 일상적인 인물을 연기한 적도 있지만, 관객은 감정을 포기한 집행인(<이퀼리브리엄>)이나 불면증으로 환각을 보는 기계공(<머시니스트>), 인정받지 못하는 영웅(<배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과 같은 극단적인 역할들로 그를 기억한다. “틀에 박힌 배우가 되지 않으려고 하지만, 내가 연기한 캐릭터들에서 공통점이 발견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가 연기하는 인물들의 공통점은 양면성에 있다. 선악과 명암이 분리되지 않으며,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동시에 우직하며 천연덕스럽다. 월스트리트 은행가의 가면을 쓴 사이코패스를 연기한 <아메리칸 싸이코>(2000)를 필두로 성인
[크리스천 베일]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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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다시 또 보게 될 거야. 넌 나를 죽일 수 없어. 나 역시도 너를 죽일 수 없지.”
<다크 나이트>에서 배트맨에게 던진 조커의 마지막 대사와 달리 관객은 앞으로 그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이 히스 레저의 마지막 모습이기 때문이다. 히스 레저는 지난 2008년 1월22일 자신의 아파트 침대 위에서 숨진 채로 발견되었다. 당시 그는 <아임 낫 데어> <다크 나이트>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등을 촬영하면서 연기에 대한 중압감 때문에 수면장애를 겪었고, 그때마다 항우울제와 수면제를 복용했다고 한다.
<다크 나이트>에서 히스 레저가 연기한 조커는 만인의 찬사를 받고 있다. 팀 버튼 감독의 1989년작 <배트맨>에서 잭 니콜슨은 연극적인 과잉 연기로 익살스럽고 여유만만한 강한 카리스마의 조커를 표현해냈다. 그에 반해 히스 레저가 그려낸 조커는 ‘혼돈’ 그 자체다. <버라이어티>는
[히스 레저] 감정의 심장을 건드리는 절제된 카리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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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다. 영화를 보며 이토록 무력감에 사로잡힌 건. 크리스토퍼 놀란은 도무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카오스의 세상을 보여주지만, 그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망연자실 바라보는 것이 전부이다. 그렇게 <다크 나이트>는 관객에게 ‘정신적 탈진’을 강요한다. 인물의 경험을 관객에게 전이시키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왔던 크리스토퍼 놀란은 신작 <다크 나이트>에서 고담시를 짓누르는 절망의 심연을 관객에게 체험할 것을, 그 아찔한 현기증을 함께 느낄 것을 요구한다. 물론 이는 어두운 도시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아이맥스 촬영의 효과이기도 하지만, 부패로 만연한 고담시가 단지 영화 속 공간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 그 자체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성취된 것이기도 하다. 내게 이 영화를 적절히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걸작’이라는 것 외에는 없다. <다크 나이트>, 한마디로 걸작이다.
놀란의 <배트맨 비긴즈>는 만족할 만한 작품이긴 했지만, &l
크리스토퍼 놀란은 <다크 나이트>에서 무엇을 성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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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마다 극장가를 공습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영화적으로도 훌륭할 수 있을까. 그동안 몇몇 블록버스터가 작품성이 뛰어나다는 찬사를 받은 적은 있지만, 따지고 보면 그건 ‘블록버스터임에도’ 또는 ‘블록버스터라는 점을 고려하면’이라는 단서 조항이 달린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 <다크 나이트>는 정말이지 다르다. <다크 나이트>는 시나리오, 연출, 연기, 영상, 기술적 완성도는 물론이고 사회·정치적 적합성이나 마케팅 기법에 이르기까지 흠잡을 데 없다는, 블록버스터로서는 유례없는 평가를 받는다. 대중의 환호성 또한 대단해 이 영화는 미국 박스오피스의 거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명품 블록버스터’라는 말을 붙여도 전혀 어색함이 없을 <다크 나이트>의 모든 것을 살펴본다. 아울러 <배트맨 비긴즈>와 이 영화를 통해 거장의 반열에 오르려 하는 크리스토퍼 놀란, 존재론적 고뇌 속에서 갈등하는 배트맨을 훌륭하게 소화한 크리스천 베
<다크 나이트> 걸작 블록버스터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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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_ 지구에 홀로 버려진 채 700년을 보낸 로봇이 있다면?
“만약 인류가 지구를 떠나면서 마지막 로봇의 전원을 끄는 것을 잊어버렸다면?” <월·E>의 시작은 누군가가 장난처럼 던진 하나의 문장이었다. 1994년, 지금은 업계의 전설이 되어버린 한 점심 식사 자리. 픽사의 초창기 멤버였던 존 래세터(공동 창립자, <토이 스토리> <벅스 라이프> <카> 감독)와 피트 독터(<몬스터 주식회사> 감독), 앤드루 스탠튼(<토이 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각본, <니모를 찾아서> 감독)은 첫 장편애니메이션인 <토이 스토리>를 제작 중이었다. 데뷔작의 성공 여부가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을 당시, 그들은 부담을 털어내보자는 뜻에서 자유로운 난상토론을 벌였고 바로 이 자리에서 향후 <벅스 라이프>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가 될 다양한 아이디어들
픽사의 걸작 애니메이션 <월·E>는 어떻게 창조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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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에 하나 나올까 말까 한 걸작”(<뉴욕 매거진>), “기계가 아닌 이상 당신의 심장은 녹아버릴 것이다”(<뉴스위크>), “진실한 환경주의 우화인 동시에 우리를 무장해제하는 달콤하고 간결한 러브스토리이며, 그 정서적인 순수함에 있어서 채플린적(Chaplinesque)인 작품”(<뉴욕타임스>), “대담한 동시에 정통적이고, 혁신적인 동시에 친숙하며, 종말론적인 동시에 감성적인, 다른 영화였다면 파괴되어버렸을 모순들을 하나로 끌어안아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작품”(<LA타임스>). 이보다 더 꿈결같은 찬사를 맛본 애니메이션이 있었을까. <라따뚜이>를 향한 평단의 지지가 달콤한 연가였다면, 이것은 가히 열광적인 찬송가다. 로튼토마토닷컴 신선도 96%, <메타 크리틱>의 평균 리뷰 점수 94점. 까탈스런 평론가들에게서 만점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든 주인공은 바로 지구 폐기물 분리수거 기계(Waste Allocation L
<월·E> 당신의 심장을 녹일 로봇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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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더 요원, 그동안 잘 도망다니셨어요? 사실 첫마디를 이렇게 시작하려니 어색하네요. 멀더 요원이 스컬리 요원과 도망길에 올랐단 이야기를 전해 듣고 목덜미 좀 잡았답니다. 만날 아닌 것처럼 하더니만 어느 사이엔가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되었으니 놀랄 수밖에 없어요. 설마 이번에 만나면 또 그렇고 그런 거 아니라고 손사래칠 건가요?
첫마디가 상당히 무례했죠? 미안해요. 하지만 그렇게 미진하게 끝내고 가버린 멀더 요원을 생각하면 6년이 지난 지금도 살짝 억울하답니다. 멀더 요원은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하고 나도 그건 이해하지만, 떠난 것은 멀더 요원이지 내가 아니라고요.
멀더 요원이 돌아온다니까 보고 싶다는 마음이 갑자기 실체가 되어 내 어깨 위에 무겁게 내려앉았어요. 지금처럼 멀더 요원이 보고픈 때가 없어요. 돌아올 기약이 없다고 포기했을 때는 과거의 멀더 요원을 머릿속에서 불러내 보고 싶은 모습만 볼 수 있었죠. 하지만 이제 멀더 요원은 실체가 되어 나타날 테죠. 기뻐요. 어떤 모
엑스파일 부서가 다시 바빠져야 할 때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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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와는 자주 연락하고 지냈나.
=(명확한 톤으로) 물론이다. 주로 이메일로 연락을 나누었고, 가끔 기회가 나면 커피도 마셨다.
-늘 받는 질문이겠지만, 어떻게 다시 합류하게 되었나.
=우리 모두 <엑스파일>을 그냥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6년이라는 시간이 적당했던 것 같다. 시리즈 끝나자마자 혹은 1~2년 뒤 하자고 했으면 못한다고 했을 것 같다.
-이번에는 멀더와 스컬리의 관계에 중점을 둔 이야기이다. 그 점이 출연을 결정하는 계기였나.
=아니다. 시나리오가 나오기도 전에 하겠다고 했으니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막상 나온 시나리오가 엉망이면 어땠을까 싶기도 한데, 우리는 오랜 시간을 함께하면서 쌓아온 신뢰라는 게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질리언 앤더슨] “우리 모두 <엑스파일>을 그냥 보내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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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해 보인다. 홍보 일정이 빡빡한 모양이다.
=이 작품 홍보와 별도로 <캘리포니케이션>도 찍고 있어서 한달 이상 하루도 쉬지 못하다보니 피로가 쌓이는 것 같다. (혼잣말로) 이러다가는 미쳐버릴지도….
-<엑스파일>에 다시 복귀하게 된 계기는.
=시리즈에서 빠지게 된 이유는 <엑스파일>이 싫어서라거나 같이 일하는 사람이 싫어서가 아니었다. 매년 10개월을 쏟아부어야 하는 스케줄이었기 때문에 <엑스파일>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쯤에서 잠시 휴식도 취하고 내 경력에도 변화를 줄 때가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지쳐 있었으니까. 그러나 근본적으로 우리 모두가 가진 바람 중 하나가 <엑스파일>을 프랜차이즈 영화로까지 이끌어나가고 싶다였다. <엑스파일>의 캐릭터들이나 <엑스파일>의 팬들을 생각하면 그냥 끝내버리고 싶지 않았다.
-초과학적인 현상을 경험한 적이 있
[데이비드 듀코브니] “6년 전의 나는 무척 지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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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0일, 베벌리힐스의 포시즌 호텔에서 데이비드 듀코브니, 질리언 앤더슨과 시리즈 원작자이자, 감독 및 각본을 맡은 크리스 카터와 함께 각본을 맡은 프랭크 스파니츠와의 라운드테이블이 이루어졌다.
크리스 카터 감독, 프랭크 스파니츠 공동 각본가 인터뷰
-당신도 믿고 싶은가.
크리스 카터: 그렇다. 믿고 싶다. ‘나는 믿고 싶다’는 시리즈 처음부터의 슬로건이기도 했고 믿음의, 믿음을 둘러싼 인간의 고뇌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믿느냐라는 것, 믿고 있는가라는 것은 내게 무척 개인적인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캐릭터에게도 마찬가지고. 프랭크가 회의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믿는 사람이다. 신이라든가, 영적인 무엇인가와 같은 더 큰 어떤 존재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93년에 첫 방영되기 시작했던 텔레비전 시리즈에는 정부와 권위에 대한 불신이 아래에 흐르고 있었다.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한데 두 사람 중 누구의 시각에 기반한 것인가.
크리스 카터: 우리 둘
[크리스 카터, 프랭크 스파니츠] “우린 둘 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보며 자란 세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