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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장형윤이닷!” 거리에서 알아보고 환호작약하는 관객은 없다. 하지만 ‘장형윤표’ 애니메이션에 ‘끼약’ 하는 관객은 많다. <어쩌면 나는 장님인지도 모른다>부터 <무림일검의 사생활>까지 장형윤은 적지 않은 팬을 거느린 스타 감독이다. 올해 3월에는 그의 단편모음 DVD가 일본의 코믹스웨이브 필름에서 발매되면서 그의 작품들은 ‘한류 아니메’라는 수식까지 얻었다. <인디애니박스: 셀마의 단백질 커피>라는 묶음 형식으로 김운기, 연상호 감독의 작품과 함께 6월20일 개봉하는 장형윤 감독의 중편 <무림일검의 사생활>(2007)에 대한 환대도 전작들에 쏟아진 관심 못지않다. 인디애니페스트 개막작이었고, 지난해 연말에 개최된 서울독립영화제에서는 KT&G 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올해 개최된 2008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에서도 우수상까지 먹었으니 더 물어 뭣하랴. 에두르지 말고 캐보자. ‘장형윤표’ 애니메이션의 매력이
[애니메이션 감독 장형윤] 귀여워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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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에 세트장이 있다니. 논 사이에 난 작은 포장도로를 따라 몇 백미터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또 길을 잘못 찾는구나’ 싶었는데, 안쪽으로 쑥 들어가니 거짓말처럼 넓은 공터가 나온다. 2007년 12월12일 전북 정읍시 태인면 박산리의 3천평 남짓한 이 공터에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의 또 다른 주요 공간인 귀시장 오픈세트가 차려져 있다. 밖에서 볼 땐 휑한 골조만이 드높이 세워져 있는 이곳의 내부로 들어서니 완전히 별천지가 펼쳐진다. 좁고 꼬불꼬불한 골목을 마주하고 2층, 3층의 건물들이 빽빽하게 밀집돼 있고, 각 건물 안에는 온갖 물건들이 그득 들어차 있다. 서부극의 주무대처럼 큰길을 사이에 두고 단조로운 건물들이 죽 세워졌던 둔황 빈민촌 세트와는 영 다른 분위기다. 이곳은 기차에서 내린 태구(송강호)가 지도를 들고 숨어드는 곳이다. 그리고 이곳에 지도를 쫓아 창이(이병헌)와 도원(정우성)이 나타나면서 이런저런 충돌 또한 불
놈놈놈의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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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감독과의 인터뷰는 2007년 8월14일 촬영을 마친 뒤 숙소인 호텔 로비에서 이뤄졌다. 당시에는 올해 구정이 개봉 목표 시점이었던 터라 김지운 감독은 거대한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는 듯했다. 그 때문에 인터뷰를 꺼리던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을 시작했지만, 흥분과 긴장까지 감출 수는 없었다.
-중국 촬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중국에는 자위관에 7월16일에 넘어와서 17일부터 촬영을 하려 했다. 자위관이란 곳에 이틀 연속 비가 내리는 게 1년에 1번 정도라는데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 연속으로 비가 왔다. 그리고는 황사가 몰려왔는데 하도 세서 몸이 휘청거리고 카메라를 들이댈 수 없을 정도였다. 이제 여기 온 지도 한달이 돼가는데 중국 대륙이라는 곳이 쉽게 외지인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고사를 지냈다. 한번은 한국식으로, 한번은 중국식으로 지냈는데 거짓말같이 그 다음부터 날씨가 좋아졌다.
-더위가 가장 큰 적 중 하나일 것 같다.
=기온이 섭씨 40도
[김지운] 난생처음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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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9일, 중국 둔황공항
-‘나쁜 놈’들 등장하다
“아니, 저희가 무슨 일 하는 사람인 줄 아세요? 이렇게 마음대로 와서 취재를 하겠다뇻!”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의 마케팅을 책임지는 K 대표가 분을 가누지 못한 듯 신경질적으로 따져 묻는다. “에… 그게….” 말이 이어지지 않는다. 뭔가 재치있는 농담이라도 던져서 상황을 모면해야 할 텐데, 예상보다 거친 항의에 머릿속이 하얘진다. 다혈질인 그녀는 이내 가방을 끌고 씩씩거리며 공항 로비를 거쳐 한밤중의 공기 속으로 빠져나갔고, 우리 취재진은 중죄를 지은 범인마냥 터덜터덜 뒤를 따랐다. 비행기를 두번 갈아타며 거의 하루를 꼬박 날아 서울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이곳에 도착한 우리가 곧바로 구박데기가 된 사정은 이렇다.
<놈놈놈>의 현장 방문은 영화기자라면 누구나 군침을 흘리는 ‘원추 아이템’이었다. 김지운 감독이 어떻게 서부극을 찍고 있을까, 송강호, 이병
44도 찜통더위와 황사바람에도 놈놈놈은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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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들이 드디어 온다.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7월17일 만주 벌판에서 한국의 극장 스크린으로 달려오는 것이다. 지난해 4월7일부터 올해 1월23일까지 10개월 가까운 대장정을 수행한 이 영화는 200억원 가까운 총제작비와 중국 로케이션,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의 출연, 그리고 김지운 감독과 ‘만주 웨스턴’ 등 폭발성 높은 요소들이 한데 모여 화제를 불러 일으켜왔다. <씨네21>은 이 초대형 프로젝트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중국 둔황의 촬영장을 단독으로 찾았으며, 지난해 12월 정읍에 차려진 오픈세트 또한 방문했다. 물론, 총 170회에 걸친 촬영 중 고작 6회에 동참했다고 해서 이 영화를 제대로 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그저 배우와 스탭들이 쉴새없이 흘린 땀과 퍼부은 노력을 엿볼 수 있었던 관찰자의 입장에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현장의 안과 밖을 소개한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촬영현장에선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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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말로를 닮은 사나이
“나의 도시가 운다. 나의 어머니가, 나의 사랑이. 어찌 거부하랴. 난 그녀(들)의 스피릿인 것을.” <스피릿>의 예고편은 <씬 시티>(2005)를 떠오르게 한다. 흑백 코믹북의 한 페이지처럼 몇 종류의 무채색과 간결한 실루엣으로 나뉜 화면 안에서 트렌치코트로 몸을 감싼 한 남자가 도시의 지붕들을 밟고 달린다. 넥타이만이 붉게 휘날리는 그의 이름은 데니 콜트. 다른 이름은 ‘스피릿’. 그는 위험에 처한 여인들을 구하러 다닌다. 여인들은 그를 사랑한다. 1940년대 신문 연재물로 인기를 끌었던 윌 아이즈너의 만화 <스피릿>은 <씬 시티>의 원작자이자 감독인 프랭크 밀러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데니 콜트는 센트럴시티 경찰국의 신참 형사다. 그는 한때 죽었다가 거짓말처럼 살아났다. 부활하면서 초자연적 힘을 얻었다. 데니 콜트/스피릿은 이제 센트럴시티를 손아귀에 넣으려는 절대 악당 옥토퍼스에 맞서 도시를 지킨다. 19
[슈퍼히어로 대백과사전] 개봉예정작 ⑥ <스피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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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자는 누가 감시할 것인가?
18년간 떠돌던 프로젝트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2009년 3월 공개될 잭 스나이더 감독 연출의 슈퍼히어로물 <와치맨>은 그 시작이 1986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앨런 무어, 데이브 깁슨이 쓴 동명 코믹북의 판권을 이십세기 폭스가 사면서 시작된 <와치맨> 영화화는 세번의 각본가 교체, 세번의 제작사 변경, 세명의 감독(테리 길리엄, 폴 그린그래스, 대런 애로노프스키) 하차를 겪으며 겨우 잭 스나이더 손에서 완성됐다. 복잡한 구성의 원작은 애초 “영화화될 수 없는” 작품이란 평을 들었고, 앨런 무어는 “<와치맨>은 코믹북이다. 영화도, 소설도 아니다. 나는 이 책을 문학, 영화가 표현할 수 없는 방식으로 쓰고 디자인했다”라고 잘라 말했다. 실제로 <와치맨>은 1985년 미국과 소비에트연방 사이의 팽팽한 대립을 배경으로 은퇴한 히어로들의 이야기를 촘촘히 쌓인 내레이션과 대사로 진행한다. 스나이더는 “주인공이
[슈퍼히어로 대백과사전] 개봉예정작 ⑤ <와치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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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버린과 매그니토의 과거를 찾아서
<엑스맨> 시리즈의 또 다른 변종들이 찾아온다. 현재 제작이 결정돼 진행중인 두편의 영화 <엑스맨 기원: 울버린>과 <엑스맨 기원: 매그니토>는 <엑스맨> 시리즈의 스핀오프 작품들이다. 주인공 울버린의 과거이자 <엑스맨> 시리즈의 프리퀄이 될 <울버린>은 로건(휴 잭맨)이 자비에 교수 일행을 만나는 과거, 그가 웨폰 X 프로그램을 통해 울버린이 되는 시점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세편의 전작에서도 종종 보여졌던 울버린의 과거가 좀더 확장된 플래시백으로 드러나는 셈이다. <트로이>의 데이비드 베니오프가 각본을 썼으며 그는 “이후엔 적이 됐으나 과거엔 친구였던 사브레투스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 말했다. 울버린은 <울버린>이 자신의 ‘전기영화’인 만큼 이전보다 더 어둡고 공격적인 캐릭터로 그려지며, 이를 휴 잭맨은 “코믹북 원작의 페르소나”라고 표현했다. “울버린의
[슈퍼히어로 대백과사전] 개봉예정작 ④ <엑스맨 기원: 울버린> <엑스맨 기원: 매그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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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보이, 전쟁을 막으러 나서다
“아트하우스 슈퍼히어로가 돌아온다.” <엠파이어>가 지난 3월 <헬보이2: 골든 아미> 기사에 붙인 이 제목은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개의 열쇠> 이후 달라진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입지를 보여준다. <미믹> <블레이드2>로 소수 장르팬들의 열광적 지지를 받았던 델 토로 감독은 <판의 미로…>에서 그만의 독특한 고딕 스타일 미술을 보여줬다. 음침한 분위기와 유채 물감 가득 뿌려놓은 것 같은 강렬함. “시각적인 영화 예술가”란 수식어가 붙기 시작한 것도 <판의 미로…> 이후다. 그런 의미에서 <헬보이2: 골든 아미>는 작품상 전편인 <헬보이>보다 시간상 전편인 <판의 미로…>에 더 가깝다. 동화 세계의 생물들이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는 설정부터 ‘선택의 힘’을 반추하는 영화의 메시지까지 <헬보이2…>는 <판의 미로…>의 세
[슈퍼히어로 대백과사전] 개봉예정작 ③ <헬보이2: 골든 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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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 조커와 배트맨의 맞대결
조커가 돌아온다. 천인공노할 살인마이자 익살꾼. 예술을 사랑하는 불량배. 배트맨 생애 최고 지독한 악당. 널리 알려진 것처럼 그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두 번째 배트맨 영화 <다크 나이트>의 주인공이다. 이 조커는 팬들에게 이른바 ‘잭 조커’(Jack-Joker, ‘잭 니콜슨의 조커’라는 뜻)로 깊이 각인되었던 그 조커가 아니다. 마이클 케인(알프레드 역)은 “잭 니콜슨의 조커가 가끔씩 자비도 베푸는 못된 삼촌 이미지라면 히스 레저의 조커는 마니악하고 잔인한 사이코패스”라고 설명한다. 그는 히스 레저의 조커를 현장에서 처음 봤을 때 너무 충격받아 다음 대사를 잊어버릴 정도였다. “그는 자기 행동에 일말의 양심도 못 느끼는 존재다. 조커의 언행엔 어떤 한계도 없다. 어떤 것도 그를 위협할 수 없다. 모든 건 그에게 조크일 뿐이니까.”(히스 레저) <엠파이어>는 이것을 ‘공포의 얼굴’(Fear Has a Face)이란 말로 표현했다.
[슈퍼히어로 대백과사전] 개봉예정작 ② <다크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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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망나니 슈퍼히어로흑인. 알코올중독자. 그러나 슈퍼히어로. “사람들 전부 당신을 싫어해요!” “누가 신경이나 쓴대?” 심지어 지독한 냉소주의자. 존 핸콕(윌 스미스)은 명색이 슈퍼영웅이지만 사람들은 콧방귀 뀐다. 그는 곤경에 처한 시민을 돕는 게 아니라 도리어 그들을 곤경에 빠뜨린다. 책임감, 윤리의식, 준법의식 모두 제로. 설상가상 핸콕은 보통 남자들보다 ‘그것’이 한참 작다. 어쨌든 핸콕은 슈퍼히어로가 맞다. 그는 달리는 기차에 몸을 들이받아도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초음속으로 하늘을 날 수도 있다. 핸콕의 홍보담당자인 레이(제이슨 베이트먼)는 그 덕분에 목숨도 구했다. 레이만큼은 핸콕을 지지한다. 핸콕이 자기 아내 메리(샤를리즈 테론)와 바람을 피운다는 걸 알기 전까지.
이 정도쯤 되면 감독 피터 버그(<킹덤>)가 “이 영화의 최대 매력은 오리지널 캐릭터”라고 당당히 말할 만하다. 마이클 만, 토니 스콧, 조너선 모스토(<터미네이터3>), 가브리
[슈퍼히어로 대백과사전] 개봉예정작 ① <핸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