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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다. 이중 어디에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것이다. 장점은 첫째, 베트남 참전에 대한 당시 한국사회의 콘텍스트를 보여준다. 둘째, 한국대중음악사의 중요 지점인 베트남 위문공연단에 대한 풍속사적 고찰이 담겨 있다. 반면 치명적인 약점은 주인공의 심리가 불가해하여 서사의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베트남 참전의 콘텍스트를 보여주다. 베트남전은 8년간 한국군 32만명이 참전하고 5천명이 전사한 사건이지만 이에 대한 성찰적 텍스트가 부족하다. <하얀전쟁>(1992)과 뮤지컬 <블루 사이공>이 꼽히지만, 이들 역시 참전자를 냉전체제와 독재정권, 분단과 고엽제의 피해자로 그리는 데 그친다. <알포인트>에 이르러서야 한국군 역시 가해자였음을 인식하는데, <님은 먼곳에>는 <알포인트>의 그들이 어떻게 해서 혼돈의 늪으로 걸어들어왔는지, 그 후방의 맥락을 보여준다. 그들은 낭만주의와 반공주의에 이끌려
<님은 먼곳에> 남성 지식인 이준익이 빠진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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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벌> 이후 이준익이 지금까지 만들어온 영화들은 모두 겸손하고 정직하다. 적어도 그는 자신이 분명히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만을 만든다. 그의 영화들이 지금까지 계속 남성 중심적이었던 것도 사실은 그런 정직함의 반영이다. 그는 자신이 여성주인공을 내세워 영화를 만들 만큼 여자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다 그가 수애를 주인공으로 여성주인공 영화인 <님은 먼곳에>를 만들었다. 어떻게 된 걸까. 그동안 여자들에 대해 연구를 좀 한 걸까? 아니면 여성 캐릭터에 몰입할 만한 자신감이 그냥 생긴 걸까? 아니면 여성성이나 여자들에 대해 할 말이 생긴 걸까?
이준익 영화 최초로 여성 주인공을 내세우다 그중 가장 정확한 답은 맨 마지막 것인 듯하다. 최근 그가 한 인터뷰를 보면 그는 여성상, 여성성, 페미니티로 변주되는 비슷비슷한 단어들을 끝도 없이 남발한다. 그에게는 여성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숙제와 같다
<님은 먼곳에> 이준익 감독 최선의 페어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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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먼곳에>는 베트남전쟁 파병군으로 끌려간 남편을 찾으러 머나먼 타국으로 떠나간 순이의 이야기다. 순이의 이름은 써니가 되고 써니의 직업은 위문밴드의 홍일점 보컬이다. <왕의 남자>로 ‘천만’ 감독이 된 뒤 <라디오 스타> <즐거운 인생> 등 음악과 밴드에 관한 이야기를 세 번째 이어가고 있는 이준익 감독의 신작이다. 시사 직후 평은 엇갈렸다. 이준익 영화가 처음으로 창조한 여성주인공에 대한 해석에서 차이가 났다. <씨네21>은 그중에서도 <님은 먼곳에>의 순이가 감독의 의도조차 뛰어넘어버린 독창적 인물형이 되었다는 듀나의 지지론과 이준익의 영화가 기존 영화의 여성성의 묘사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고 비판하는 황진미의 비판론을 싣는다. 한편, 이준익 감독이 말하는 <님은 먼곳에>에 관한 설명도 함께 싣는다. 찬반공방, 그리고 감독의 변까지 듣고 나면 이 영화가 궁금해지는 건 당연한 수순. <님은 먼곳에
써니의 시대, 순이의 전쟁 <님은 먼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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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슨 꿈꾸나.
=꿈꿀 시간이 없다. 며칠째 잠을 못 자고 있다.
-뭐가 그렇게 걱정되나.
=그렇게 크게 걱정하는 게 아닌데, 내가 더 할 게 없을까 하고 생각을 한다. 이문세 노래가 생각나면서. “이대로 떠나야만 하는가~.” (웃음)
-VIP시사 반응은 어땠나.
=보러 온 사람들이 영화 찍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잖나. 많이 놀라워들 하더라. 이걸 어떻게 찍었냐, CG냐 뭐냐면서. 예를 들어 귀시장에서 창이파와 싸울 때 도원(정우성)이 밧줄을 타고 빙빙 도는 것을 카메라가 쫓아가잖나. 그런데 그걸 보고 합성 아니냐고 묻는 거다. 아니 무슨 소리하냐고 하면 카메라가 날아간 거야 하고 묻는다. 촬영감독이 카메라 들고 와이어에 매달려 날았던 건데 말이다. 누군가 그날 나온 얘기를 함축적으로 정리했는데, “이렇게 순수 오락영화에서 광기 서린 것은 처음 봤다”는 말이 그거다. 찍던 당시 우리가 임했던 환경이나 정신상태에 딱 들어맞는 말이더라. 우린 오락영화를 만들려고 한 건데 그
[김지운] “극단의 시청각적 쾌감을 느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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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놈놈>은 그간 노련하게 여러 장르들을 섭렵하던 김지운 감독이 대작영화의 규모에 짓눌린다는 인상이 강하다. 액션 스케일은 크고 캐릭터 역시 극강의 폼을 구사하지만 마지막 황야를 배경으로 한 추격전의 액션을 제외하면 오락영화로서 흥이 나는 곳이 별로 없다. 신명나는 오락영화를 추구했겠지만, 그러기엔 영화가 너무 길어 보인다. <놈놈놈>은 웨스턴이 아닌, 대작 규모로 제작된 퓨전 스타일의 액션 어드벤처라는 표현이 적당하겠다.
김종철/ <익스트림무비> 편집장
<놈놈놈>의 만주는 <블레이드 러너>의 SF를 뺨칠 만큼 분주하다. 장르 인용 출처도 두개나 되는데다 30년대 만주의 무국적, 다문화 상황 역시 극도로 과장되었다. 덕택에 영화는 번잡하기 그지없다. 이야기도 많고 악당들도 많고 심지어 주인공들도 많다. 세르지오 레오네의 ‘놈놈놈’에서 보았던 광활한 황폐함을 기대하지는 마시길. 광활한 만주 벌판이 이렇게 좁아보인 적은 없었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 대한 다양한 반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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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7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의 기자시사회가 열린 CGV용산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시사회 입장권을 구하려는 자와 입장권이 부족해 허덕이는 자, 그리고 가짜 명함으로 입장권을 빼돌려 ‘한류 관람단’ 또는 이병헌의 열혈 일본 팬들에게 팔아넘긴 암표 파는 자들이 뒤얽혀 고성이 오가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이 초대받지 않은 자들과 당연직 참가자인 기자들과 극장 관계자들을 제외하더라도 한국에서 활동 중인 영화산업 관계자들 대부분까지 찾아와 즉석에서 ‘한국 영화인 대회’라도 열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것은 그만큼 <놈놈놈>에 대한 기대가 컸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만주 웨스턴’의 전통을 이어 한국영화의 장르적 지평을 넓히고, 침체에 빠져 있는 한국영화산업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 영화의 첫인상과 다양한 반응을 정리해본다. 그리고 꿈속에 품고 있던 30년대 만주 벌판을 재현해낸 김지운 감독과의 인터뷰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카운트다운, 초대형 만주 웨스턴 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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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시르와 왈츠를> Waltz with Bashir
이스라엘, 프랑스, 독일/2007년/85분/아리 폴만/개막작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 20년째 전쟁의 악몽을 앓고 있는 친구를 만난 아리는 그와 함께 참전했던 레바논전에 대한 기억이 송두리째 머릿속에서 사라져버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대체 무엇을, 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스라엘의 감독 아리 폴만의 <바시르와 왈츠를>은 감독이 1982년 당시 같은 부대에 있었던 이들의 증언을 수집하며 증발해버린 기억의 조각들을 찾아가는 과정을 좇는다. 그가 추적하는 사건의 핵심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의 친이스라엘 민병대를 앞세워 팔레스타인 민간인 수천명을 도살한 ‘사브라-샤틸라 학살’이다. 하지만 영화는 이미 알려진 참사를 객관적으로 재구성하기보다 전쟁이 할퀴고 간 인간의 내면 깊숙이 렌즈를 들이댄다. 다큐멘터리적인 질료를 애니메이션의 그릇에 담은 폴만은 죄의식과 두려움으로 굴절된 기억과 무의식, 환상을 숨막힐 정도로 아
부천에 가면 등골이 서늘해질지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추천작 2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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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사진을 주무르는 매그넘의 이번 한국의 기록은 새로운 눈으로 본 매그넘 작가들의 시선을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나의 눈에 보여진 매그넘의 사진들은 생기있고 때론 웃음과 즐거움을 주는 것들과 분단의 시선을 재해석한 것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전통의 시간을 따라가며 한국의 사회상을 객관적 입장에서 바라본 매그넘 사진가들은 사진의 힘을 잘 이용해 좀더 간접화법의 시선으로 관객의 감탄을 자아낼 것이다.
게오르기 핀카소프의 사진. 이 사진에서 강한 자극을 받았다. 쉬운 시선에서 나올 수 없는 사진으로 평가된다. 꽃의 이미지 속에 보여진 사람의 실루엣은 하나의 톡득한 이미지로 탄생되며 사진의 힘을 잘 느낄 수 사진이다.
스티브 매커리의 이 사진은 한국의 관념과 유교적 시점을 잘 이해하고 서정적인 시선에서 접근한 고요하고 잔잔한 느낌을 연출했다. 승려의 뒷모습의 모티브를 염두에 둔 평온한 사진이다.
알렉스 마욜리의 사진. 하회 부녀탈을
<씨네21> 서지형 기자가 뽑은 <매그넘 코리아展>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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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사진을 보며 얼핏얼핏 영화들을 떠올리고 있었다. 르네 뷔리의 사진을 보면서는 <밀양>이, 아바스의 작품에서는 얼마 전에 본 <해프닝>이 연상되었다. 내가 스릴러나 공포영화를 좋아해서인지 <매그넘 코리아展>에서 내 눈길을 사로잡은 사진은 사실적이기보다 초현실적인 분위기의 것들이다. 특히나 알렉스 마욜리의 사진은 거의 다 맘에 들었다. 독특한 피사체의 선택, 암부가 많은 강한 콘트라스트, 콜라주의 형식을 도입한 신선한 표현 방법 등이 시각적으로나 내용적으로도 임팩트가 있는 사진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다. 총 434장의 작품 중에 당신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을 사진은 과연 어떤 것일지….
이탈리아 사진가인 알렉스 마욜리의 콜라주 사진으로 강한 플래시 광을 중심부에만 발광시키고 의도적으로 주변은 어둡게 만든 사진을 두장 병렬 배치시킨 작품이다. 작가의 주관적인 메시지가 표현 형식의 변화와 맞물려 강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프랑스 사진가 게
<씨네21> 오계옥 기자가 뽑은 <매그넘 코리아展>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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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본다’라는 말은 분야에 따라 여러 의미로 사용된다. 그중에서도 카메라로 세상을 ‘본다’라는 말은 유무형의 모든 것을 사진이라는 방식 혹은 언어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그것은 본질의 이미지라 할 수 있다. 최고의 사진가그룹 ‘Magnum Photos’의 절반 가까운 이들이 참여하여 한국을 봤다. 그들이 ‘본’ 한국의 모습은 우리가 ‘보고 있는’ 우리의 모습과 얼마나 다를까. 서늘함까지 느껴지는 그들의 이미지를 본다.
유머와 위트의 익살스런 사진작가 엘리엇 어윗은 “사진은 유머를 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진행형의 상황. 극적인 대비. 어둠에서 빠져나와 도약하는 발걸음이 우리의 젊음이지만 아직은 불안해 보이는 것도 현실이다.
2007년 1월11일, 우리의 한으로 남을 숭례문을 미리 예견했을까. 우리의 모습은 너무나 슬프고 안타깝다. 화려해야 할 꽃마저 숭례문의 소멸을 미리 알리려는 듯 우울하다. 지금의 우리처럼.
색의 마법사 게오르기 핀카소프는 서울
<씨네21> 손홍주 기자가 뽑은 <매그넘 코리아展>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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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그리고 그들이 살아가는 한국의 모습은 어떠한가? 한국인이라, 한국에 살고 있어 그 객관적인 모습을 떠올릴 수 없다면 이방인의 낯선 눈동자에 담긴 모습이 오히려 현실에 밀접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세계적인 사진작가그룹 매그넘의 예리하고 담백한 시선에 담긴 사진이라면 말이다. 7월4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매그넘 코리아展-매그넘이 본 한국> 전시는 매그넘의 전설을 확인하는 동시에 ‘오늘의 대한민국’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씨네21>의 사진기자들이 400점이 넘는 사진 중에서 그 정수만을 뽑았다.
매그넘이 응시한 오늘의 대한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