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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리포트] 무림의 전설이 돌아오다
2002-01-15

중국무협영화의 새 정신 창출한 허핑 감독, <천하영웅> 촬영중

2001년 2월 중국영화 북미 순회 전시회에서 관중에게 뜨거운 환영을 받은 무협영화 한편이 있다. 바로 허핑(何平) 감독의 1990년 작품 <쌍깃발마을 자객>(雙旗鎭刀客)이다. 감독의 재능을 인정한 콜럼비아영화사, 화의태합영시투자공사(華誼太合影視投資公司), 서영고분유한공사(西影股分有限公司)는 합작투자해 허 감독을 7년 만에 다시 강호(江湖)로 돌아오게 했다. 허 감독의 비장의 무기는 20년 동안 간직하고 있었던 <천하영웅> 시나리오. 90년 <쌍깃발마을 자객>은 <천하영웅> 중 일부 내용만을 발췌하여 만든 견본 작품이다. 1993년 제43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신인감독 작품상을 수상한 <쌍깃발마을 자객>은 당시 중국무협영화의 전통적 서술방식을 깨고 새로운 인물관계를 형성, 강호세계의 새 정신을 창출해냈으며 이 영화의 영향으로 <신용문객잔> <동사서독> 같은 영화가 나올 수 있었다고 홍콩영화인들은 평가한다.천성이 무협영화에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는 허 감독의 마음속 깊이 자리한 `의협심`은 개성있는 감독의 사물에 대한 독특한 이해를 카메라로 표현해내고 싶어하는 자오페이(趙非) 촬영감독을 할리우드에서 황량한 신장으로 불러왔다. 장이모의 <홍등>, 첸카이거의 <징커, 진시황을 암살하다>(荊軻刺秦王-!. 한국에선 <황제와 암살자>로 알려져 있음) 촬영 뒤 할리우드 감독 우디 앨런에게 발탁되어 3년 동안 우수한 스탭들과 함께 일했던 그의 스타일은 대담하며 광선 처리에 뛰어나다. 16년 전 허 감독과의 약속을 지킨 의리의 사나이 장원(姜文)이 <천하영웅>에서 사막을 유랑하는 주인공 역을 맡고 허 감독이 10년 전 인상깊게 본 일본 TV무협드라마 <무전신현>(武田信玄)의 주인공 나카이 기이치(中井貴一)가 자객을 쫓는 상대역을 맡는다.TV드라마 <황제의 딸>, 주성치의 <소림족구>에 출연했던 자오웨이(趙薇)는 전쟁으로 사막을 떠도는 당나라 장군의 딸 역을 맡는다. 삶과 죽음, 불의, 정의, 우정, 그리고 영웅을 그려내는 이 영화는 서사성이 강한 성숙한 남자들의 이야기이다. 지금의 신장지역, 고대 실크로드는 당나라와 돌궐족의 전쟁으로 무법천지였다. 당 조정에서는 신장으로 관리를 파견, 탈주범을 잡도록 명령한다. 도망가던 탈주범은 마적단 두목과 한 여인을 만나게 된다. 섭씨 45도를 넘는 지난해 8월 말 촬영을 시작하여 매서운 북풍이 몰아치는 지금까지 새까맣게 그을린 허 감독과 스탭들은 지친 심신을 달래며 여전히 촬영에 전념하고 있다. 2002년 우리는 언제쯤 스크린 속에서 진정한 영웅을 만나게 될까?

※ 사진 설명 I <동사서독>(사진)은 허핑 감독의 90년 작품 <쌍깃발마을 자객>의 영향을 받았다.베이징=하유미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