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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는 힘이 세다
2002-04-15

DVD가 영화 제작·관람·교육 등에 끼치는 영향 증가, 창작에까지 영향 줄 듯DVD는 과연 영화의 미래를 바꿔놓을 것인가? 최근 <LA타임스>는 DVD가 실제 영화 제작, 관람, 교육 등에 끼친 영향을 분석하는 기사에서 스튜디오가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만든 DVD가 영화계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전했다. 쉽게 눈에 띄는 것은 관람형태의 변화이다. 극장 개봉판에 들어 있지 않은 장면들, 스토리보드, 장면마다 곁들여진 제작진의 설명, 메이킹 다큐멘터리 등 DVD 서플먼트로 제공되는 각종 자료는 관객의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는 지난 30년간 아무도 그 구체적인 형태를 알 수 없었고 컴퓨터게임에서만 가능하다고 여겼던 인터랙티브의 세계가 DVD에서 구현되고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집에서 일반 PC로 <스타워즈>를 재편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은 이런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기 시작할 것이다. 그것이 영화의 새로운 형식을 낳을지 모른다.” DVD를 통해 시퀀스 순서를 뒤바꿔보거나 어떤 장면이나 음향효과를 삭제해보거나 삭제된 장면을 덧붙여보거나 하는 여러 방식을 통해 관객은 자연스레 창작에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코폴라와 달리 올리버 스톤은 “DVD가 영화의 본질을 바꿔놓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 역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순 없다”고 말한다. <LA타임스>는 이런 인터랙티브한 특성이 끼칠 효과를 뮤직비디오가 영화에 끼친 영향과 비교했다. 노래를 많이 팔기 위해 만든 뮤직비디오가 고전적 영화언어를 파괴하며 새로운 미학을 창출한 것처럼 DVD가 영화언어의 혁신에 이바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당장 이런 혁신이 무엇인지 논하기는 이르지만 어쨌든 영화감독에게 DVD는 또 다른 창작물이 되고 있다. <러시아워>의 감독 브렛 래트너는 “영화를 찍을 때부터 DVD 제작을 염두에 둔다. <러시아워2>는 DVD용 사운드를 다시 믹싱하기도 했다”고 말한다. <물랑루즈>의 감독 바즈 루어먼은 DVD 타이틀에서 극장 개봉판에 들어 있지 않은 댄스장면을 선보인다. 여러 각도에서 찍은 다양한 장면들은 비디오테이프가 제공할 수 없는 DVD만의 힘이다. <X맨>의 감독 브라이언 싱어는 “만약 영화학교 학생 시절 DVD가 있었다면 엄청난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최근 미국의 많은 영화학교들이 DVD를 강의교재로 채택하고 있다. UCLA 영화과 교수 메릴 슈라이브먼은 DVD의 오디오 코멘터리나 <X맨> DVD의 스토리보드를 통해 장면분석을 진행한다.지난해 미국의 DVD 판매액은 전년도의 2.5배인 약 46억달러로 집계됐다. DVD플레이어는 2천만대가 보급됐으며 2006년까지 7500만대가 팔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처음엔 영화광만 즐겨 찾던 DVD가 폭넓은 수요를 창출하면서 메이저 스튜디오들도 궁리할 게 많아졌다. 20세기폭스의 마케팅 담당 부회장 피터 스타든은 “관객이 평론가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비디오는 한번 빌려가서 보면 그만이었지만 DVD는 다양한 부가정보로 그들에게 전문적 식견을 가르친다는 것이다. <LA타임스> 기사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좋은 연필이 있다고 <모비딕>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또 다른 <시민 케인>을 낳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올리버 스톤의 말대로, 많은 영화작가들이 DVD를 통해 그들의 아이디어와 창작의 여정을 전달할 수 있게 됐으며 그것이 DVD를 보며 자란 미래의 영화작가들에게 심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생각해보라. 베토벤이 교향곡 작곡에 관한 방대한 노트를 남겼다면, 후세의 음악가들에게 얼마나 엄청난 영감을 불어넣어 줬을지를.”남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