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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스탭들이 뽑은 베스트 영화(2)
2002-09-19

리듬을 타고,법칙을 넘어

김상범 <집으로> <복수는 나의 것> <버스, 정류장> <YMCA야구단>

① <대부>(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편집 윌리엄 레이놀즈, 피터 진너)

단순히 드라마의 흐름을 따라가거나 리듬을 조절하는 편집만으로 감독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옮겨낼 순 없다. 애초 주어진 소스를 가지고 조합하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하다. 편집은 그 영화의 격을 한 차원 더 높게 상승시켜야 한다. 물론 그게 도드라져선 곤란하고 최종적으로 봤을 때 영화 안에 녹아들어가 있어야 한다. 딱히 뭐가 좋다고 집어내기 힘든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 영화가 장르영화로 분류되기보다 해석이 굉장히 다양하게 나올 수 있는 풍부한 텍스트인 이유도 편집에 힘입은 바 크다. 언젠가는 한국영화에서도 이만한 작품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② <디 아더스>(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편집 나초 루이즈 카피야스)

놀라게 하려는 의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포스럽다.

③ <분노의 질주>(감독 롭 코언/ 편집 피터 호네스)

보는 이들의 맥박과 같이하는 리드미컬한 편집이 좋다.

④ <공동경비구역 JSA>(감독 박찬욱/ 편집 김상범)

감독의 무거운 발언을 덜어냈지만, 묵직한 여운은 사라지지 않았음을 관객의 반응에서 확인한 영화.

⑤ <텔미썸딩>(감독 장윤현/ 편집 김상범)

끝까지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끌고 갔다는 점에서 후회없다.

이은수 <죽이는 이야기> <플란다스의 개> <미인> <시월애>

① <더 미스핏>(감독 존 휴스턴/ 편집 조지 토마시니)

할리우드의 고전적인 편집을 거스르지 않는 영화다. 당시에는 부드러운 화면전환을 위해 디졸브를 많이 사용했는데, <메멘토>에 열광하는 지금 영화 세대에겐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호흡이 빠르고 장치가 많은 영화보다 느리지만 자연스러운 템포의 영화를 개인적으로 선호해서 그런지 몇번을 봐도 이 영화는 여전히 매혹적이다. 10년 전에 복사해서 두고두고 돌려보고 있는 비디오 테이프는 이제는 너덜너덜해졌지만, 극중에서 마릴린 먼로가 술 마시다가 나무 아래서 춤추는 장면은 한편의 시를 듣는 것처럼 아름답다. 이야기가 어긋나지 않고, 인물이 삐쳐나가지 않는 꼼꼼한 이음새야말로 보는 이의 마음을 자연스럽고 편하게 만들어준다. 언제봐도 쉽게 빨려들어가는 영화다.

② <게르트루트>(감독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 편집 에디스 쉬뤼셀)

덜어낼 것도 붙일 것도 없다.

③ <모드 집에서의 하룻밤>(감독 에릭 로메르/ 편집 세실 드퀴기)

에릭 로메르의 영화가 주는 미묘하지만 역동적인 움직임이 편집을 통해 증폭된다.

④ <멀홀랜드 드라이브>(감독 데이비드 린치/ 편집 매리 스위니)

군설명이 필요없는 과감한 커팅.

⑤ <리벨라이>(감독 막스 오퓔스/ 편집 프리델 부코)

인물들의 감정변이를 단 두세컷으로 이해시키는 놀라움.

함성원 <수취인불명> <와니와 준하> <일단 뛰어> <생활의 발견> <정글쥬스>

① <트래픽>(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편집 스티븐 미리오네)

한눈에 젊고 스트레이트한 영화임을 알게 해준다. 복잡한 상황이 얽히고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과감한 편집은 전체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만들 뿐 아니라 의미를 부풀린다. 아주 간단하게 갈 수 있는 장면이지만, 마이클 더글러스가 1층 현관에서 계단을 오르는 장면을 세개로 나눠서 쪼갠 것은 보는 이의 심리적인 호흡을 한층 가쁘게 한다. 단순히 시간을 줄이기 위한 테크닉이 아니라, 편집을 통해 시간 자체를 요리함으로써 드라마를 구성하는 능력을 맛보는 것은 강렬한 경험이다. 아마도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면 그렇게 안 했겠지만.

② <분노의 주먹>(감독 마틴 스코시즈/ 편집 셀마 슈ㄴ(schoon)메이커)

카메라 워킹이 현란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③ <대부2>(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편집 피터 진너, 배리 말킨, 리처드 막스)

언제봐도 여전하다.

④ <좋은 친구들>(감독 마틴 스코시즈/ 편집 셀마 슈운메이커)

다양한 편집 스타일을 한편의 영화 안에서 소화한다.

⑤ <봄날은 간다>(감독 허진호/ 편집 김현)

내가 했다면 영화가 나오기 전까지 미처 정답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남나영 <취화선><폰><성냥팔이 소녀의 재림>네거 편집,<몽정기>아비드 편집

① <왓 라이즈 비니스>(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편집 아더 슈미트)

걸작은 아니더라도 한편의 웰 메이드 스릴러로 기억될 이 작품에서 제목과 달리 단 하나 감춰져 있지 않은 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편집이다. 사실 영화의 장면들이 연결됐다는 즉, 편집되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으며, 관객은 때론 구체적인 장면까지 예측하면서 영화를 즐긴다. 따라서 편집기사는 장면을 연결해야 하는 타이밍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스릴러물은 특히 그렇다. 다음 장면을 예상한 관객이라도 예측불허의 순간이 보여질 때 스릴의 쏘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정확한 때와 예측불허의 순간이 요소요소 할애된 이 영화는 유쾌한 리듬과 템포를 만들며 그 원리는 음악과도 같다. 오싹하지만 유쾌한 긴장감이 두드러진다.

② <릴리 슈슈의 모든 것>(감독 이와이 순지/ 편집 나카가미 요시하루)

뭔지 모르지만 볼 때마다 들을 때마다 나를 흥분시키는 영화.

③ <수어사이드 킹>(감독 피터 오펠런/ 편집 크리스 페페)

제한된 공간에서 편집으로 승부를 건다.

④ <해피엔드>(감독 정지우/ 편집 김현, 김용수)

무색무취의 건조함이 배어 있는 편집.

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감독 김태용, 민규동/ 편집 김상범)

분절된 화면들의 연결…. 그러나 끊임없는 감정의 연결이 돋보이는 점프편집의 백미!

정리 이영진 ant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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