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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무협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현장 드러나다 [2]
이영진 2003-08-14

“비홍이 형!” 류승범에게 정두홍은 ‘황비홍’같은 존재다. 위 사진은 극중 상환이 흑운을 향해 공격하는 장면.

비법 하나>> 극적전개(劇的展開)

“‘액션’영화 아니에요. 액션‘영화’예요. 언젠가 김태용(<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공동연출) 감독도 현장 와서는 액션 찍는 법 알려달라고 해서 귀찮다고 내쫓다시피 했어요.”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여기에는 액션키드 류 감독의 설명이 필요하다. “이소룡이나 왕우의 영화를 보면 비장미가 전해져 오죠. 호금전 영화는 느리고 다소 이상한데도 우아한 맛이 있고. 이게 합의 차이일까요. 문제는 액션 그 자체가 아니라 영화 속에서 액션 직전의 인물들의 감정을 만들어내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에요.” 자신의 전작인 <피도 눈물도 없이>가 들었던 “액션과 캐릭터가 맞물리지 못했다”는 비판을 염두에 둔 것일까. 어려서 느꼈던 액션영화에 대한 원초적 매혹을 강조하면서도, 류 감독은 액션을 위한 액션영화는 아니라고 말한다. “내용은 간단해요. 무술영화의 구조. 부모 또는 사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주인공이 수련 끝에 복수하러 나선다는. 그렇지만 이번 영화에선 액션에 들어가기 전 인물들의 상황, 인물들의 충돌이 더 중요해요.” 액션 시퀀스의 흥분이 영화만의 전유물이 될 수 있으려면 액션을 전후로 캐릭터의 감정까지 꼼꼼히 챙겨야 한다는 뜻이리라. 캐릭터간 대결을 묘사하는 상황에서 심도 깊은 필터를 따로 사용하여 촬영, 각 공간의 이미지까지 함께 불어넣는 것도 액션을 좀더 극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전략일 것이다.

비법 둘>> 운동쾌감(運動快感)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와 <피도 눈물도 없이>의 액션은 ‘폭력’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요. 이번엔 철저하게 운동감이에요.”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액션은 성룡의 애크러배틱에 대한 류승완 감독의 헌사다. < 프로젝트A >와 <폴리스 스토리>는 이번 액션장면 연출을 위해 항상 참조하는 바이블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묵직함 대신 경쾌한 액션의 순간들을 최적의 타이밍과 앵글로 잡아내겠다는 의도다. 따라서 전작들과 비교해서 <아라한장풍대작전>의 액션 연출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때하고 가장 다른 액션 포착의 원칙은 동작을 가장 잘 보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는 것이다. “<피도 눈물도 없이>와 비교해보죠. 그 영화에서 카메라는 인물의 감정에 주안점을 뒀기 때문에 상당히 많이 들어가요. 그런데 이번에는 액션 그 자체의 흥분을 보여주려고 하는 거죠.” 류 감독은 관객에게 액션의 흥분이 어떻게 전이되는지에 대해 하루에도 수차례씩 곱씹곤 한다. “액션영화를 볼 때 사람들은 두 가지 욕망을 느끼는데, 하나는 자신은 행하지 못하는 어떤 행위를 수행하는 영웅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낀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인간의 신체 능력을 뛰어넘는 데서 오는 쾌감”이라고.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경우, 미디엄 숏과 풀숏을 많이 쓰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라고 그는 설명한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서울액션스쿨에서 국가대표 우슈 선생을 모셔와 기본 자세부터 수련한 것이나 리허설 때 디지털 6mm 카메라가 아닌 실제 35mm 필름으로 여러 각도에서 렌즈를 바꿔 끼워가며 운동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앵글 사이즈를 검토했던 것도 같은 이치. 액션이 펼쳐지는 공간에 대한 고려도 운동감을 배가하기 위한 것이다. “요즘은 다들 화면 사이즈를 2.35:1을 쓰는 추세인데, 서울이라는 곳이 수평의 느낌보다는 수직의 느낌에 가깝죠. 평야라는 느낌이 드는 곳이 없잖아요. 뭔가 하나 솟아 있고. 1.85:1의 비율을 쓰는 건 그런 공간을 염두에 둔 것이고, 여기에다 수직이동의 와이어 액션이 많다 보니까 그렇게 됐어요.”

▶ 도시무협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현장 드러나다 [1]

▶ 도시무협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현장 드러나다 [2]

▶ 도시무협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현장 드러나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