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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잔고: 분노의 적자’, 대상과 방향이 불분명한 분노
김성찬 2023-09-20

영화감독을 꿈꾸는 잔고(정광우)는 배우가 되려는 동생 잔디(정수진)에게 영화를 찍기 위해 모아뒀던 돈을 양보한다. 그러나 잔디는 악랄한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 빚갚으리오(손이용) 밑에서 인신을 구속당한다. 현상금 사냥꾼 닥터 솔트(서현민)는 노예로 끌려가던 잔고를 구하고, 둘은 잔디를 데려오기 위해 빚갚으리오를 찾아 나선다.

눈치챘듯이 영화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장고: 분노의 추적자>를 패러디한다. 전격 C급 무비를 표방하는 작품은 잘 알려진 방송인이 구사하는 말장난과 인터넷 밈으로 넘쳐난다. 영화 제목 <잔고: 분노의 적자>, 잔고와 닥터 솔트가 타는 말의 이름이 각각 ‘러시’와 ‘캐시’인 점 등은 언어유희일 뿐 경제적 궁핍에 관한 알레고리와 크게 관계없다. 이른바 B급 무비로 통칭하는, 주류 상업영화 또는 유명 작가주의영화와 자리를 달리하는 영화의 속성 하나가 그저 말장난이나 유행하는 개그 아이템의 혼합이어도 무방하다고 여긴 듯하다. 오히려 이 작품에서 유의미한 시간과 장소는 긴 러닝타임 끝에 엔딩 타이틀과 함께 영화 바깥 제작진의 모습이 드러날 때와 영화 제작의 뒷얘기를 담은 쿠키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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