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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배우들의 돋보이는 연기, <아이스케키>
이영진 2006-08-24

10살 먹은 영래(박지빈)는 엄마(신애라) 때문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외제 화장품을 밀수해서 팔러 다니는 엄마는 시장통에서 언제나 싸움을 벌이다 경찰에게 번번이 잡혀간다. 아버지가 없다고 놀림받는 영래로선 하나밖에 없는 엄마의 소동이 속상할 수밖에. 박치기 대장 영래는 그때마다 아이스케키를 팔러 다니는 먹보대장 송수(장준영)에게 괜한 화풀이를 하는 것으로 마음을 푼다. 온 나라가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에 숨 죽이고 있을 그 무렵, 영래 또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죽은 줄만 알았던 아버지가 서울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엄마는 아버지의 존재를 부인하고, 영래는 제 발로 아버지 찾아 나서겠다고 맘먹는다. 비싼 기찻삯을 마련하기 위해 영래는 송수를 따라 아이스케키 박스를 들고 나서지만, 처음 해본 장사가 제대로 될 리 없다.

<아이스케키>의 배우들

가족영화 <아이스케키>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 박지빈을 비롯한 아역배우들이다. <안녕, 형아>로 뉴몬트리올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까지 받은 박지빈은 ‘아빠 찾아 삼만리’를 감행하는 영래 역을 맡아 성인배우 이상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낸다. 세상 모든 것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송수 역의 장준영 또한 박지빈에 뒤지지 않는다. <바람난 가족>에서 문소리의 입양된 아들로 잠깐 출연했던 장준영은 자연스러운 사투리 연기는 물론이고,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아이스케키통을 돌려달라며 영래에게 사정하는 장면은 좀처럼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을 듯하다. 제작진은 이들 주요 아역배우 외에도 캐스팅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무려 2년 동안 전라도를 돌며 대대적인 아역배우 선발 오디션을 했고, 영화 속 까까머리 아이들은 2천여명의 지원자들 중에서 발견한 보배들이라고.

<아이스케키>의 배경

<아이스케키>의 배경은 1969년. 영화는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옛 풍경들을 둘러보게 만드는 재미를 덤으로 얹어준다. <미워도 다시한번> <카인의 후예> 등의 간판이 내걸린 극장을 포함해 삼륜자동차, 국제라사 등 지금은 이름과 모양이 바뀐 거리가 고스란히 재현됐다. 전라남도 곡성군에서 5억원을 지원받아 2천여평의 대지에 22채의 가옥을 지은 제작진은 아이들이 바라본 세상이 실제보다 거대하게 보인다는 점을 감안해서 세트 제작시 아이들의 그런 시점을 고려해 만들었다고 한다. 이 오픈세트는 영화촬영 뒤에도 그대로 보존될 예정이어서 관광지로도 각광을 받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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