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ovie > 무비가이드 > 씨네21 리뷰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동명 영화 리메이크 <왼편 마지막 집>
문석 2009-09-02

synopsis 존(토니 골드윈)과 엠마(모니카 포터) 부부는 딸 메리(사라 팩스턴)와 함께 호숫가의 산장으로 여행을 떠난다. 친구 페이지를 만나기 위해 시내로 나간 메리는 청년 저스틴을 만나고 대마초를 얻기 위해 그의 모텔로 향한다. 하지만 그 모텔에는 저스틴의 아버지인 크룩, 그의 애인인 새디, 크룩의 동생인 프랜시스도 함께 기거한다. 호송 중이던 프랜시스를 막 탈출시킨 이들 악당은 메리와 페이지를 해코지한 뒤 폭풍을 피하기 위해 어떤 집을 찾는다. 그런데 운명인지, 그곳은 메리의 집이다.

잘 알려졌다시피 <왼편 마지막 집>은 1972년 웨스 크레이븐이 감독한 동명 영화의 리메이크다. 크레이븐의 이 영화는 잉마르 베리만의 <처녀의 샘>(1960)을 변주한 것이고, <처녀의 샘>은 14세기 스웨덴의 민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니 이 복수극의 생명력은 놀랍기 그지없다. 이들 3편의 영화는 딸을 강간, 살해한 남자들이 부모의 집으로 찾아오고 이들을 부모가 처단한다는 커다란 줄거리를 공유하지만, 상세한 줄거리와 강조하는 바는 제각각이다. 베리만은 신의 숨은 뜻과 인간의 즉자적 행위를 놓고 종교적 담론을 펼친 반면, 크레이븐은 1970년대 초반의 히피문화와 반사회적 범죄, 그리고 세대간의 갈등이라는 프리즘으로 이 이야기를 걸러냄으로써 코믹한 슬래셔영화를 창조했다.

2009년판 <왼편 마지막 집>은 심플한 접근법을 택했다. 악당들의 폭력과 이에 대한 부모들의 복수극이라는 단선적인 구도 말이다. 가해자와 피해자들이 거대한 폭풍우로 외부와 단절됐다는 설정은 이들의 대결이 더욱 치열해지도록 하는 기름과 같은 요소다. 딸의 복수뿐 아니라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부모는 악당들과 목숨 걸고 싸워야 한다. 이 단순 명쾌한 구도 속에서 이 영화는 필연적으로 잔혹성을 강조한다. 크레이븐 영화 속 부모가 전기톱과 칼 정도로 복수를 실행에 옮겼다면 이들 부모는 다양한 ‘무기’를 이용해 악당들을 응징한다. 이 영화가 단순한 슬래셔영화를 넘어서는 지점 또한 폭력장면이다. 칼, 음식물 분쇄기, 쇠꼬챙이 등이 등장하는 장면들에서 이 영화는 영상과 사운드를 탁월하게 이용해 그 효과를 배가한다. 뻔뻔한 악당들에 대한 부모의 복수심에 120% 공감하는 관객이라면 폭력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겠지만, 존이 비장의 무기로 쓴 전자레인지만큼은 당분간 피하게 될지 모른다.

관련영화